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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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는 누굽니까? 저는 목사로, 남편으로, 아버지로, 친구
로, 선생으로 글쟁이로 삽니다. 그런 역할이 바로 저 자신은 아닙
니다. 그런 역할은 늘 변합니다. 잠시 머물다가 떠나야 할 자리입
니다. 그런 것으로 저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주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 그리고 중년을 지나 이제 장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곧 노년이 올 것입니다. 어느 시절의 제가 바
로 저 자신입니까? 저는 계속 변합니다. 생김새도 변하고 신체적
인능력도 변했습니다. 지식과 감정과 세계관도 변했습니다. 제가
누군지 알 길이 없습니다.
바울의 고백처럼 저는 지금 거울로 보는 것처럼 흐릿합니다. 아
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그 어떤 식으로도 저의 실체를 확인
할 수 없습니다. 저의 모든 것이 일시적이고 잠정적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주님, 저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
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 안에서 완성되어가는 인간 생명의 신
비라는 사실을 믿습니다. 그것을 알 때만 제가 자유로운 존재가 된
다는 사실도 믿습니다. 제가 사는 것이 아니라 제 안에 주님이 삽니
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정용섭 / 매일 기도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