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동요 '우리나라 망했다'

조회 수 4757 추천 수 8 2007.06.12 22: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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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들은 노래가 너무 웃겨서,
아무 생각없이 재밌자고 써 본 글이니, 혹 마음 불편하신 분들은 그냥 너그러운 마음으로 패스~ 해 주소서.)

저녁 무렵, 동네 공터를 지나는데
초등학교 3~4학년쯤 돼 보이는 꼬맹이들 너댓명이 술래잡기를 하더군요. 그런데 술래를 정할 때 부르는 노래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말 오늘 첨 들었어요.)
가사를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우리나라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우리나라 망했다 너-때-문에”
곡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외국동요 “런던 브릿지 무너진다~ 모두 비-켜라” 하는 멜로디에 맞춰서.

그냥 읽으면 하나도 재미없고, 곡조에 맞춰서 ‘우리나라 망했다~’ 불러보면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마지막 ‘너 때문에’ 하는 대목에서는 둘러선 친구들중에 한명을 검지손가락으로 지목하는 거죠. 그러면 가장 많은 손가락표를 획득한 아이가 술래가 되는 겁니다.

가사는 지극히 심각하고 문제적인데도 아이들은 아랑곳 않고 잘 놉니다. 우리나라가 자신 때문에 망한 판국에 그 벌로써 기껏 술래나 하면 되다니요, 아이들의 쿨~ 한 세계가 넘 멋지지 않나요?

요즘 여기저기서 음모론이 유행이라던데, 노래할 때 부르는 아이들의 노래엔 뭔가 보이지 않는 음모 같은 게 숨어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올 법 합니다.
오십년대부터 줄넘기 하며 줄기차게 불렀다는 노래, ‘앞바퀴 뒷바퀴 자동차바퀴 앞에는 운전수 뒤에는 조수.....’ 가 자동차 재벌에 의해 유포되어 자동차 홍수 시대를 불러왔고,
놀이노래의 대명사인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게 새집다오’ 가 건설족과 투기족의 합작으로 강남의 재개발 붐을 예견했다는 식의 ^^...
그렇다면 오늘 새롭게 포착된 ‘우리나라 망했다~’ 의 배후엔 연말 대선을 앞둔 특정 정파의 특정 인물 때리기의 음모가???

근거없는 바람잡는 소린 그만 하고,

무언가를 배웠으면 삶속에서 활용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모름지기 배우는 이의 자세일 터,
내일 당장 회사에 가서 한번 이 놀이를 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아니면 주일까지 기다렸다가 교회에서 해 보시든지.
적정 인원은 열명 이내가 좋겠지요? 그래야 손가락이 누구에게 집중되는지 한눈에 파악이 되니까요. 식후에 커피 한잔씩 들고 빙 둘러서서는 함께 노래하는 겁니다.  

“우리회사 망했다 망했다.... 너-때-문에.”
또는
“우리교회 망했다 망했다.... 너-때-문에.”

ㅎㅎㅎㅎ~ 생각만 해도 짜릿하시죠? 머릿속에 손가락으로 콱 찝어주고 싶은 인간들이 막 떠오르지 않나요?  
(다만, 너무 솔직하게 마음 가는대로 손가락 끝을 놀렸다간 사회생활, 종교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예상되므로 주의하시길....)

가장 재미있는 활용 케이스는 명절날까지 기다렸다가 일가친척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둥글게 모여앉아 정겹게 이 놀이를 해 보는 것이지요.
“우리집안 망했다 망했다... 너-때-문에”

동양화를 돌린다거나, 티비앞에서 외국인 며느리 노래자랑 따위를 감상하며 시간 때리는 것보다 훨씬 다이내믹하지 않을까요?
(유의할 점은, 역시 폭력성향이 강하거나 자제력이 약한 가족 구성원에게 집중적으로 손가락을 쏘아대는 일은 피하시길.... 명절땐 약국이나 병원이 쉬는 곳이 많으므로.)

앗, 여기저기서 “다비아 사랑채 질 떨어진다, 너 때문에!” 라는 손가락질이 마구 쏟아지는 소리가....  

[레벨:0]sydney

2007.06.13 03:05:10
*.107.153.46

가을 소풍 님!
다비아의 사랑채에 질을 최고로 격상 시키는 글이 아닐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다가 일어 났는데 잠이 확 깨는 멘트군요.
정말로 놀라운 소식이네요.
아마도 딴 나라당 초등부 작품인듯(?)
닫힌 너희당에서도 대항 노래를 긴급히 작곡해야 할듯...
profile

[레벨:11]가을소풍

2007.06.13 11:04:12
*.121.220.84

처음 이 노랠 듣고 뭔가 쓰고는 싶은데 '모든걸 남 탓으로 돌리는 세태가 안타깝다' 식의
상투적인 글을 쓰기는 싫어서 내심 시드니 지 목사님 스타일을 흉내내서 풍자적으로 써 본 글입니다.
다소 도발적인 형식의 글을 올려놓고 홀로 남은 술래마냥 조심스러웠는데
마음속 비빌 언덕이었던 시드니 지 목사님이 인정 댓글 달아주시니 감개가 무량입니다.

[레벨:0]求道者

2007.06.13 12:40:45
*.241.161.130

"다비아 사랑채가 날로 날로 즐겁다. 너-때-문에!"

역시 지목사님께선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시는군요.
'닫힌 너희당' 대항 노래 공모!!ㅋㄷㅋㄷ...

[레벨:0]sydney

2007.06.13 23:07:47
*.107.153.46

오늘 하루 종일 그 노래를 가지고 QT를 했습니다. 생각할수록 재미 있는 노래더군요.
이번 토요일 군사재판을 해야하는데(제가 월남참전전우회 징계위원회 위원장이라서)
판결 전에 이 노래를 소개해야 겠어요.
profile

[레벨:11]가을소풍

2007.06.14 00:31:40
*.121.220.84

참전 용사분들이시라면, 주먹 불끈 쥐고 반동은 상하반동으로 부르시면 더 기운차겠네요.
내친김에 기억을 더듬어,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노래 하나 더 끄집어내자면, 원조는 30년전에
동네 골목마다 울렸던 바로 이 노래겠죠?
".... 우리는 대한의 향토예비군 (헤이) 나라 조진다 (헤이)!"

[레벨:0]sydney

2007.06.14 06:49:10
*.107.153.46

가을 소풍 님 이야기를 읽으니 생각나는게 있네요.
월남에서 귀국해서 서울운동장에서 귀국 환영식 연습을 하는데
"이기고 돌아왔다, 백마부대 용사들아!" 군가를 부르고 또 부르는 것이
지루해지자
어떤 녀석이 "깨지고 돌아왔다"로 부르기 시작하자
전염이 되어서 전부 그렇게 불렀습니다.
한 쪽에서는 "깨지고가 뭐냐 비기고라고 해야지" 라는 놈도 있었고
그래서 군가가 그 대목에만 가면 제 멋대로
"이기고', "깨지고' , "비기고" 불러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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