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당혹스러움 앞에서...

조회 수 2264 추천 수 13 2005.06.11 06: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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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가정 사역자들의 성경에 대한 해석이
창세기 2장의 한 문단(2:18-25v)에 머물러 있습니다.
거기서 가정의 기원과 가정의 결합형태와
올바른 가정에 대한 지침들을 뽑아내고(?) 있는데요.

창세기 2:18-25v을 그렇게 확대해석--제 생각에--해도 되는 건가요?
어떻게 그 본문을 해석하고 어느 정도까지의 긴장을 유지해야 되는지요?

목사님의 의견과
이곳에 드나드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5.06.11 22:29:59
*.249.178.30

조기성 씨,
'가정 사역자'가 무언지 정확하게 감이 잡히지 않는군요.
부부문제나 부모와 자녀 문제를 상담하는 사람들인지,
아니면 가정 중심의 교회를 말하는지...
문맥을 보면 전자를 가리키는 것 같은데,
그런 사역자들이 있나요?
가정문제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역자라!
본문은 창조설화 중에서 J문서에 속하는 내용인데,
그림처럼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독처하는 게 보기에 좋지 않다는 내용,
아담이 동물의 이름을 짓는 이야기,
그리고 이어서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창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글쎄요,
성서신학자라고 한다면 말할 게 많겠지만
저로서는 별로 없군요.
고대 이스라엘의 남녀관계에 관한 생각들이
이런 이야기 형식을 통해서 성서에 기록된 말씀이니까
여기서 우리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남녀가 함께 부부를 이루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종족들은 모두 이런 틀 안에서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본문으로 동성애자들을 비난한다는 건
텍스트의 도구화에 불과합니다.
남녀가 함께 가족을 이루는 게 일반적인 삶의 형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신자들의 삶이 비정상적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더구나 남자의 갈비뼈 운운은,
별로 타당한 이야기가 아니고 상징으로만 생각하면 충분할 것 같군요.
뼈중의 뼈, 살중의 살이라는 표현에서
인간과 인간의 깊은 사랑을 생각할 수 있고,
또는 인간의 연대성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배울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런 설화를 일종의 절대적인 도그마로 전제한 채
전혀 다른 삶의 형식들이 펼쳐지는 오늘의 삶을
일방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 왜 관심을 두게 되셨는지?

[레벨:0]조기성

2005.06.12 05:42:20
*.224.154.6

가정사역자라고 말함은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나 한국가정사역연구소등이 있더군요)
가정과 결혼에 대해 상담하기도 하고
주로 강연을 통해 세미나 사역하시는 분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책들도 많이 써 내시죠...
특별히 목사님이신 분들도 있고 그 분야를 전공하신 분들도 있고
사모님들도 있으신 듯 합니다.

이런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몇가지 최근에 경험하게 된 일입니다.


1.
TV에 지난 달(가정의 달) 특집으로
KBS 일요스페셜 '여자, 새로쓰는 가족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 target=_blank>http://www.kbs.co.kr/1tv/sisa/sunspecial/vod/1317532_3366.html)


새로운 형태의 가족
소위 "정상가족"이라는 부부와 자녀들로 구성된 가족이 아닌
결혼을 거부하고 홀로살기를 결심한 30대 여성과
자식 낳기를 "내 인생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라며 부부만의 인생을 추구하는 젊은 부부
그리고, 이혼의 아픔을 딛고 두명의 엄마와 그 자녀들이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이 등장하며
그들의 삶을 다루는 이야기 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더군요.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2.
캠퍼스에서 사역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학생들의 관심인 이성교제와
결혼, 그리고 가정에 대해 강의를 하고
개인적으로도 상담을 하거나 얘기하게 되는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벌써 2-3 커플은 저희 가정의 주선(?)으로 결혼도 하게 되었구요.
그럴때 참고하는 서적들이나 저와 아내의 결혼과 가정이라는 생각을
형성하게 된 책들도 대부분 가정사역자들의 책인데
대부분 내용들이 감동스럽고 은혜롭기는 했고, 많은 도움을 지금도 얻고 있지만...
위의 TV의 내용과 그렇게 살기를 거부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소위 기독교적인 결혼관, 가정관이라는게 도대체 뭘까라는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군요.


3.
며칠 전에 한 자매가 찾아왔습니다.
가족이 다 교회를 다니는데
아버님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동생이 먼저 알게 되고
이 자매도 알게 되었습니다.
들어보니 그냥 감이 아니라 확실한 거 같더군요.
아직 어머니는 모르고 있는 상태이구요.
이제 대학생인 자매인데
남자로서 이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리고 간사라는 자리에서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게
힘들거나 어려운게 아니라--이야기 내내 울며 힘들어 하는 걸
지켜보며 내내 속으로 기도할 수 밖에 없었지만--자매가 떠난 후
내내 가정이 뭔가? 결혼이 뭔가? 이것저것 생각을 정리할 수가 없더군요.
공동체의 대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하고 가르쳐야 하나 등등
이런 저런 생각에
밤새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4.
그리고 지난 주 <한겨레21>에서 다룬 특집 기사가
<부부강간>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앞으로의 가정과 결혼이 어떻게 될 것인가?
급기야 국가나 공권력이 가정문제와 부부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입법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우리 가정이 하나가 행복해지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가정으로 인해 아파하고
결혼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과 어떤 대화들을 나눌 수 있을까?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을 아내와도 나누고 잘 정리가 되지 않아
여기에다 질문을 던진겁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5.06.14 00:06:06
*.249.178.15

조기성 씨,
이 문제에 대해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군요.
그 이유는 이미 조기성 씨기 충분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늘 생각을 깊이 하는 사람에게는 제삼자의 생각이 별로 필요 없습니다.
그냥 그런 생각을 길을 가는 것으로 충분하지요.
제삼자의 생각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이런 문제들은 어떤 고정된 대답이 이미 정해진 게 아니라
자신이 어떤 세계관에 자리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직접적인 논의는 크게 효율성이 없습니다.
즉 세계관 형성이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세계관은 오랜 세월동안의 생각, 성찰, 공부를 통해서
시나브로 정리되니까
제삼자가 뭐라 할만한 게 못되겠지요.
내가 보기에 조기성 씨가 이미 대충의 답을 갖고 있을 겁니다.
그 답이 맞겠지요.
다만 위에서 아버지 문제로 어떤 학생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던 것 같던데,
그런 문제도 하나의 대답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세상의 사람 숫자 만큼 모든 삶의 경우가 다양하기 때문에
하나의 답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듭니다.
그래도 학생이 힘들어 한다면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겠지요.
일단 모든 삶을 긍정하고
구체적인 문제는 상황에 따라서 처신하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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