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마음에 상처입은 신도가 있습니다

조회 수 2035 추천 수 10 2005.10.05 15:35:07
김한국 *.37.65.134
관련링크 :  
정용섭 목사님!
목사님께 도움을 구하려고 오랜 만에 들어왔습니다.
얼마 전에, 같은 교회식구 중 한 사람이 마음에 상처를 입고 출석을 그만 둔 교인이 있습니다.
알고보니, 이 분은 치킨 집을 운영하는데, 야간에 맥주를 곁들여 팔았던 모양입니다.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한 분이, 이 사실을 알고 "예수 믿는 사람이 어떻게 술을 팔 수 있느냐?"는 식으로 쉽게 말했다고 하네요. 그 이후로 그 분은 교회출석을 중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교회 목사님도 술에 대해서는 단호하신 분인데, 이 분을 어떻게 권면하면 좋을까요? 그렇다고 무작정 상관하지 말고 교회나와라는 식으로 할 수는 없을 것 같군요. 목사님이 자신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일을 평신도가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선한 동기로 했다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얻기는 커녕 도리어 한 사람을 실족케했으니 제가 보기엔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꼴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목사님의 지혜를 빌리고 싶습니다.

[레벨:5]권요안

2005.10.05 17:30:38
*.105.130.14

예수님도 '먹보요, 술꾼'으로 불렸다는데...

제 생각에는 교회 목사님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답을 구하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목사님이 자신의 가르침에 위배되는지 어떤지 직접 판단하시도록 말이지요. 술장사는 절대 '내 교회'에 용납할 수 없다고 한다면 업종 변경이든, 술을 팔지 않고도 생계에 지장이 없도록 매상을 올려주든, 무슨 특단의 대책을 세워주시지 않을까요?

이렇게 질문을 바꿔 보는 건 어떨까요? "술을 파는 사람도 예수는 믿어야겠지요?"^^;

김한국님의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마음을 좀 가볍게 해드리려는 의도였는데 혹시 무례를 범했다면 용서하십시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5.10.05 18:02:39
*.249.178.23

술이라,
어느날이 되어야 이런 게 신앙적 담론에서 안주거리도 되지 않을 수 있을는지.
치킨과 맥주는 잘 어울립니다.
혹시 마셔보셨는지.
김한국 씨,
치킨 집에서 맥주 파는 걸 보고 그럴 수 있느냐, 한 사람은
기독교 신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아무리 설명해 주어도 이해하려고 마음 조차 먹지 않을 겁니다.
내가 그 상황을 정확하게 모르니까 뭐라 구체적으로 전해줄 말은 많지 않습니다.
치킨집 친구라는 분이 치킨집 주인에게 뭔가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는지도 모지요.
아마 십중팔구 축자영감설에 사로잡힌 신앙인이 아닐까 생각은 듭니다.
그렇다구 해서 그들을 무식하다는 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겠지요.
이렇게 소통의 불능 상태는 신앙 유무와 상관없이
인간에 대한 예의에 관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자기는 술을 금한다고 하더라도
친구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 그런 소리를 할 수 없는 거죠.
이런 점에서 예수믿는 사람들은 신앙에 앞서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기독교의 인간론은 어디에 근거하고 있을까요?
우리 기독교인들의 머리 속에는 인간이 어떤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을까요?
우리가 똥 누고 산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어 하는 건 아닌지.
현실로서의 인간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만
예수가 왜 죄인들과 함께 포도주를 마셨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아직 내가 구체적인 대답을 주지 않았지요?
대답이 없습니다.
시험받는 치킨 집 신자가 분명한 신앙의 기준으로 밀고 나가든지
그를 시험들게 한 친구가 화해를 하든지,
아니면 담임 목사가 치킨 짐에 가서 치킨를 먹고 맥주 한잔 하시든지.
이렇게 말하다보니까
내가 술 마셔도 된다고 가르치는 목사로 낙인 찍힐까
조금 겁나네요.
나는 아직 술 마셔도 된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게 아닙니다.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을 뿐이고,
그런 술 문제는 개인의 '옵션'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것입니다.
그게 그거 아니냐, 하고 누가 따진다면 입을 다물어야지요.
내 대답이 시원치 않지만,
그래서 나는 상담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그 사람의 상황에 일치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대개 상담은 몇가지 사례를 기준으로 모든 걸 재단하는 속성이 있지요.
교회의 처방도 이럴 때가 많습니다.
참 화가 나는 일이에요.
상담의 처방과 복음의 처방이 비슷하다는 게 얼마나 짜증나는 일이에요.
그걸 뚫고 나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제 새록새록 생명의 신비 속으로 들아가게 될 것입니다.
숲속에 날아다니는 요정이 보이게 될 겁니다.
온천하에 천사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눈에 들어오겠지요.
오늘의 화두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독교인이여,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자.

김한국

2005.10.05 18:33:30
*.37.65.134

목사님의 코멘트가 더 걸작입니다그려.
제가 좀 웃겠습니다.

푸하하

이건 비웃음이 아닙니다.
목사님의 글빨에 통렬함이 묻어나서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6 다원주의에 대한 질문 [5] 정정희 2005-10-29 1895
255 김구봉 선생님! [1] [레벨:100]정용섭 2005-10-29 1651
254 구원을 받았다는 의미 [1] [레벨:4]이상훈 2005-10-29 2160
253 책받을 주소를 보냅니다 [1] 정정희 2005-10-28 1976
252 노예 [1] [레벨:0]유민송 2005-10-28 1695
251 전도 [3] [레벨:0]유민송 2005-10-27 1670
250 윤병민 입니다. 회원가입 했습니다. [2] [레벨:0]윤병민 2005-10-27 2166
249 정회원이 되고 싶어요 [1] 정정희 2005-10-25 1701
248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3] [레벨:18]르네상스 2005-10-25 1872
247 장로교 (합동)에 다니고 있습니다 [1] 정정희 2005-10-24 1999
246 설교를 듣고 싶은데.. 들어지지않습니다. 알려 주세요. [3] [레벨:2]신희남 2005-10-22 1614
245 실수 했네요 [1] [레벨:0]함종연 2005-10-14 1696
244 바꾸지 못하는 사람들 [1] [레벨:16]홍종석 2005-10-09 1711
243 [들꽃마당] 구절초(九節草)의 가을 [2] [레벨:23]김영진 2005-10-08 2975
242 화두하나 던지겠습니다^^;; [7] 이길용 2005-10-08 2976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