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전도

조회 수 1671 추천 수 9 2005.10.27 17:40:25
관련링크 :  
전도에 관한 질문을 하겠습니다. 전에 윤석전목사님의 설교를 비판하면서 지옥에 관한 두려움을 심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지옥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어떻게 현명하게 전도할 수 있을까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5.10.27 23:46:21
*.249.178.19

유민송 씨,
지옥과 전도의 관계에 대해서 물으셨군요.
바로 위에서 한성영 씨가 방향은 잘 잡아주셨네요.
지옥에 대해서 말하려면 좀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말해봐야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내가 좀 강하게 말해도 이해하고 읽어보세요.
하나님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예수를 믿지 않고 죽은 사람이 지옥에서 영원토록 고통당하는 걸 어떻게 견디실까요?
이 두 가지 사태는 서로 모순된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지옥 말입니다.
지옥이 없든지, 아니면 하나님이 사랑이 아니든지 해야 앞뒤가 맞습니다.
그래도 지옥은 분명히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요?
이게 바로 문제입니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고 해서 모든 게 사실은 아닙니다.
이걸 평신도들은 이해하지 못해요.
아니 교회 지도자들도 이걸 용납하지 못합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성서는 신문기사가 아니라 시입니다.
시인이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서 언어로 집필한 시에요.
시에서는 바람도 말하고,
요정도 등장하고,
나무도 춤을 춥니다.
그건 사실(fact )이 아니라 사건(event)입니다.
우리가 황지우, 휄더린, 괴테의 시를 읽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거기에 나오는 내용을 사실로 본다면 얼마나 어리석습니까?
그건 어떤 근원적 실체를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습니다.
그러니가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만 같고
이게 옳다, 저게 옳다 말하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우리가 이단이라고 말하는 통일교, 전도관 등도 모두 성경으로 말하잖아요?
그렇다면 성서가 신앙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걸까요?
오늘 이런 걸 말하려는 게 아니니까 더 이상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예수님은 지옥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셨나요?
내가 알기로는 거의 없습니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 이야기,
십자가에서 같은 죽은 사람에게 준 이야기,
등등 몇 개가 나오지만 그건 그 당시 유대인들의 생각을 그래도 전한 것입니다.
구약의 유대이들에게도 지옥 표상은 없습니다.
물론 천당 표상도 없습니다.
인간은 죽으면 모두 스올이라고 하는 지하세계로 간다고 그들을 생각했습빈다.
이거 말하다 보니 자꾸만 많은 문제를 다루게 되는 군요.
신학과 신앙의 주제는 모두가 연결되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창조와 종말, 구원과 칭의, 성서, 지옥, 천당, 하나님 나라, 생명 등등,
모든 주제들이 이리저리 얽혀있습니다.
그런다 보니 한 주제를 말하는 게 결국 모든 걸 말하게 됩니다.
말은 줄여야겠습니다.
지옥 없이 어떻게 전도하냐구요?
그런 걱정하지 말고,
그냥 하나님 나라에 참여한 사람답게 살아가면 됩니다.
그 기쁨이 있나요?
생명의 신비를 알아가고 있나요?
삶에 대해서 아득한 현기증 같은 걸 느껴본 적이 있나요?
자기 자신의 미래를 완전히 부활의 영에게 의탁한다는 인식과 결단이
자신의 삶에서 구체화하고 있나요?
전도는 우리가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 하신다는 걸 깊이 생각해야됩니다.
아마 땅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어야 한다는 성경구절을 들이대겠군요.
그런 성경구절도 모두 해석되어야 한답니다.
그냥 쓰여진 그대로가 아니라 어떤 '삶의 자리'가 그 안에 숨겨있습니다.
단번에 모든 걸 말할 수는 없겠군요.
아직 젊은 분 같은데,
그리고 진실하게 신앙적으로 살아가려는 분 같은데,
이 세상은, 그리고 하나님은, 생명의 세계는
유민송 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썬 근원적이고,
아니 전혀 다른 그 어떤 세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군요.
이만.

[레벨:1]John

2005.10.28 14:31:54
*.204.193.90

목사님의 글 중에는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재해석되어야 하는 구절을 놓고서 재해석을 해놓지는 않으시더군요.

성서가 어느 정도 '사실'이 아닌 '시'처럼 쓰였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더라도, 성서의 '기자'들이 모두 다른데 그들이 다 '시인'이라하고 하는 것은 좀 한쪽으로만 보시는 시각은 아닙니까? 그렇다면 결국 예수님이 하신 말씀까지도 모두 재해석되어야 된다는 말씀인데요.

목사님, 재해석되어야 하는 구절들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좀 더 이해가 빠를 듯 싶군요. 목사님의 글들을 읽다보면 불분명한데서 오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물론 기존교회에서 가르치는 것과는 사뭇 다르기도 하구요.

