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목적이 이끄는 삶"

조회 수 1824 추천 수 24 2006.01.19 03:57:56
관련링크 :  
안녕하세요? 미국에 사는 교포입니다.

최근 이곳을 알게 되어 평소에 궁금하였던 점들에 대하여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Rick Warren 목사님의 책에 대한 글이 있어서 댓글을 달았는데 무엇을 잘못하였는지 다 날라가 버렸습니다. 다시 올리기가 귀찮아서 그냥 지나가려다가 아무래도 제 생각을 나누는게 좋을 것 같아 따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책 (Purpose driven life 인가요? 요즘에는 온갓 Purpose driven 으로 시작되는 책들이 많아서 좀 혼동이 되는 군요)은 다 읽지도 못하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글을 올려야 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던 이유는 제가 그 교회를 한 5년 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에서 무료로 나누어 주기도 하였고 주변에서 선물로도 받아서 저의 집에 한 3권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그 책을 다 읽지 못하였던 이유는 이미 설교를 통하여 그 내용을 복습 재복습하며 몇번씩 들었기 때문에 다시 책으로 읽을 만치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을 말씀드린다면 “Purpose driven life” 와 그와 연관된 설교에 대한 정목사님의 비평은 대부분 정당하다고 생각 한다는 것 입니다. 미제 복음주의의 한계라고나 할까요? 사실 그정도 내용은 대학 선교단체의 교육 책자등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이 책이 그렇게 많이 팔릴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목사님의 비평중 하나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런 설교를 들으면서도 어떻게 영성을 유지 할 수 있는가?” (인용이 정확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라는 질문입니다.

그 질문에 대하여 저는 “물론 가능합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때로는 유치할 정도로 단순한 그의 설교를 통하여 제 신앙을 유지하여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신앙이 제대로 된 영성에 근거하고 있느냐? 라고 물어 보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리고 저는 그 이유가  Rick이라는 사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개인적으로 Rick을 아는 것은 아닙니다.  (몇번 악수는 하여 보았습니다)  그래도 그의 말에서 어렴풋이 인격을 짐작할 수 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그의 인상은 한 마디로 귀엽다는 (Cute) 것 입니다. 왠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곰 (Teddy Bear)을 연상케 합니다. 그래서 Rick Warren 목사님이라고 부르는 것 보다는 그냥 Rick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여겨집니다. 그 만큼 꾸밈이 없고 친근감을 주는 것이 그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정목사님이 지적 하신대로 그의 설교는 신학의 부재라던가 자의적 성경 해석이라던가 하는 문제로 넘쳐납니다. 하지만 제가 늘 도전을 받는 것은 그의 천진 난만한 진실성에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문자적으로 전하여 오는 그의 메시지 내용이 아니라 그 삶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앙에 대한 순수한 열정에 있습니다. 물론 그 정도의 신학수준을 가지고 그 많은 성도 (지난주 출석교인이 2만 9천 명이라니깐 이곳에서는 대단히 큰 교회입니다)를 오도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물어 보신다면 그 역시 제가 할 말은 없습니다. 단지 오랜동안 여러 교회와 선교 단체를 거쳐 오며 방황을 하여 오던 제게는 그렇게 느껴졌다는 것이지요.  

제가 영어를 잘 한다면 정목사님의 글을 번역하여 Rick에게 보내어 주고 싶군요. 아마도 Rick은 예의 그 사람 좋은 큰 미소를 지으며 “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네.” 하고 이야기 할 것 같습니다. 실제 Rick은 월요일 아침마다 자신의 설교에 대하여 심각하게 회의 하곤 한답니다. 그리고 장난 스럽게 그현상을  PMS라고 부릅니다. Post Message Syndrome의 약자라고 하는 군요.

