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혁 선교사가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

들어가며

인도의 길 조회 수 499 추천 수 0 2022.02.12 21:43:30

이제 돌아왔다.

인도에서 나를 찾기 위한 여정,

모든 것이 지겨워진 무렵

자의든 타의든 모두가 끝이났다.

그리고 아홉 개의 짐을 카트에 얹어 공항에 내렸다.

 

자가격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로의 안전에 대한 배려

재수없게 걸리면 한방에 간다는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

인생의 거의 반을 보내고 돌아온 고국에

열 걸음만 집밖을 나가도 경고를 들어야 하는

창살 없는 감옥에서 열흘을 보냈다.

 

격리도 끝나고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도 뵈었다.

퇴직금 타자 ATM기에서 3백을 뺐다.

평생 용돈 한번 받아본 적이 없는

세 누이동생들에게 금일봉을 전달했다.

 

이거 받아도 되나 몰따하는 큰누이

아이고 고맙다

임신한 며느리 줄 돈 생겼다는 둘째누이

(이 모습 바라보며 속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오빠가 용돈 주었다

남편에게 카톡하는 막내누이

아 나에게 이런 가족이 있었지.

오빠로서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었다.

 

아시아나 기장으로 있는 친구와 통화를 했다.

앵커리지에 묵고 있다고 했다.

얼마 지난 후 설 즈음

구룡포 수산조합장으로 있는

중학교 동창에게 부탁해서

홍게 한 박스를 보내왔다.

 

3단 대형 찜기로 한 박스를 다 삶았다.

서른에 혼자된 처형

가죽공장하는 큰 처남

영구차 운영하는 둘째 처남

그리고 조카들을 모두 불러 게잔치를 했다.

김서방으로 고모부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정목사님에게 안부전화를 드렸다.

읽고 있는 책이 무엇이냐고 물으셨다.

갑자기 훅 들어오시는 질문에

화들짝 놀라 버벅대었다.

C.S. 루이스 책이 좋다고 말씀하셨다.

기독교의 본질에 천착하시는 모습이 여상(如常)하였다.

 

그리고 제안하셨다.

인도 생활을 정리해보는 게 어떤가?

 

요즘 읽는 책이 무엇이냐는

첫 잽에도 후덜덜했는데

인도 생활 정리 해보라는

둘째 훅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분명 해야할 일이고

또 자신의 네 번째 스무살 인생에 있어

정녕 필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말씀에 답답함이 앞서는 것은

생각하고 정리해야할 노동이 실은 게으름때문이다.

 

납덩이 마음에 지닌채

2월도 중순에 들어섰다.

앞으로의 삶을 놓고 고개 숙이는 새벽기도

갈 길을 보여주기를 간구한다.

 

그럴때마다

비록 몸은 떠나 왔지만

마음은 얽히고 설킨 인도의 삶,

그 수많은 사연들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이제 이 일이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말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인도 떠나기전

기독교백주년회관에서 받던 선교훈련 과제중

서른 초반 인생반생기를 썼다.

참 절실했었다.

나는 왜 어찌해서 인도로 가게 되었는가?

인도로 가서

아무런 생활 기반이 없는데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 것인가?

이 질문들을 마음에 품고 미친 듯이 써내려갔다.

 

이 가운데서

지난 살 고비 고비마다

나를 인도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보였다..

가난과 좌절로 점철된 삶을

사명인으로 세우고 키우신 여호와 하나님

이 분의 말씀에 나의 삶을 맡겼다.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내는 눈물로

다섯날 난 딸은 멋모르고

갈바를 알지 못하는 아브람같이

인도를 향한 지아비를 따랐다.

 

내가 속한 선교단체는 자비량 선교단체다.

신학의 기초도 없이

귀납법적으로 성경을 공부하며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가난한 학생이라는 운명에 지지 않았다

오히려 일하면서 공부하며 섬김을 감사했다.

“Work, study and serve at the same time.”

이것이 우리의 모토였다.

 

사하라 사막에 가서

모래를 파먹으면서라도

복음을 섬기는 자세를 훈련받았다.

 

그래서 인도생활을 정리하는 글을

이 세 파트로 나누고자 한다.

첫째 일하며

둘째 공부하며

셋째 섬기며,

 

모쪼록 바라기는

이 글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여

게으름을 이길 힘을 주소서.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2.02.12 22:16:32
*.182.156.92

와, 땅끝까지 복음의 증인으로 살려고 몸부림 친 

한 전도자의 대서사가 이제 문을 여는군요.

어떤 일들이 전개되고, 

어떤 사람들이 등장할지,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섭리가 어떻게 해석될지

기대가 됩니다.

[레벨:29]모모

2022.02.12 23:29:21
*.134.194.227

와, 사띠아님의 인도 선교기 정말 기대가됩니다.
인생의 반을 바쳐 헌신한 복음 증거자로서의 삶이 어떠한지 흥미진진하게 읽고 또 많이 배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