그런 가운데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에 참여하다는 걸 알수 있을까요? 목사님 대략적인 것만 말씀해주지 마시고, 하나라도 좋으니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목사님의 글은 전체 윤곽만 그렸지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도무지 그림이 잡히질 않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5.10.28 23:59:43
*.249.178.11

존 씨,
두 가지 질문이네요.
1. 해석, 혹은 재해석의 문제에 대해
성경구절에 대한 재해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했지요?
저의 설교와 성구묵상을 보시면 참고가 될 것 같군요.
예컨대 이스라엘 사람들이 광야에서 먹은 만나 사건은
초자연적인 게 아니라 자연적인 사건입니다.
성서 기자들은 그걸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해석한 것이죠.
오늘 그 성경을 읽는 사람들은 오늘의 일상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찾아야 합니다.
3천년 전의 만나를 찾을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지금도 미디안 광야에 가면 만나를 발견할 수있습니다.
이런 구절을 수없이 많습니다.
모든 성서가 다 그런 것이에요.
태초에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구절을 생각해보세요.
그 태초가 언제일까요?
그것은 그것 자체로 해석되는 게 아니라
그것을 기록한 후대의 구원론적 역사관에 의해서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 16장에는 믿는 사람들에게 표징이 따른다고 하면서
귀신, 방언, 뱀, 독, 신유가 나옵니다.
이런 것도 사실을 말하는 게 아니라 표징일 뿐이죠.
오늘의 표징은 오늘의 방식으로 찾아야 합니다.
대충 됐습니까?
마태복음 16장에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운다는 예수님의 말씀도 역시
오늘 우리가 해석해야 할 말씀입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이 말씀에 근거해서 베드로의 수위권을,
그래서 결국 로마 교황의 수위권을 주장합니다.
그걸 인정하실 수 있나요?

2. 하나님 나라를 구체적으로 말하라구요?
예수님도 하나님의 나라를 비유적으로만 말씀하셨는데,
내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누룩, 씨뿌리는 사람, 그물, 탕자, 탈란틍 등등,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은 하나님 나라의 비유입니다.
예수님은 한번도 하나님 나라를 구체적으로 말씀하신 적이 없어요.
혹시 그런 구절을 알면 나에게 알려주세요.
하나님 나라는 인간의 언어로 담지 못합니다.
더구나 인간의 상상력 안에 가둘 수도 없습니다.
교회는 결코 하나님의 나라가 아닙니다.
생각해보세요.
사랑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수 있나요?
젊은 남녀의 뜨거운 열정이 사랑인가요,
아니면 친구의 우정이 사랑인가요,
젖먹이는 어머니의 마음이 사랑인가요?
모든 게 사랑의 일부이고, 일시적인 것입니다.
사랑은 교회 안에만 있는 게 아니라
그것 스스로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하나님의 영입니다.
우리는 도저히 언어와 사유로 담아낼 수 없는 절대적인 생명을
구체화하려고 하면 좀 곤란합니다.
천당과 지옥도 그렇게 구체화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기독교 신앙은 늘 그렇게 막연한가, 하고 질문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성령은 바람과 같아서 인간이 주관적으로 소유할 수도,
그것을 판단할 수도 없답니다.
우리는 기다릴 뿐입니다.
그걸 눈치챈 사람들은 이미 영과 하나가 되어서 살아갑니다.
평화와 기쁨과 자유와 해방 같은
그런 힘들을 일상에서 경험하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궁극적인 생명의 실현은 여전히 기다리는 거죠.
그렇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본질적으로 기다림입니다.
이제 곧 대림절이 다가옵니다.
교회력이 대림절로 시작된다는 사실을 눈여겨 보세요.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만들어낼 수 없어요.
오직 하나님만이 종말론적으로 성취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걸 우리는 깨어있는 영성으로 기다리는 것이죠.
여전히 막연하게 들리나요?
나는 더 이상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혹시 성경구절을 짚어서 묻는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대답할 수 있죠.
이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1 얼굴없는 분들께~ 사진 하나 달아드렸습니다.. [6] [레벨:100]홈지기 2005-11-06 1890
270 어이구...소란스럽네요!! [2] [레벨:0]조기성 2005-11-06 1697
269 정목사님, 힘내십시오! [2] [레벨:4]이상훈 2005-11-06 1578
268 매킨토시에 대해서 아시는 분! [3] [레벨:100]정용섭 2005-11-06 1533
267 정정희 씨, 권요안 씨, 긴급! [1] [레벨:100]정용섭 2005-11-05 1609
266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1] [레벨:0]김이배 2005-11-05 1624
265 바르트가 자유주의 신학자라~ [4] 이길용 2005-11-05 2101
264 뉴스엔조이의 기사보고... [1] [레벨:0]아무게 2005-11-04 1998
263 설교 오디오가 들리지 않습니다 [1] [레벨:7]우익지 2005-11-04 1376
262 창조과학회 [3] [레벨:0]유민송 2005-11-03 1706
261 창세기 [4] [레벨:0]유민송 2005-10-31 1852
260 도가도비상도, 성동격서, 불립문자... [1] [레벨:0]도기성 2005-10-31 1880
259 게시판 읽기가 잠시 불안정해서.. [4] 이길용 2005-10-30 1496
258 궁금합니다. [1] [레벨:1]똑소리 2005-10-30 1926
257 목사님 설교비평에 대해서...(높은뜻 숭의교회 토론... [6] 정정희 2005-10-29 2928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