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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이야기> 인간의 창조 ㅡ 마크 샤갈

조회 수 9708 추천 수 0 2011.08.14 20: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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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gall-creationdelhomme.jpg

 

 

  10년 전 쯤에 샤갈의 성서작품 연작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러시아계 유태인인 샤갈의 탄생과 삶의 배경, 그리고 그에게 영향을 끼친 여러가지들이 작품과 함께 전시되었었습니다. 당시 기억으로는 성서 주제의 그의 작품을 보면서 솔직히 별다른 감흥이 없었어요. 오히려 성서 외의 주제로 그린 작품들이 그의 화풍을 따라 더욱 신비롭게 빛나고 있었는데, 성서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민화(民畵)를 보는 듯한, 머리 맡에서 할머니가 꿈결처럼 들려주던 이야기에 상상을 더한 그런 느낌의 그림들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유태인이며 구약성서의 모든 이야기들에 너무나 익숙한 사람이며, 거기에 그의 시적인 감수성이 더하여 작품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요. 샤갈의 그림들은 늘 많은 스토리들이 담겨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사실과 상상이 뒤섞인 채로 감상자들은 그것의 입체감을 느끼게 되며, 무엇이 사실이며 더해진 상상이 무엇일까를 가늠하게 되지요. 유태인 미술관에서 본 샤갈의 작품 해설에서, 그 자신은 "내가 유태인이 아니었으면 화가가 되지않았거나, 전혀 다른 화가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그의 민족성이 화가로서의 작업에 근본적인 영향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작품은 샤갈의 '성서 메세지' 중 '인간의 창조(La Creation de L'Homme)' 입니다. 신비롭고 화려한 화풍이 샤갈의 작품임을 짐작케 하는데요, 성서를 주제로 하였지만 렘브란트나 루오, 카라바조의 성화처럼 거룩함과 엄숙함 등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주제는 인간의 창조이지만 많은 인간 군상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점은 작품을 읽어내기에 어려운 점이기도 하지만 하나씩 알아갈수록 유태인으로서는 드물게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과 종말까지 관통하는 그의 체화된 세계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보통 창조 주제의 성화에서는 세상의 시작을 표현함에 있어서 그 나타나는 요소들이 한정된 편인데, 샤갈의 작품에서는 2차원의 화폭에 창조부터 인간 역사와 구원과 종말에 이르는 것을 모두 나타내었기에, '아직' 이루어져야 할 인간과 세상을 통한 창조주의 뜻을 '이미' 다 보여주려는 듯 합니다.

 

  이 그림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집니다. 천사가 아담을 안고 있는 장면이 화면의 반을 차지하고, 우측 상단에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각각의 의미를 가지고 바람개비와 태양을 닮은 형상 주변에 표현되었습니다. 그리고 좌측 상단에는 황금빛을 배경으로 상징적인 표상들과 우측과는 또다른 세계에 속한 무리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이 모든 의미들을 읽어낼 수는 없으므로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렵니다.

 

  먼저 인간창조의 순간 그 현재형을 나타내는 부분, 천사가 아담을 안고 땅에 발을 딛고 있습니다. 창세기에는 흙으로 사람을 만들어 그에게 생영을 불어넣었다고 되어있는데, 샤갈은 아담의 이 땅의 출현을 흙으로부터 창조라는 물질성보다는 천사의 안위로 이 땅에 존재하게 된 영적 존재로의 아담을 표현하였습니다. 우리도 흙으로 여러 모양을 빚어본 경험들이 있지만, 생명으로 지음을 받으려면 진정 중요한 것은 살리는 영인 것입니다. 이 그림에서는 창조주를 표시할 만한 형태는 없습니다. 철저한 유대적인 신앙의 소산이라 할 수 있으며 그것이 더 완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사라는 메타포를 통해 인간의 창조가 이루어지는데 천사의 모습이 독특합니다. 흔히 긴 옷자락으로 덮히고 날개가 달린 천사의 그림을 대하였는데 샤갈의 천사는 바지를 입어 그 굳건한 다리를 온전히 강조하여 드러내었습니다. 땅에 깊이 착지하고 힘찬 날개는 위를 향해 기운이 솟아있으며, 지시를 기다리는 하위자의 눈으로 창조주를 향하는 모습입니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순수한 얼굴의 아담은, 아래 쪽의 악의 근원으로 묘사되는 뱀의 어두움이 존재하는 곳에 그의 삶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 외에 주변에 동물의 형상들은 샤갈의 그림에 자주 나타나는 소재이지만 창조의 장면에서는 그들도 이 땅에 지음을 받은 생명들로 보입니다. 최하단 우측에 남녀의 모습은 아담과 이브의 모습을 표현하였습니다. 사실 샤갈은 그의 작품에 그의 여인 벨라와의 이런 장면을 자주 연출하였는데 아담과 이브로부터 자신들에 이르는 남녀간 사랑의 연장선을 나타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측 상단은 흰 색의 배경에 태양과같은 붉은 원을 중심으로 무지개 빛들이 소용돌이 칩니다. 이 빛의 소용돌이 주변에 시대를 달리하는 성서의 인물들이 동시에 표현되었는데 이 빛의 소용돌이는 그것을 가능하게하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장치로 보입니다.  많은 무리와 불타는 집들은 이스라엘의 고난의 역사들을 말하며, 이 또한 우리 인간들의 역사이기도 한 것입니다. 특히 악기를 연주하는 인물은 다윗으로 보이며 메시아의 혈통으로 구원의 상징성을 내포하며, 웅크리고 슬퍼하는 자는 하나님과 인간의 약속을 상기시켰던 선지자 예레미야, 촛대를 들고 사다리에 기대어 있는 아론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최상단에 꽃을 든 천사가 아기를 업고 날고 있는 장면은 육체로 오는 예수 그리스도를 그린듯 하고,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그리스도 특히 그 십자가는 사다리와 복합된 모양입니다. 성서에서 야곱의 사다리를 생각해본다면 이 땅과 하나님 나라를 이어주는 연결을 의미하며 왼쪽의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위치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옆에 모자를 쓰고 현대인의 복장을 한 거꾸로 매달린 사람은 세계대전 중에 절명의 위기에 있던 유태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름 사이에서 인간에게 내밀어진 율법은 다른 세계로 통하는 연결처럼 왼쪽으로 뻗어있습니다. 이 소용돌이에 있는 역사의 인간들을 헤아려보면 그 삶이 지난하며, 그 삶은 지금에도 여전히 이어지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유태인 샤갈의 신앙입니다. 작품에서 유대신앙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율법에 관한 표현으로 세개의  책과 한 개의 두루마리가 그려져있지만, 구약의 성서와 오실 메시아만을 기다리는 그들의 신앙을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역사를 놀랍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좌측 상단은 황금색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이 곳은 천국을 표현하였습니다. 이 땅의 생명으로는 갈 수 없는 곳이며, 인간의 미래이자 현재의 삶을 바라보는 세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물고기, 인간 역사의 현실를 향하여 천사는 나팔을 붑니다. 그리고 비둘기 모양의 성령과 환호하는 하늘의 무리들...

