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골수 검사 결과를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조회 수 4507 추천 수 0 2010.07.03 12: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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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제보다 더 좋은 얼굴로, 잘 웃으며 얘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제 아내입니다.

도희가 가장 힘들고, 그리고 엄마일 것입니다. 어쩌면 엄마의 마음은, 아이보다 더 아팠을 겁니다. 글로 길게 쓴들, 자기 배에서 낳은 아이가, 그렇게 고통스러워하고, 신음하고, 우는 것을 바로 봐야하는 엄마의 마음을 어떻게 짚어내겠습니까? 뭐라고 위로하겠습니까?

하나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더욱 감사합니다.  아버지의 사랑과 긍휼이, 도희를 살려주시며, 엄마를 위로하시고 웃음을 되찾게 해주십니다. 감사합니다.

하루의 소중함, 작은 일들이 주는 기쁨을 새삼 느낍니다. 성경 말씀처럼, 늘 감사하고 범사에 기뻐하며, 쉬지 않고 기도하는 삶이 되도록 있는 힘을 다하겠습니다.

도희는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습니다. 어제는 점심에 닭죽 50그램 정도를 먹었고, 저녁엔 밥을 좀 더 먹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 백혈구와 면역력은 더 올랐습니다. 엄마와 저는, 이 상태를 유지하면 다음주엔 퇴원할 수 있지 않을지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무리해서 빨리 퇴원할 이유는 전혀 없기에, 하나님께서 가장 적절한 시점에 집으로 보내주실 것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백혈구와 면역력 수치가 오르고 있고, 통증은 없지만, 중요한 것이 또 혈소판 수치입니다. 제대혈 이식하고 며칠 전까지도 하루에 혈소판을 두 팩씩 수혈하다가, 요즘에야 한 팩으로 줄었습니다. 혈소판을 일주일에 두 번 받으면 퇴원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절대로 바이러스건, 세균이건, 무엇에도 감염되지 않아야 합니다. 

어제 오전엔 골수 검사를 했습니다. 도희가 제일 무서워하는 검삽니다. 이전 검사에서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의료진에게 충분히 마취되면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의사였습니다. 레지던트가 검사하는데, 많이 서툴러서 안 해도 될 고생을 했습니다. 보통 30분 안에 끝나는 검사가 1시간을 넘겼습니다. 마취가 잘 돼 잠들었던 도희는, 고통 때문에 몇 번씩 소리를 질렀고, 결국 깨고 말았습니다. 엄마는 또 눈물 흘리고.

중요한 건 검사 결과입니다. 방사선과 항암 치료, 그리고 제대혈 이식의 중간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절실히 매달려 온 것들, 도희에게 백혈병을 일으킨 염색체를 하나도 남김없이 없애주시고, 골수를 생명력이 넘치는 새 세포들로 가득 채워주시길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함께 기도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어제는 그래도 병실에서 재미있는, 그러나 마음 아픈 풍경이 벌어졌습니다. "도희야, 게임 좀 해라." "..." "응? 게임 좀 해." "글쎄, 별로 하고 싶지 않아." 도희의 마음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기분 좀 올려주려고, 도희가 좋아하는 인터넷 게임('크레이지 아케이드') 하라고 살살 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전같으면 웬 떡이냐 했을 도희지만, 선뜻 하겠다고 나서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또 먹먹하고, 미안하고. 약간의 실랑이 끝에, 도희가 선심쓰듯 게임을 했고, 그래도 즐겁게 했습니다.

도희는 제법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아입니다. 때로는 엄마가 도희에게 말로 해서 이기지를 못합니다.
수다떨며 얘기하는 건 더 좋아합니다. 그런 아이가 많이 가라앉고, 옆에서 떠들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도 그제보다는 어제, 어제보다는 오늘, 도희가 좀 더 얘기를 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밤잠을 조금씩 자기는 했지만, 중간에 깨곤 했습니다. 어젯밤엔 살짝 약을 처방했습니다. 좀 망설였는데, 도희가 많이 신경을 써서 먹였습니다. 다행히 잘 잤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나님.

성도님들, 하루하루 하나님의 품 안에서 평안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계속 기도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sola gra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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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4]프시케

2010.07.03 15:43:32
*.151.204.38

아... 정말 하나님은 우리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하고 계심을 확인하네요
마음이 너무 기쁘고 뭐라 말할 수 없이 반갑고... 위로가 되네요.
끝까지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도희야 힘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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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0.07.03 23:01:37
*.120.170.243

또 좋은 소식을 전해주셨군요.
하루빨리 퇴원해도 좋을 정도로
모든 수치가 제자리를 찾기를 바랍니다.

주님, 우리 모두를 불쌍히 여겨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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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8]클라라

2010.07.04 13:13:06
*.51.151.222

taivshiral, 도희아빠님,
정말 기쁜 소식입니다. 머지않아 저희들이 도희 퇴원소식을 듣게 되겠네요.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도희가 밥을 먹기 시작했다니, 더 큰 희망이 생깁니다.
곧 입맛도 찾겠지요. 아, 이제 도희 밥 잘먹는 것만 남은 것 같아요!!
웃는 도희 모습 언릉 보고 싶군요.

[레벨:19]The One

2010.07.04 15:34:45
*.146.71.102

아!  감사합니다.  기쁨니다
하나님 사랑이 우리 각자 모두에서도 사랑의 꽃을 피웁니다.
남은 치유의 도상에서도
서로 손을 맞잡고,격려하고 기뻐하면서  힘찬 행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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