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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자녀와 형제가... 하나님의 뜻은?

조회 수 1599 추천 수 19 2006.01.06 14: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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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교내 안전사고, 참극 불러




4살짜리 유치원생이 유치원 화장실에서 투견에게 얼굴과 머리를 물렸다. 사건발생 후, 한달이 지났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려하는 이가 없다.


  글 전현준/기자 jhj@sisastoo.com

사진 곽덕환/기자 hwanee@sisastoo.com




지난 11월 28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 있는 대송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다니던 안재훈(만4살)군은 평소 제일 친한 앞집에 사는 친구와 같이 유치원 화장실에 볼일을 보러갔다.

볼일을 보던 중 학교에서 500m 떨어진 곳에서 사육되고 있던 핏불테리어(투견 3년생)가 사육장의 관리 소홀을 틈타 갑자기 도망 나와 학교 내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가 순식간에 재훈이를 물어버렸다.

개에게 물린 재훈이는 화장실 안에서 용변을 보던 친구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울부짖었지만 친구도 개에 물릴까 무서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 당시 재훈이는 개에게 얼굴과 머리, 귀를 물려 머리의 두피가 찢겨나가 두개골이 드러나고 얼굴과 왼쪽 귀는 거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손상돼있었다고 한다.

병설유치원에서 화장실까지의 거리는 불과 20여m. 재훈이가 개에게 물리면서 소리를 지르자 선생님과 수위 아저씨가 달려 왔지만 재훈이의 얼굴은 이미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만신창이가 된 후였다.

사고가 난후 119구급차를 타고 급하게 연락을 받은 부모님과 같이 포항과 경주에 있는 병원을 거쳐 대구 영남대 도착해 사고발생 7시간 반 만에 13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지금은 서울에 있는 현대아산병원에 입원해 있다.

사고가 일어난 지 한달, 재훈이의 아버지 안종혁(36세 목사)씨와 통화를 하고 오후에 아이가 입원해 있는 서울현대아산병원을 찾아가 보았다. 재훈이 아버지는 급한 일로 자리를 비웠고 엄마가 홀로 간호를 하고 있었다.

당시 얼굴 근육이 찢겨져 신경조직과 눈물샘, 침샘 등의 회복 수술을 받고 밥 먹을 때를 재외 하고는 얼굴 근육이 움직이지 않도록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하고 곤히 잠들어 있는 재훈이의 모습에서 조금은 안정을 찾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병간호를 하고 있는 재훈이 엄마는 현재의 상태를 묻는 기자에게 “딱 한번 재훈이가 잠을 자면서 ‘개, 개, 개’하면서 잠꼬대를 한 적이 있어요. 사고 당시를 꿈꾸는 것 같아 다독 이며 다시 재웠어요. 수술 후 초기에는 엄마가 잠깐 화장실을 가는 것도 아이가 못 견뎌 하더라고요.”라며 말했다. 4살의 어린나이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악몽과도 같은 기억을 재훈이는 잠을 자면서 격고 있었던 것이다.

재훈이는 사고 당시를 기억하고 있다.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 날까봐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혼자 그때를 기억하며 엄마에게 “엄마 나 물릴 때 왜 없었어?”라고 물을 때는 가슴이 찢어진다고 한다. 재훈이 엄마는 “아직 어린나이다 보니 시간ㆍ공간 감각이 떨어져 119구급차에  엄마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사고를 당하던 때도 엄마가 어딘가에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지금은 재훈이가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아 병문안을 오는 삼촌과 고모에게 재롱도 부린다고 한다.




학교 측, “재훈이가 사고를 당한 건 천재지변이다?”




사고가 나고 일주일이 넘도록 연락 한번 없던 포항교육청과 경상북도 교육청은 병원비에 보태라며 교직원을 통한 모금을 펼쳐 성금과 함께 두어 차례 병문안을 다녀갔다고 한다. 또한 재학생, 주민, 동창회 등을 통해 2차 모금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북교육청에서 나온 담당자는 일순간의 성금보다는 정작 앞으로 재훈이의 병원비와 책임에 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얘기하기 어렵다.”며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 한달이 지났지만 그 누구도 재훈이의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이가 없다. 앞으로 얼마의 돈이 더 들어갈지 모르는 치료비도 걱정이지만, 이런 사고가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내놓지 않고 발뺌만 하려는 교육청 관계자들의 행태를 느끼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교와 교육청 관계자는 “우리들은 책임이 없다. 맹견이 침입한 것을 막지 못한 것은 재훈이 가족에게는 천재지변에 가까운 사건이고 아이들을 유치원 교사 없이 화장실에 보내는 것은 학교의 인력이 딸려 어쩔 수 없는 지방교육의 현실이기 때문이다.”라며 말도 안 되는 억측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학교 측은 “학교에서 발생한 사고는 가해자 또는 제 3자에 의해 피해를 당했을 경우 보상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하지만 학교와 교육청은 피해보상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라며 도의적인 미안함만 느낄 뿐 실질적인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재훈이 아버지가 변호사를 통하여 민사소송을 재기하자 대송초교 교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교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소송이 진행되기 때문에 재판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치료비 전액을 국가에서 먼저 지불하고 후에 개 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시 재훈이를 물은 개는 생포되어 주인에게 돌려주었고, 처음에 개 주인은 병원비 전액을 보상하겠다고 약속 했지만 120만원의 수술비만 보내왔고 “돈이 없어 병원비를 댈 수 없으니 마음대로 하라”며 현재는 연락조차 두절된 상태라고 한다.

재훈이 엄마는 “학교 내에서 이런 사고가 났을 경우 학교에 책임이 없다는 것을 이번 사고를 통해 알았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이번 기회에 그런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안종혁씨가 만든 카페(http://cafe.daum.net/dogvictims)에는 재훈이의 안부를 묻는 수많은 네티즌들의 글들과 교육행정 당국의 무책임을 성토하는 글들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4살의 어린 재훈이는 앞으로 18년 동안 지속적인 수술이 필요하고, 수술을 한다고 해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라고 한다. 아이가 앞으로 겪어야만 될 육체의 고통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이 훨씬 클 것이다.

재판결과에 따라 보상비를 받는다 해도 어린 4살의 기억 속에는 지워지지 않을 악몽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의 안전지대라고 하는 학교. 진정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안전지대는 어디인가 생각해본다.



출처 : 불쌍한 재훈이를 도와주세요 ㅠ.ㅠ 원문보기  글쓴이 : 해바라기(임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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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6.01.07 00:23:49
*.249.178.11

끔찍한 사건이군요.
이 고통을 이겨나갈 수 있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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