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re] 그냥 궁금해서 한 가지...

조회 수 1723 추천 수 6 2005.04.26 13: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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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분의 설교에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에덴의 추방시에 우리의 영이 죽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에덴의 추방으로 우리의 영이 죽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에 대해서 답변해 주실 수 있으시면 좀 해주세요...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글쎄요.
중요한 건 우리가 영의 현실들을 풀어가는 데 있지
에덴 동안을 기점으로 죽었다거나 살았다는 접근은 정당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에덴동산' 설화가 말하려는 핵심은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현실이 시작되었다는 뜻입니다.
인간이 사랑하고 미워하며, 먹고, 아기 낳고,
때에 따라서는 서로 죽고 죽이며, 노동하는 이 현실이 시작되었구 말이죠.
그런데 실락원이 곧 영의 죽음이라는 주장은 좀 엉뚱한 발상 같군요.
그렇게 발언한 사람이 어떤 신학적 오리엔테이션이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통일교의 탕감원리, 또는 구원파 같은 이들의 편협적인 생각처럼 들립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에덴의 추방 사건과 상관없이 인간의 범죄로 인해서
인간에게 죽음이 들어왔다는 성서의 보도가 여기서는 중요합니다.
우리는 그 죽음을 하나님의 징벌이라고 믿고 있지만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닙니다.
죽음의 현실이 성서기자들의 중심 관심사였지만
죄의 현실이 그건 아니었습니다.
물론 죄가 성서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죄는 생명과 죽음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일종의 서술방식이지
그것 자체가 성서의 근본적인 구성요소는 아닙니다.
성서 기자는 인간의 죄로 인해서 죽음의 현실이 시작되었다고 진술합니다.
우리가 아직 죽음의 현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성서의 진술은 정당합니다.
즉 생명의 궁극적인 토대인 하나님과의 틈으로 인해서
우리는 이제 생명과 떨어진채 살아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에덴동산으로부터 추방으로 인해서 우리의 영이 죽었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하나님과 영적으로 소통하면서 살아갑니다.
이 세계는 지금 하나님의 영으로 가득합니다.
생명 현상은 곧 영이 활동한다는 증거입니다.
인간이 이런 생명현상을 살리는 쪽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당연히 우리의 영은 살아있는 것이고,
반대로 행동한다면 죽어간다는 뜻이겠지요.
어떤 경우이든지 실락원과 영의 죽음을 일치시키는 것은 엉뚱한 생각입니다.
더구나 '에덴동산' 이야기는 설화입니다.
그 설화는 어떤 세계를 '지시하는' 역할을 할 뿐이지
어떤 세계 자체는 결코 아닙니다.
참고적으로,
기독교 신앙은 '에덴동산'의 회복이 아닙니다.
어떤 경우에도 기독교 신앙은 좋았던 과거 시절로 복귀하지 않습니다.
이미 확인된 어떤 패러다이스가 아니라
미래로부터 오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온)를 지향하고,
더 근본적으로는 그 새로운 에온을 기다립니다.
따라서 에덴동산 설화를 중심으로 기독교 신앙을 구성하려는 노력은
우리의 인식과 사유의 틀을 신화적으로 왜곡시키는 일입니다.
이만 줄입니다.

[레벨:6]유희탁

2005.04.27 14: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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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감사합니다. 조금은 의문이 풀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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