늘 좋으신 글 감탄하며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레벨:1]정세웅

2006.01.19 09:22:21
*.59.44.99

목적이 이끄는 삶이 계속 이어져 가는 군요...!
Trumpetvine님께서도 참 순수한 분이라 느껴지는 군요.. 그런데요, 한국교회에서 비판적 시각이 필요한 목사님들도, 그 교회에서 교인들에게 절대적인 '영성?'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답니다. 교인들이 느끼는 담임목사에 대한 이미지는 대략 비슷하지 않을까요? cute란 표현은 아마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정용섭목사님의 '목적이...'에 대한 비판에 대해 반론비숫한 글들이 가지고 있는 '실용성'을 저도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거기에 인용된 성경구절들, 신앙성찰에 대한 방향들.. 그게 신앙의 본질을 추구하게 한다고 느껴진 적은 없습니다. 단지, 자신들의 신앙에 대한 '기준'을 갖게 되었고, 그 기준을 통해서 자신들의 문제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새로운 경험'이 있다는 것이죠. 신앙의 애매모호함에 '분명한 기준'과 같은 정리서로써 '목적이..'가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교회에서도 대부분 그 책을 열심히 탐독하는 사람들에게 파악한 바로는 대부분 그런식의 '간증?'을 하더군요. 그런데요,, 개개의 주제와 내용에 대해 참 할말이 많습니다.. 정용섭목사님의 비평에서 나왔었던 것 같은데(지금 기억이...) 모든 내용이, 이미 개념화되어있고, 성립되어있는 현대(?) 교회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고, 거기서 말하는 삶이란 모든 인간 삶의 다층(다면?)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이건 대단히 중요하다고 여겨지는데,,, 이마트 다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제한적으로만 느끼죠. 이마트가 제공하는 삶과 소비안으로 인간삶을 점점 끌고 들어가죠...(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다른 이야기가 되는데... )
쉽게 말하면, 어디를 가든지,, 거기 이마트있어?가 중요한 질문이 됩니다. 거기가 또 하나의 삶의 단면이라는 것을 무시하죠... 말하자면, 이마트가 없어도 삶과 소비가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죠.
제가 그 책을 읽었을 때, 받았던 느낌은 그랬습니다. 세련된 이마트가 바로 떠올랐고, 실제로 그 책에 감명받았다고 하는 분들이 교회안에서 하는 행동과 말, 신앙론은 대부분 그런 '도시인의 한계(세련성과 고급화)'와 같은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그저 저도 하나의 일견입니다. 더 많은 이야기가 모아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레벨:2]김민철

2006.01.19 11:26:05
*.116.36.79

한가지 분명한것은 그 저서가 기독교의 본질과 그에 입각한 삶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죠. 혹 개인 신앙에 어떤 영향력이 있을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서도 말입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6.01.19 23:54:27
*.249.178.21

트럼펫바인 님,
반갑습니다.
새들백 교회에 다니시는군요.
제가 트럼펫바인 님이라고 불렀는데, 발음이 맞는지요.
좀 줄여서 바인 님이라고 하겠습니다.
새들백교회 신자에게서 제 글의 반응을 들으니, 기분이 묘하군요.
그 먼 나라 미국의 새들백 교회의 교인과 연결된다는 게 신기하지요.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긴 글을 썼다가 날려버린 것 말입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몇 번 있었어요.
이 사이트를 기술적으로 운영하는
이길용 박사님께 물어봤더니 기계적인 문제라서 어쩔 수 없다 하네요.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릅니다.
앞으로 긴 글을 쓰실 때는 한번 쓰고 복사 키로 저장해 놓으시거나
다른 문서 작업을 거쳐서 옮기는 게 안전할 겁니다.

릭 워렌의 설교를 듣고 어떻게 영성을 유지할까, 하고 내가 말했나보군요.
글을 쓰다보면 그 교회 신자들의 중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좀 오버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번에도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상하셨으면, 미안합니다.
그런 부분은 내가 조심해야 할 것 같네요.
사실 한국교회 목사님들의 설교를 비평할 때도 그런 문제는 일어납니다.
신자들을 시험들지 않게 해야 한다는 대명제를 내가 훼손할 때가 있어요.

