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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 김수영

조회 수 569 추천 수 0 2015.05.29 09: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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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보내는 즈음...

김수영님의 대표작 중에 하나라고 하는

'풀'을 올려봅니다. 5월은... 늘 많은 아픔이 있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모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풍경_리사이즈_2906_filtered.jpg




[출처] 김수영의 <풀>|작성자 말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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