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을  전체적인 맥락으로 놓고 볼 때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아나니아 부부의

이야기다.   성경은 쉽다  성경에 있는 문자 그대로 믿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야기는 대수롭지 않겠지만 적어도  성서해석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아나니아의 이야기에 대한 교훈이 무엇이다라고  단편적으로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땅을 팔아  그 전부를 바치겠다고  약속하던  아나니아는   막상  땅을 팔고 보니

그돈이 너무나 아까운 것이다.   그래서  일부를 감추고  일부만 베드로에게 갖다 주었다.

이를 눈치 챈 베드로의 입장은 단호했다.

'이는 사람을 속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속였다'

솔직히 이런 멘트를 날리는 배드로가 뻔뻔스럽게 느껴지는건 사실이다.

베드로는  어린 계집아이 앞에서 예수님을 부인했다.

'이는  어린 계집아이를 속인 것이 아니라 예수와 하나님을 속였다'

라고  되돌릴 수 있는 것이다.

소위 근본주의 기독인들은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해명한다.


첫째는  은혜의 시대를 살아가는 죄에 대한 긴장감이 없는 크리스천


하나님께서  죄를 사하여 줬으니  하나님의 일방적인 궁휼을  기대하는 ..

사람들이 지은 고의적인 죄까지 하나님께서 용서해주진 않는다는 것이다.

알고 지은죄가 모르고 지은죄 보다 나쁘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죄를  그 의도 여부를 막론하고  죄앞에 이미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죄를 고의성에 국한하더라도  모든 인간은

죄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둘째  본래 이들의 나눔의 행위는 자발적이었기 때문에  재산의 일부를 바쳐도

그만이었던 것이다.  그들 부부는 '우리가 쓸 데가 있어서 일부만 드립니다'라고

말했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전부를

드리는 것처럼 속였던 것이다.


자신의 의를 겉으로 드러내고 싶은  세속적인 허영심이 앞서 나갔다고 볼 수 있다.

경건한 척, 의로운 척, 선한 척,   그런데  이런 모습들은   아나니아와 삽비라만의

모습은 아니다.  좁게는 바리새인 ,사두개인 ,  넓게는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크리스천의 자화상이다.  심지어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랬다.  

예수님의 제자 중 누가  최고인가를  따져 보았고   눈먼 자를 앞에 두고

그의 죄인지  그의 부모의 죄인지를 물었다.



나는  이사건의 교훈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베드로의 오해이다.    아직 유대교의 틀을 온전히 벗어나지 못한 초기 기독 공동체에서

율법주의는 여전히 만연하였다.   또한  이런 율법주의는  초기 기독공동체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는 부분이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베드로의 자리에  예수님이나 사도 바울이 있었더라면

그렇게 단호하게 그들에게 심판이 가해졌을까?


나는 가벼운 문제제기를 했을 뿐  여전히 이사건의  교훈은 미궁속에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