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오직 기독교

조회 수 1992 추천 수 10 2006.01.05 03: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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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출장을 갔다가 공항에서 비행기를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공항을 여기저기 다니다 "The Simply Books"라는 서점을 들어 갔습니다.
(미네소타주의 세인트 폴이라는 도시) 공항에 있는 작은 서점인데 보통은 소설을 팔고 있더군요.
아이들 소설을 보는데 요즘의 CS 루이스의 "나니아"가 있고 그 다음 칸에 CS 루이스의 작은 책자가 두개 보여서 봤더니 하나는 "The Screwtape Letter"이고 다른 하나가 "Mere Christianity"였습니다. 그래서 11불 정도를 주고 Mere Christianity를 사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웹사이트를 보니 "순전한 기독교"로 변역되어 있더군요.
영어는 쉬운데 내용을 따라 잡기가 쉽지 않더군요.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읽은 분량이 1/3 정도였습니다. 아니 이런 내용의 책을 공항의 서점에서 팔다니. 물론 제가 책읽기를 좋아하지 못해서 이제야 발견한 것이지만 보통 심심풀이 책을 파는 공항의 서점에서 (제게는) 이렇게 심각한 책을 팔다니.

C. S. 루이스는 책을 통해서 merely라는 단어를 수없이 쓰고 있어서 그런지 책 이름을 Mere Christianity 라 하는가 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신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런 책을 읽으면 그냥 무작정 받아들이는데 이 책이 설명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국정교과서를 배우면서 그냥 국정교과서의 내용을 그냥 다 믿잖아요. 그리고 친구와 언쟁을 해도 그것 교과서에 나온다고 하면 언쟁을 이기던 시절도 있었던 세대라서 이 책의 논리를 읽으면서 받아들이는 자세를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을 읽어 보신 분들의 서평을 듣고 싶습니다. 그러면 읽은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을 것 같군요.

[레벨:0]박준형

2006.01.05 09:21:17
*.230.214.111

루이스 본인은 자신을 철저히 평신도layman로 소개하고 있으며, 신학자의 반열에 들어가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자칫 현학적이고 난해해질 수 있는 명제들을 평신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써 준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전한 기독교 자체의 내용은 사실 잘 살펴보면 그렇게 새롭지 않습니다. 도리어 순수하게 내용만 놓고 본다면 -예컨대 도덕률로 부터 신존재를 유추할수 있다던가- 고전적이고 약간 진부하기 조차 합니다만, 그러나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특히나 도그마의 샤워와 다분히 감정적인 기독교의 접근 방법에 젖어 있는 젊은 기독교인들에게) 자신의 신앙의 기반을 한번 점검해 볼수 있게 도와 줍니다. (적어도 제 경우에는 그랬습니다)

순전한 기독교는 그 출판을 앞두고 성공회, 카톨릭, 개신교의 성직자들에게 각각 감수를 받고, 모든 종류의 교파가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기독교 신앙의 뼈대를 다루도록 쓰여졌다고 합니다.(그래서 순전한 이라는 서식어가 붙겠지요) 저는 순전한 기독교를 파 헤치고 그 뒤로 나아갈 만한 신학적 기반이 없어서 그 내용이 어느정도가 옳다 그르다.. 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대체로 루이스의 변증 서적들이 논란에 휘말리는 일을 듣거나 본적은 별로 없습니다. 사실 그가 말하는 바가 신학의 개요나 다름 없는데다가... 전통적인 신학자들의 가르침을 따 오는 모습이 여기 저기서 보이는 바로 보아서는 컨텐츠의 균형에 대해서 염려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루이스가 성경을 "충분히" 인용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도 합니다만.... 그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조현아

2006.01.05 11:19:08
*.117.161.32

루이쓰의 순전한 기독교는
많은 분들이 필독서로 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 역시 읽어보았습니다.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면이
두드러져서 기독교의 변증서라고도 하더군요.

루이쓰가 말년에 가졌던 모종의 회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순전한 기독교"는
저 역시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여깁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면 루이쓰가
예수님은 죄를 용서해주는 권세를 가진 자로
하나님의 아들로, 또 아브라함이 있기 전부터 내가 있었노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는데... 이는 예수께서 하나님이시거나 미치광이거나
둘 중에 하나다... 라고 전제하고...
그분의 하나님 되심을 전개해 나갔던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그 부분에서 조금 미약해서 충분한 성경적 근거없이 어설프게
그러한 논리로 접근하다가 오히려 당하는 경우를 목도했습니다.

그러면 자기자신을 하나님이라고 말하는 교주들이나 광신도들도
다 하나님이거나 미쳤거나 둘 중에 하나라는 말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이 막혀버린 것이었죠. ^^;;

[레벨:0]박준형

2006.01.05 13:03:10
*.230.214.111

안녕하세요, 조현아님.