 

  샤갈은 세상이 시작되는 그림에 세상의 진행과 미래를 모두 표현하였습니다. 이 그림을 대하고 하나씩 읽어가다가보니 인간이라는 존재의 무거움, 덧없슴이 교차합니다. 우리가 시간을 생각할 때 직선적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진행하지만, 샤갈은 그의 화폭에 창조의 순간에 창조의 미래까지 말하며, 그 미래는 창조의 시작과 연이어 있어서 직선적 시간성에 대한 생각을 흔들어줍니다. 또한, 인간이 이 땅에 나타난 것을 그 육체의 물질성보다는 존재의 출현을 말하고, 그 존재가 걸어가야할 이 땅, 그리고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되는 그 모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창조에서 역사, 종말에 이르는 장면은 인류 전체의 길임을, 그리고 한 인간의 생애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샤갈은 성서에 나타난 실체들 각각에 대한 표상들ㅡ 비둘기같은 성령, 천사, 사다리 등 ㅡ 을 구체적으로 그렸는데요 그것은 성서의 서술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며, 그래서 오히려 표상은 표상이지 실체가 아님이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이는 그 실체에 대하여 우리의 무한한 사유의 자유를 열어줄 수 있습니다.  창세기에는 인간의 창조에 대한 서술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샤갈의 그림을 보면서 그 물성의 창조 순서에서 벗어나  인간 존재의 출현에 대한 신비함이 밀려옵니다. 이는 죽음, 우리의 육체가 이 땅을 떠날 때의 알 수 없는 미래를 보는 것처럼 인간의 시작에 대한 깊은 물음으로 들어가게 되는군요. 화폭에 나타나지않은 창조주를 바라보는 저 천사의 깊은 눈을 보며, 이 세계 전체에 향하는 창조주를 생각해봅니다. 또한 그림에 표현된 창조에서 종말까지의 '동시적 표현'은 창조의 끝, 모든 것이 드러나는 종말의 그 빛이 현재를 비춘다는 것을 설명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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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8]정용섭

2011.08.15 11:34:52
*.120.170.250

윤희수 님,

샤갈 그림 이야기에서 많은 걸 배웠고

재미를 봤습니다.

전체 그림이 3등분이고,

왼편이 천국 이야기라는 거지요?

어디 다른 데서 배운 거에요,

아니면 본인이 스스로 그렇게 해석한 거에요.

완전히 신학을 전공한 사람처럼 글을 썼네요.

창조와 종말과 시간과 인간과 역사가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 녹아드는 글이었어요.

이번 여름수련회에서 가서

저 그림 해설로 한 시간,

아니면 30분 강연해보실래요?

기도해 보고 응답받으면 연락주세요.

어쨌든지 저 사진은 좀더 화질을 높여

서울에 준비위원들에게 보내주세요.

준비위원들이 창조에 관한 사진이나 그림을

준비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더운 여름철에 약 많이 파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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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11.08.16 16:24:00
*.104.193.22

헉...30분 강연....^^;;

목사님, 수련회의 주제를 따라 저도 잠시 그림을 둘러보았습니다.

제가 창조에 대하여 얼마나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던지 알게 되었고,

그림을 통하여 생각이 많아졌었습니다.

해석은 제가 나름대로 한 것이지만,

역시나 목사님의 이끌어주심으로 판에 박힌 창조에서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수련회가 기대가 되어요..^^

감사드리며..

 

[레벨:22]샘터

2011.08.16 19:05:29
*.49.248.148

성화는 한점 준비했습니다만   유니스님의 샤갈작품도 하나더 준비 하겠습니다,

교제에도 수록하고요 ..   file을 우디님에게 보내주세요 .

그리고 유니스님 비상약품,모기향,여성용품좀 준비하셔서 금요일 보내주실수 있나요(영수증 첨부해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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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3]달팽이

2011.08.16 22:13:24
*.154.137.83

유니스님은 직업을 바꾸셔야 되겠습니다.

미술 평론가나

예술 평론가로...

이참에 책도 한 건 내시는 것 어떻습니가?ㅎㅎ

그동안 그림이나,

음악에 올린 내용들만 해도 손색이 없을 듯 하옵니다...

수련회때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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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유니스

2011.08.21 21:55:30
*.217.40.85

달팽이님, 감사합니다~

이번 수련회에는 별 착오없이 오시는 거죠?

저는 토욜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그 때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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