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혁 선교사가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
[오늘이 크리슈나의 생일이라 이해를 돕기 위해 크리슈나 운동과 연계된 이글을 같이 올려드립니다.]
선교지 도착 1년이 지나갈 무렵 선교지의 문화나 음악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었을 때였습니다. 메시지를 복사하러 자주가던 복사점 '사프나(꿈)'가 있었습니다. 펀잡인 형제가 운영하던 곳이었는데 소감을 쓰는 것을 돕기 위한 메시지를 복사하기 위해 거의 매주 들렀습니다. 가끔씩 20-30분씩 기다려야 할 때가 많아서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메시지를 묵상하곤 하였는데 이때 귓가에 들려오는 감미로운 음악이 있었습니다. 듣고 있노라면 감미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산자락 가운데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때론 호숫가 잔물결 찰랑이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여 눈을 감고 잠시 환상의 나래를 폈습니다. 그래서 테이프를 하나 사서 한국으로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음악이 한국 교계에서 그렇게 지탄 받는 뉴에이지 음악이라는 것을 모른채...
지난 달 29일 60년대 팝계를 풍미하던 비틀즈의 멤버중 하나이던 조지 해리슨이 후두암으로 투병하던 중 숨졌습니다. 12월초 인도의 미디어들은 힌두로 살았던 조지 해리슨의 유골의 인도 도착여부에 대한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갠지스강가에 특파원을 파견, 해리슨의 유골이 강에 뿌려지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하여 며칠을 법석을 떨었습니다. 결국 아무런 결과없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조지 해리슨과 그가 속했던 그룹 비틀즈에 대한 관심, 그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한동안 언론가의 가십으로 등장하였습니다.
60년대 중반 인도를 여행하며 힌두 사상에 심취한 조지 해리슨은 인도 전통악기 시타르의 명인 라비 상카르에게 사사를 받아 '노르웨이의 숲(Norwegian Wood)'과 '당신 안에 당신 밖에(Within You Without You)'를 작곡, 인도의 음률을 세상에 알리게 됩니다. 그의 인도와의 연(緣)은 1971년 동파키스탄으로 있던 방글라데시가 인도의 도움을 받아 신생독립국가로 발돋움하던 때 밀려드는 난민 돕기 모금을 위한 '자선공연'에서 정점을 이룹니다. 그의 시타르 스승인 라비 상카르와 함께 하였던 그의 공연은 그 이후 팝계에 명멸하였던 수많은 가수들의 자선 공연의 효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비틀즈의 음악, 특히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이 부른 음악들이 뉴에이지 운동의 혐의를 벗을 수 없는 주된 이유는 이들의 음악속에 녹아든 힌두 사상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12월 4일자 인도 저명 일간지 중 하나인 인도타임즈(The Times of India)는 이 해리슨의 유산 250만 파운드중 10분의 1을 그가 속해 있으며 활동하였던 ISKCON(International Society For Krishna Consciousness: 크리쉬나 의식을 위한 국제 협회)에 기부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하였습니다. 5억에 가까운 이 거액을 기부금으로 낼 정도로 조지 해리슨은 이 힌두의 한 종파에 깊이 심취를 하였고 자신의 사후를 이 종교에 의탁하였습니다. 이 해리슨이 얼마나 이 종파에 심취하였는지는 그가 이 종단의 창시자 박티베탄다가 쓴 책, '크리쉬나-신성의 지고의 인격(Krsna-The Supreme Personality of Godhead)의 서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크리쉬나를 찾고 있습니다. 자신이 인식하든 않든 크리쉬나를 찾고 있습니다. 크리쉬나는 신이시며 존재하는 모든 것의 근원이시며 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장차 있을 모든 것의 원인이십니다. 한계가 없으신 신은 많은 이름이 있습니다. 알라-부처-여호와-라마 이 모두가 크리쉬나 이시며 하나이십니다... 각자의 생각, 말과 행동에 의해, 그의 거룩한 이름들을 노래하는 것으로 신자들은 신의 의식(意識)에 이를 수 있습니다."