루이스가 말년에 가진 회의에 대해서는 금시 초문입니다만.... 그것이 어느 책에 나와 있지요? 루이스는 죽기 전까지도 굳게 믿음을 지켰다고 들었습니다.

그 유명한 Trillema (Lord, Liar, or Lunatic) argument는 말씀하신 것과는 약간 다릅니다. 누군가가 그리스도께서 하신 주장을 한다면, 그 사람은 거짓말 쟁이거나, 미치광이거나, 아니면 스스로 말하는 바와 같이 성육신한 하나님일텐데, 우리가 성경에 기록된 바를 믿는다는 전제 하에 예수께서는 거짓말 쟁이거나 미치광이일리는 없으니 분명 하나님의 아들이다.. 라는 것이지요. 교주들은 미치지는 않았지만 거짓말 쟁이일 겁니다: ) 순전한 기독교와 같은 변증서의 한계는, 이 책이 비 기독교인들을 설득하기 보다는 이미 믿는 이들에게 지적 확신을 제공함으로 그치는 데에 있지 않나 합니다. 트릴레마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6.01.05 23:56:17
*.249.178.11

이런,
내가 모르는 이름들이 많이 나오는군요.
아무래도 나의 책읽기가 한쪽으로 편중된 것 같네요.
주로 독일신학책, 인문학, 사회과학, 물리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미국의 복음주의 계통으로는 많이 부족한 걸 느낍니다.
루이스를 기억하고 있다가 도서관에서 찾아보아야겠네요.
박준형 님도 이런 쪽에는 일가견이 있어 보이네요.

이길용

2006.01.06 09:12:00
*.97.233.122

C.S. 루이스.. 복음주의(이 용어는 워낙 오지랖이 넓어서 독점적으로 사용하기는 뭐하긴 합니다만) 진영에서는 꽤 알려진 작가입니다. 뭐 저도 그분 글을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요즘 간간히 헨리 나우엔 정도 글은 읽고 있긴 합니다만.. 여하간 시간이 나면 저도 한번 읽어봐야 겠네요~

참 그리고 루이스의 작품인 "나니아 연대기"가 영화로 나옵니다. 아마 다음 주 쯤 개봉될 예정인데.. 기독교인들의 기대가 대단한 것 같아요. 기독교 냄새가 나지 않으면서도 기독교의 구원사상을 잘 전해주고 있는 영화라고 말이죠.

이길용

2006.01.06 09:15:01
*.97.233.122

참고로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란 책이 소개되었으니 한마디 거들면... 일전에 한국의 한 종교학자가(기독교인은 아닙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왜 기독교에는 비신자들이나 무신자들을 위한 기독교 개론서가 없냐고"요. 대부분의 기독교 개론이나 이해서들은 기독교를 신앙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변증서적인 성격이 강하지, 기독교란 종교를 역사적으로 사상적으로 이해하기 원하는 이들을 위한 개론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라는 것이 그분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부분에서는 한국만이 아니라 서구에서도 비슷한 것 같아요. 이미 기독교화된 문화여서 그런지.. 그들에게서 지금 우리가 불교, 유교, 도교 등등 여타 종교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중립적인 소개서가 있는 것과는 달리.. 기독교를 중립적으로 소개하고 이해시키기 위한 개론서는 정말 흔치 않아보입니다. 혹시 소개할 책이라도 있으시면 댓글 부탁합니다~

[레벨:0]조기성

2006.01.06 20:09:33
*.80.177.196

타임지가 그에게 붙여준 영예로운 별명은 '무신론자들의 사도'입니다. <순전한 기독교/홍성사>는 에큐메니칼한 기독교 소개와 변증서로서 전도와 영성, 기독교 윤리, 신학 입문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방송을 한 것으로 그 원고를 모아서 출판한 것입니다. 원래는 세권이었는데 합본한 것이지요. 따라서 원래 책으로 내려고 했던 것이 아니기에 다양한 영역을 다루고 있지만(방송원고의 한계랄까??..) 그 중에서 특정분야를 선별하여 집중하는 방식으로 쓰여 있습니다.

아참 그리고, C.S 루이스는 자신을 복음주의자가 아니라고 스스로 말했습니다.

[레벨:0]김지환

2006.01.07 16:03:12
*.140.244.225

몇 부분 발췌해서 읽었는데 삼위일체 부분이 기억이 납니다. beget와 make 비슷하지만 의미가 단어를 사용해서 하나님의 아들의 신성을 이야기하고 kind로서 하나님의 oneness(하나되심)를 설명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복음주의의 거장 존 스토트가 그리스도인되는데 영향을 준 인물 중 하나가 C.S 루이스라고 합니다. Trillema argument는
알파코스의 소책자에서 처음 읽은 적이 있는데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IVF쪽 송인규 목사님은 번역서를 읽을 때 원서를 읽은 것 같았다고 합니다.
잘 알려진 복음주의자로는 빌리 그래함, 마틴로이드 존스, 제임스 패커, 존 스토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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