윤석렬 20대 대통령 취임
2022년 5월10일 오전 11시에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작년 초까지 검찰 총장직을 수행하던 윤석렬 씨가
우리가 다 아는 과정을 거쳐서 20대 대통령이 되어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게 되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한다.
이런 상황을 연출하다니
과연 ‘다이내믹 코리아’답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지 이왕 그런 자리에 올랐으니
젖먹는 힘까지 내서 대통령 역할을 잘했으면 한다.
열심히 일하는 건 최소한의 자격이고,
바르고 지혜롭게 잘해야 한다.
솔직히 나는 속으로 걱정이 된다.
그가 다른 건 몰라도 검찰 마인드와
가족이 연루된 무속 경향성을 벗어났으면 한다.
가능할까?
총장 사퇴 이후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모습이
내 눈에는 ‘벌거벗은 임금님’ 동화 같다.
사기꾼 옷 장수에게 속아서
그리고 옆에서 아첨꾼들이 부추기는 통에
자기가 벌거벗었다는 사실을 모른 척하는 임금이다.
구약 사사기에는 기드온의 아들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칠십 명의 아들 중에 아비멜렉이 있는데,
그는 다른 형제들을 다 죽이고 왕이 된다.
그중에 한 명 요담만 구사일생 살아났다.
요담이 다음과 같은 우화를 세겜 사람들에게 들려준다.
나무들의 왕을 뽑게 되었다.
모든 나무는 열매를 맺고 기름을 내는
나무의 역할이 즐겁기에
공연히 나무들 위에 우쭐대는 왕이 되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가시나무만 왕을 탐했다.
자기의 말에 복종하지 않으면
모든 나무를 불로 태워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아비멜렉은 세겜 모든 백성이 겁을 먹을 정도로 난폭했다.
윤석렬 20대 대통령은
평생 검사동일체라는 검찰 조직 안에서
그 조직을 위해서 살았기에
세상을 그런 눈으로 본다.
검찰 조직은 법이라는 칼을 이용하여
범죄자를 응징하는 것을 지고지순의 가치로 여긴다.
예수 당시에 예수가
회칠한 위선자라고 일갈한 서기관과 같다.
법이라는 문자에 묶여서
문자 너머의 의(義)를 외면한다는 뜻이다.
설마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리라고 누가 상상했겠나.
0.8% 신승이라고 하는데,
그가 대통령감이라는 생각으로 찍었다기보다는
상대 후보와 그 세력이 믿을만하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찍은 사람이 많지 않겠는가.
이는 역으로 보면 그와 대결한 이쪽 후보자와 세력이
그만큼 약체였다는 의미가 된다.
내가 보기에 이들은 매번 마이너스 되는 길만 선택하다가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다.
비호감 대선이었다는 말을
틀렸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쩌겠나.
대한민국 국민이 그를 선택했으니
그에 의해서 벌어지는 결과도 국민이 감수할 수밖에 없다.
세상일이란, 그리고 사람 일이란 모른다.
전혀 준비가 안 된 대통령이지만,
그리고 마녀사냥이라는 광기에 편승했으나
나의 걱정이나 예상과 달리
그가 대한민국을 잘 끌어갈 수도 있다.
그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하나님께서는 악까지도 선하게 이용하시는 분이 아니신가.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한 사람에 의해서
크게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체력이 탄탄해졌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겠다.
모든 일이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도(롬 8:28)
나에게 위로가 된다.
다른 한편으로 비싼 수업료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우리 모두 큰 교훈을 받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준비 안 된 사람이라도 운만 좋으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있고,
앞으로 5년을 기다려봐야 확인할 수 있지만
일단 평균적으로 무탈하다는 걸 전제하고,
어느 정도 대통령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이후로는 그렇게 돈 많이 들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한 실력을 갖춘 사람 중에서 제비뽑기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아도 좋겠다는 교훈 말이다.
또는 분노로 투표해서는 낭패를 본다는 교훈도 가능하다.
벌거벗은 임금 행차 앞에서 모두 고개를 숙이고
못 본 체하거나 자기들끼리 수군거릴 때
한 아이가 다른 사람이 듣도록
마치 선지자처럼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우리 임금님 벌거벗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