1966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ISKCON을 창설한 스와미 박티 베탄다는 '산키르타나'라고 하는 크리쉬나에게 헌신하는 춤을 통하여 신의 의식, 황홀경에 이르는 단순한 교리를 통하여 베트남전 이후로 가치관이 혼란된 미국 사회로 급속히 파고 들어갔습니다. 머리 꼭지 부분만 남기고 삭발한 많은 젊은이들이 공원이나 도시 광장에서 16단어로 이루어진 만트라(주문)을 외우며 엑스터시에 이르기까지 춤을 춥니다. 마치 우리나라에 한동안 유행하였던 테크노 뮤직을 따라 밤새도록 춤을 추던 젊은이들의 모습이 연상이 됩니다.
박티 베탄다의 사상의 뿌리는 15세기 인도 벵갈지방에서 크리쉬나 숭배를 주창한 종교 개혁가 '차이탄야'에 있습니다. 4세기경 힌두 뿌라나 3신 創造신 브라마, 維持신 비쉬누, 破壞신 시바중 비쉬누의 환생인 크리쉬나를 숭배하는 이 신앙은 12세기 말 자야데바의 산스크리트 서정시 '기타 고빈다'로 인하여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됩니다. 소모는 목동 크리쉬나의 피리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목동의 아내 '라다'는 잠자는 남편곁에 그림자만 남겨두고 크리쉬나와 사랑을 나눕니다. 지고한 영혼의 사랑은 사회적 도덕적 의무를 초월하기에 이 사랑은 합리화됩니다. 초기 통일교주의 행태나 JMS의 교주의 행태 비슷하죠? 이 사랑을 신에 대한 영혼의 사랑으로 비유한 차이탄야 운동은 이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크리쉬나의 이름을 반복해서 부르거나 그 이름을 찬미하면 된다고 하는 단순한 방법을 채택하였습니다.
17세기까지 오릿사의 하위 계층에 이르기까지 성장하였던 이 운동은 쇠잔의 길을
걷다가 영국 식민치하에서 민족의 주체성이 발흥되던 19세기에 민족정신의 한 기둥으로 우뚝 자리잡게 됩니다. 당시 인도 사상계는 극우의 힌두
민족주의와 인도 전통문화를 발굴 보편화하여 식민지 상황을 극복하려는 두가지로 대별됩니다. 전자는 타종교와의 마찰, 대치로 몇차례 끔찍한 폭력
사태를 낳았으며 아직까지도 RSS(힌두자원봉사자협의회), VHP(세계힌두평의회), 정권 여당 BJP(인도인민당)등의 세력으로 남아 있습니다.
반면 람모한 로이, 비베카난다로 이어지는 온건파들은 힌두 경전속의 주인공 라마야나의 라마나 마하바르타 속의 '바그와드 기타'의 주인공 크리쉬나를 정신적인 지주로 삼아 강한 인도의 민족 주체성을 확립하고자 하였습니다. 라마나 크리슈나는 전사(戰士)로서의 용맹성과 철학적인 사고력을 가진 인도인의 이상적인 남성상입니다. 그래서 마하 만트라로 불리는 '하레 크리쉬나' 만트라에 반복하여 크리쉬나의 이름과 라마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나의 신 크리쉬나, 크리쉬나 라마 라마 ...' 마하트마 간디가 죽어가면서 남긴 마지막 말이 '하레 람(그의 화장터의 비석에는 '헤 람'으로 기록되어 있음)이었습니다. 그만큼 크리쉬나와 라마는 인도인의 무의식의 세계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초기 기독교 선교사들은 이 크리쉬나 사상을 기독교 토착화의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였습니다. 크리쉬나는 그 이름부터가 '크라이스트'와 비슷할 뿐만 아니라 그의 전설과 숭배의 모습이 기독교와 흡사한 점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부소부재, 전지전능의 인격, 크리쉬나와 라다의 사랑을 그린 시 '기타 고빈다' 보면 흡사 솔로몬의 雅歌書를 연상하게 하였습니다. 의미야 상이하지만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면 구원을 얻는다(행 2;21)는 말씀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이 시도는 괄목한 성과는 거둘 수 없었지만 이들을 이해하고 함께 하고자 하는 문화 상황화의 좋은 예가 되었습니다.
