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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으로...

조회 수 1964 추천 수 40 2005.08.29 20: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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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으로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 자리에 있는 자에게 현재는 고통이요, 과거는 후회요, 미래는 절망이다. 라는 말씀을 어느 목사님이 모세를 통해 구원의 손길을 보내실 때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상황을 묘사할 때 쓰시더군요.

스스로 선택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 상황을 그렇게 빗대어서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합니다. 현재는 그들에게 무의미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말씀도 곁들여서 하셨습니다. 자유인이 되지 못한 자의 비극.

목사님, 그렇다면 자유인으로 스스로 선택해서 당하는 현재의 고통은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당할 고통을 알았다면 선택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걸까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5.08.30 12:37:46
*.249.178.13

자유인, 선택, 과거, 현재, 미래, 후회, 고통, 절망.
어려운 개념들이 나열되었군요.
여기에 대해서는 내가 할말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스스로 선택해서 당하는 현재의 고통에 대해서 한 마디만 하죠.
선택인지 숙명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에게 고통이 없는 삶은 아예 없습니다.
동시에 인간이 극복하지 못할 고통도 없습니다.
이 문제는 '무죄한 자의 고난'과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신생아들이 불치병에 걸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몇 시간 안에 죽기도 합니다.
우리는 부모를 선택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관계에서도 많은 고통을 당하기도 하고,
물론 반대로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시각장애인이었던 사람을 보고
예수님의 제자들이 보인 반응은 이랬습니다.
저게 누구의 죄냐?
누구의 잘못으로 저런 고통이 왔는가?
예수님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본인의 잘못도, 부모의 잘못도 아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오늘 우리가 감당해야 할 행운과 고통의 뿌리는
너무나 다양합니다.
그것을 우리가 모두 해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인간으로 사는 한 그런 것이 없는 세상은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것과 투쟁하는 것이겠지요.
고통과 좌절이 아니라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기쁨과 희망이겠지요.
기독교 신앙은 그게 바로 하나님으로 인해서 가능하다고 가르칩니다.
주의 은총이.

[레벨:1]John

2005.08.30 16:03:14
*.183.167.121

목사님, 답변 감사합니다. 고통이 없는 삶은 아예 없다는 말씀.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동시에 극복하지 못할 고통도 없다는 말씀. 아직은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해 다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어제 "꽃 피는 봄이 오면"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극중 주인공이 중학교 관현악부의 선생님으로 있으면서, 한 학생의 아버지가 음악을 하지 못하도록 해 학생이 갈등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선생님이 그 학생의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학생의 아버지는 탄광에서 광부의 일을 하는 아버지셨습니다.

아들이 하고 싶어하는 음악에 대한 "꿈"을 잃지않도록 설득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아버지는 "꿈?!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군. 나도 탄광부가 되는 것이 꿈은 아니었소..." 30년 탄광부 생활을 하는 아버지의 진한 삶의 여운과 아쉬움, 아픔이 전달되는 것 같아 가슴이 시려웠습니다.

목사님, 삶의 무게와 고통... 어쩌면 예수님이 그런 것들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자유케 하시려고 오셨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앙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그런 삶의 문제들 앞에서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데는 아직 한계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 수준에서는 그렇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예수님이 그런 힘을 우리에게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알지 못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사님, 이건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목사님은 행복하십니까? 불편한 질문이 되었다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결국 우리들이 사는 삶이 행복하자고 하는건데... 그렇다면 그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개념의 정의부터 있어야 하겠지만... 보이는 것을 따라 살아가는 시대의 흐름속에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이는 것처럼 믿고 살아야만 하는 신앙이 너무나 버거울 때가 많습니다. 솔직한 심정입니다.

제가 어쩌면 너무 보이는 물질과 보이는 세계를 중요시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릭프롬의 "존재냐 소유냐"라는 책을 따르면 결국 우린 하나님 앞에서 존재형의 인간이 되는 것이 그리고 성경에서도 그런 우리의 존재 신분을 깨닫도록 하는데 촛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할 때 정말 그 모든 것을 우리의 필요에 따라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싶은데... 아직 하나님의 나라와 의에 대해서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5.08.31 00:59:15
*.249.178.6

John 씨,
존 씨가 당하는 삶의 무게를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고통이 없는 삶이 없다거나
극복하지 못할 고통이 없다고 말한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게 목사의 상투적인 설교 조의 어투입니다.
아직 하나님의 나라와 의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는 말은
아주 솔직한 표현입니다.
일단 자기의 생각에 솔직한 게 제일 중요합니다.
믿는 척 하는 것보다는 불신앙이 오히려 하나님에게 가까이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의 어려운 시련의 과정이 존 씨의 인생에 어떤 힘으로 작용하지 않을까요?
나보고 행복하냐고 물어셨군요.
나도 어렸을 때 고등학교에 가지 않고
공장에 가서 기술이나 배우려고 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신학대학교 등록금도 억지로 해결했지요.
그런 시절이 그냥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그렇게 지나갈 거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마음 고생이라도 덜 했을 텐데,
그 당시에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지금 이렇게 지천명의 세월을 벌써 지내버렸군요.
행복하냐구요?
언제부터인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환희라는 사실을 조금씩 눈치채면서
행복하게 살려고 최선을 다 하고 있을 뿐입니다.
오늘도 '병원 24시'를 보니까
안면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 나오더군요.
9살 짜리 여자 아이가 수술을 앞두고
어머니를 오히려 위로하네요.
퇴원해서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물음에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합니다.
소박한 꿈으로 그 아이는 이미 행복한 것 같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어쩔 수 없이 노숙자가 되거나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노인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존재하는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요?
그런 것까지 내가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 그게 나의 문제로 다가오지 않았으니까
아무리 내가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모든 삶의 무게는 자신이 지고 나가야 한다는 말이 되네요.
그 과정에서 삶의 신비를 발견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황폐화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친구라는 사실만은 분명하게 인식하는 게 좋겠습니다.
존 씨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주의 은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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