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안들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부담없이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었음 합니다.

가부장제의 '모가지'

조회 수 6888 추천 수 0 2009.03.10 2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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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시아 젠틀레스키<유디트>


까라바지오 유디트.JPG
까라바조브<유디트>


구스타프 클림트<유디트>

어제 구미정목사님의 인문학단기 강좌가 있었습니다
예상했듯이 폭포처럼 쏟아져나오는 지성의 신세계가 펼쳐지더군요
성차별적인 혹은 가정사의 문제라고 순진하게 눌러왔던,
그러나 인간사의 폭력과 차별과 생명경시의 뜀틀이 되는 장본인인
가부장제의 핏대선 '모가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위 세가지 그림은 각기 다른 화가가 그린 <유디트>입니다
어제 수업을 들은 후의 제 나름의 정리 방법이지요!!

'유디트'는 종교개혁시 새로운 성서에서,
역사가 아니고 알레고리라고 판단하여 제외된 <유디트서>의 여인입니다
기원전 2세기경
이스라엘을 점령한 앗시리아의 장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어
나라를 구한 과부, 그녀가 바로 '유디트'이지요

위 그림들의 화가의 성을 밝히자면
첫째는 여성,
둘째 세째는 남성입니다

이  세 그림에서도 여성을 바라보는 화가의 편견은 극명해 보입니다
우선, 남성화가의 두 그림 중 두번째 까라바조브의 유디트를 보면
칼을 쥐고 목을 따는 그녀의 모습이 앳됩니다
내키지 않는 듯, 근심하는 듯
이미 거반 죽어가는 홀로페르네스의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보입니다
단지, 옆에선 몸종 '아브라'의 모습은 마녀의 얼굴을 하고 있군요
살인을 교사하는 마녀!!
수동적여 보이기 까지한 유디트와 마녀 몸종!
까라바조브가 보여주는 여성상일까요?

세번째 그림 클림트의 유디트는
이미 살인이 끝난 후, 전리품을 쓰다듬는
대의나 민족적인 차원을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섹슈얼한 팜므파탈의 모습만이 보일 뿐입니다

그러나 첫번째 그림,
17세기에 흔치 않는 여성화가인 젠탈레스키의 유디트는
가냘프지도, 성적매력이 있지도 않습니다
몸종 아브라도 동반자의 적극성을 보여주는 가운데
유디트는 억센팔과 무표정한 얼굴로
그야말로 피도 눈물도 없이 해야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화가 젠탈레스키는 스승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남성우위 사회로부터 편견과 따돌림 당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녀에게 켜켜이 쌓인 분노는
남자의 목을 가볍게 그어낼 수 있을 정도의
냉정한 복수의 칼날을 갈게 한 것이지요

홀로페르네스의 모가지를 혹은 가부장제의 모가지를 따긴 따야하는데
위 세그림 유디트들의 모습은 너무 치우쳐 있군요
남성화가의 그녀는 수동적이거나 마녀적이거나 기껏해야 섹스심볼일 뿐이고
여성화가의 그녀는 그 분노로 인해 남성의 모습을 되밟는,
남성화된 유디트라고나 할까요

그렇다면 가부장제의 모가지를 그을 우리의 유디트는,
어제 구목사님의 표현처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유전자로서의 "여성",
"자아 동일시된 여성" 혹은 "여성동일시된 남성"이어야 할까요?

구목사님과의 수업이 기다려지는 일주일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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