불도(佛徒)를 보나 무슬림을 보나 힌두를 보나 다들 한가지 같이 신과의 합일을 위한 간절한 열망, 신에 대한 사랑, 그로 인한 평안과 행복을 얻고자 하는 절실한 소원을 느끼게 됩니다. '하레 크리쉬나'를 쉬임없이 외치는 이들도 물질 세계에 매인 영혼을 이 만트라를 암송함으로서 놓이게 하여 신에게로 달려가게 하려는 열망에 가득차 있습니다. 조지 해리슨도 음악을 통하여 채울 수 없었던 영혼의 곤고함을 만트라를 암송함으로 채우려고 하다가 58세의 이 땅에서의 삶을 마감하였습니다.
성탄을 보내며 성탄 메시지가 주는 은혜를 많이 누렸습니다. 세상의 구주로 자기 세상에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말구유밖에 누일 곳이
없으셨던 아기 예수님에게서 힌두와 무슬림의 무관심과 냉대 이기주의에도 불구하고 복음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소망을 보았습니다. 천사들의
'Glory to God, Peace to men' 찬양을 통하여 죄악된 인간들과 함께 하심으로 그 내면의 존귀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키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존재요 인생들에게 평화를 주는 존재로 빚으시는 하나님을 뵈었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이 그런 존재로 빚어질 소망을
보았습니다. 하레 크리쉬나를 밤낮 외치며 자기들 신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자 공원과 거리에서 거리낌없이 자기 신들의 이름을 부르며 춤추는
이들에게서 오히려 이들보다 적은 열심을 가진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발견합니다. 저의 입술에서 주의 율법이 떠나지 않으며 주 예수 찬미하는
소리가 떠나지 않으며 전적인 헌신(박티)를 이루고자 하는 열망을 새롭게 불태웁니다. 새해에는 주님의 거룩하심의 그림자라도 밟을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2001.12.25. 성탄을 보내며)
사땨님과 루비님 덕에 인도사정에 훠~언 해지겠습니다.
거기에 비틀즈까지....
풍성한 알림이들이십니다요.
제가 본 인도 영화로는 초딩 때 그러니까 70년대군요,
'신상' 이라고 코끼리가 나오는 영화였습니다.
재미있고 주제가도 많이 불렀었는데요.
짤 짤 짤 메르 사띠~~
아..마침 포스터도 구했습니다요....ㅋㅋ
그 때 부모님께서 꼬마들인 우리에게 보여주는 극장영화는
거의 동물이 들어간 거야 했거든요.
신상, 벤지, 공룡100만년...
인도 소식 듣다가 옛 생각이 나는군요.
여하튼 루비는 교수님과의 미팅 잘 해내기를...^^
Ruby, 이 언냐가 뭐라고 말 좀 해주기를 바란다면...
루비는 까무잡잡한 미모와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생활이 지극히 스탠다드한,
흠 그러니까 사땨님의 표현을 빌리면 청교도스럽기도 하겠군요,
루비...연하게 말이지....ㅋㅋㅋ
제 생각에는 전공공부를 하는 와중에
사땨님의 살을 떨리게 하는 철두철미함이 길러진 것이 아닌가 하는...
그나저나 사땨님, 루비는 아이리쉬 커피 안좋아한답니다...
아니면 사땨님께서 커피와 위스키의 비율을
너무 취향대로 가감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ㅋㅋㅋ
흠...세대구분을 '신상' 전과 '신상' 후로...ㅡㅡ;
공자앞에 문자
도사앞에 요령
엄마앞에 솥두껑
루비님앞에 비틀즈
공통점이 발견이 되네요.
그래도 좋습니다.
이렇게 비틀즈에 대한 평가까지 배우게 되다니요.
일전에 인도 악기, 춤에 대한 글을 쓰면서 발견한
조지해리슨이 라비상칼에게 시타르 배우는 유튜브 올립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Q-rsUKuiPDU
준비도 없는 식사드시느라 혹시 속이 거북할까바
아이리쉬 커피를 드렸는데
청교도 루비님의 취향에는 절대 안맞는 것이었지요.
'1947'은 기회가 되면 빌려 드리겠습니다.
기 소개드린 마하바라타, 라마야나, 크리쉬나와 함께
밴디드퀸, 그리고 디파 메헤타 감독의 4개 영화는
인도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인도 선교를 하려면 꼭 한번씩 봐두어야 할 영화일 것 같기도 하구요.
