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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같은 길

조회 수 537 추천 수 0 2017.01.19 08: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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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놓고
홀연히 떠나고 싶다
매이고 꼬인 실타래를 두고
어디가든 편할 수 없다


원하는 것 다 얻어도
언제나 바람처럼
허하고 초라한 외톨이


김삿갓이 못난 인간이라지만
부럽다는 생각 지을 수 없다
머물러도 떠나도 편치 않듯이
애쓰고 수고하는 것
부질없는 일인가


누구나 짊어지고 가야할 짐
떠난다고 가벼워지랴
지금도 어제도
선배도 후배도 같은 운명


현실에서 투항과 탈주
극단은 상처만 안겨줄 뿐
할 수 있는 것
견디고 단단해지는 길이다


기꺼이 주어진 길
즐거이 걷자
할 일은 영원히 쉴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사는 것


누가 다시 이 길을 걸어가도
세상은 다시 처음이다
바람에 스친 영일만
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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