여기서 영성과 연관해서 내 생각을 좀 보충하면 이렇습니다.
과연 기독교 영성이라는 무얼까 하는 근본적인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정통 교회에서 신앙, 또는 영성이라고 말하는 그런 요소들은
다른 종교에도,
그것보다는 우리가 이단이라고 부르는 그런 단체에서도 일반적으로 일어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과
특히 통일교 신자들은 매우 성실하게 살 뿐만 아니라 은혜도 많이 받아요.
문선명 선생을 보면 그들은 은혜를 받습니다.
문선명 선생은 정말 마음 좋은 할아버지입니다.
인격적인 목사를 신뢰하면서 신앙생활하는 정통교회 신자들과
마음씨 좋은 문선명 씨를 믿으면서 신앙생활하는 통일교 신자들 사이에
내가 보기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예수님을 믿는가 아닌가 하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긴 하지요.
그러나 종교현상만으로 본다면 차이가 없어요.
여기서 성서 텍스트가 존재론적인 능력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매우 중요한 사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일반 평신도들에게는 이런 부분이 별로 중요하지 않기도 합니다.
본질적으로는 중요하지만 평신도들이 그걸 원하지 않을 뿐이지요.
여기에 문제가 놓여 있습니다.
한 부부가 있다고 합시다.
서로 위해주면서 살아갑니다.
그것으로 충분히 부부가 되지요.
그런데 어떤 부분은 서로가 단순히 위해준다는 차원에 머물지 않고
서로의 존재를 통해서 그 삶의 깊이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서로 삶의 실존적 의미에 대해서 대화하고
실제의 관계에서도 그런 영역을 넓혀가지요.
물론 보기에 따라서 양측이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큰 차이가 있어요.
이건 단순히 심층적인 대화를 나눈다, 아니다 하는 외면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들을 둘러싼 전체 세계의 의미를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사유하고 해석하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말입니다.
누가 더 세련되게, 교양 있게 사는가, 하는 걸 말씀드리는 게 아니요.
하나님과 이 세상을 인간의 주관적인 잣대로 재단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말을 하다보니까 추상적으로 된 것 같군요.
릭 워렌 목사님의 설교와 신자들의 영성 운운한 것에 대해서
변명을 늘어놓다가 이렇게 되었네요.
이해해 주시고,
먼 나라에서 건강하세요.
좋은 글을 주신 것, 감사합니다.
(릭 워렌 목사님이 월요일 마다 설교에 피드백을 받는다니, 재미있군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레벨:1]Trumpetvine

2006.01.20 03:27:48
*.238.86.117

여러분들이 댓글을 남겨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정목사님께서 친히 남겨주신 긴 댓글 거듭 감사드립니다.

Saddleback을 다니게 된 이유는 우선 저의 집에서 무척 가깝기 때문이고요, 그 전까지 한국인 교회를 쭉 다녔었는데 지금은 고등학교 학생이 된 아들이 한국 교회 분위기에 적응을 하지 못하여서 옮겼습니다. Saddleback 교회의 예배는 짐작하시다시피 무척 가볍습니다. 그래서 무척 편합니다. 가끔씩 너무 편해서 양심에 가책이 들 정도입니다. 한데 오랜동안 한국교회에서 시달려 오다 이렇게 편하여 지니까 오히려 신앙에 대하여 더욱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영어도 잘 못하는데 한국어 마져 서툴어서 제글을 이해하시기가 조금 어려우실 것 같아 죄송합니다.

Rick이 월요일마다 설교에 관하여 회의 (meeting)를 갇는다는 뜻은 아니고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자신이 주일에 한 설교에 대하여 회의 (doubt) 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하였습니다. 참고로 PMS 는 흔히 여성의 주기 전후로 나타나는 심리 현상의 변화를 말합니다. 그것을 Rick이 살짝 바꾸어 인용한 것이지요. 미국식 joke입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7 교회레크리에이션 지도자 과정(대구 1.24 개강..1급 ... [레벨:1]노승주 2006-01-22 2082
376 노인 레크리에이션 전문 세미나 3차 투어..대구 1.31 화 [레벨:1]노승주 2006-01-22 1762
375 코믹 개그 소재가 되버린 십자가 [1] 정정희 2006-01-22 1573
374 어느 판사의 기독교에 대한 언급.. [2] [레벨:2]김민철 2006-01-21 1869
373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레벨:0]이맹영 2006-01-20 1122
372 N.T. Wright [4] [레벨:1]Trumpetvine 2006-01-20 2034
371 언젠가 누군가(?)가 인용하셨던 글을 다시한번 올려... [4] [레벨:2]김민철 2006-01-19 1527
370 소시민 ^^ [6] [레벨:7]강석훈 2006-01-19 1712
» "목적이 이끄는 삶" [4] [레벨:1]Trumpetvine 2006-01-19 1824
368 회개 [1] [레벨:0]유민송 2006-01-18 1706
367 자유! [11] [레벨:7]허정수 2006-01-18 2074
366 "목적이 이끄는 삶" [8] [레벨:1]균형 2006-01-16 3012
365 감사의 말씀과 2006년 병술년 하나님 나라 운동! [1] 미선이 2006-01-16 1164
364 혹 남는 컴 있으시나요? 이길용 2006-01-15 1784
363 에쿠스 부흥회를 아십니까? [2] [레벨:1]최종운 2006-01-13 2311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