박사논문.. 순적히 진행되기를 바라며...
흥미로운 글 잘읽었습니다
70년대를 풍미했던 히피문화의 시작이 힌두사상이였군요
자유와 평화를 지향했던 당시 젊은이들의 문화 아이콘이
비틀즈와 오뇨요코, 존레논이였던 이유는 분명히 있었던 것 같네요
인도가 세계종교의 발상지라 들었는데... 기독교도 인도에서 건너온 것이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정작 인도의 힌두교에 대해선 아는바가 없네요...
무실램과 유사하게 경전을 시처럼 읽고 외운다는정도만..^^
언제 기회가 된다면 사티야님께서 쓰신 인도의 신화에 대한 글을 읽어보고 싶습니다(일종의 부탁입니다)
언어가 다양한 만큼 신화도 다양할지 모르겠네요
무더위속에서 건강하시길 빕니다
인도 사회와 문화에대한 깊은 이해를 갖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맛있는 식사와 뜨거운 아이리쉬커피도 주시고...앞으로 아이리쉬는 사양합니다~ ^^*)
청소년시절, 비틀즈를 좋아하는 언니 덕에, '비틀메니아' 동아리에 참여 했던 적이 있습니다.
대학생언니.오빠들이 주축이 되어 대학가 카페나 멤버의 집에 모여 비틀즈 음악을 들으며 품평회를 하고...
그때, '필그림'이라는 청소년 선교단체의 한 특강 '뉴에이즈'에서 '비틀즈가 뉴에이즈와 사타니즘의 중심'이라는 말에 심각히 고민하고 바로 탈퇴했던 기억이 납니다...그때는 그렇게 했던 것이 옳았습니다.
1963년 [Please please me] 앨범으로 시작하여 1970년 해체하기까지 비틀즈는 팝음악의 다양한 장르들을 시도해봅니다.
기타리스트 조지해리슨이 먼저 인도 리쉬케시 (요가와 명상의 중심지)에서 요기 마하리쉬 마레시의 TM (초월명상) 음악에 심취하고, 멤버들에게 소개를 하게 되죠.
1967년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 앨범은 TM에 영향을 받은 비틀즈 음악의 절정체로 보고 있습니다.
위에 소개된 조지해리슨의 'Within you...'는 Side 2에 첫번째 곡으로 시타르의 대가 라비 상카르의 연주도 있고, 조지해리슨이 직접 배워 연주한 Tambula (인도현악기)의 소리도 있습니다.
이 앨범의 특이사항으로는 표지에 70명 이상의 유명인들, 문학인들, 음악인들, 영화인들, 정치가들, 인도구르(선생)들 등등과 비틀즈가 장식이 됐다는 것입니다. 존레논의 제안으로 예수도 들어갑니다.
프란쉬스 쉐퍼가 [기독교세계관]에서 이 앨범에대한 그의 생각을 짧게 말하였습니다.
비틀메니아들과 팝음악애호가들에게는 [White] (비틀즈) 앨범에 준하여 높이 평가되는 앨범입니다.
들어보시면, 대부분의 곡들이 영화 'Across the universe'에서 들었던 것들입니다.
참고로 최근 사망한 마이클잭슨이 비틀즈 음악 판권을 좀 가지고 있었다고 하죠? 이 앨범곡들이 들어가 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디선가 '이메진'을 비틀즈의 곡으로 소개하셨는데요,
이 곡은 비틀즈가 해체되고 난 후, 1971년 존레논의 두번째 solo 앨범 [Imagine]의 수록곡입니다.
존레논과 오노요꼬의 전위예술적 평화시위는 인도 TM의 영향에의한 것임은 틀림 없습니다.
오늘은 인도의 독립 기념일인데요.
영화 [1947] (인도 독립해)은 CD/DVD 판매점에서 구할 수 없었습니다. 주인이 오래된 영화니, TV에서나 보라네요. --;
[Water] 바로 봤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처음 제작의도에서 살짝 변형을 준 것 같더군요.
2003년 강가를 방문했을 때 듣기로 Deepa Mehta 감독이 '물'을 소제로 강가주변 골목골목에 거주하는 사두 (수행자)들의 도덕 (성)적 문람함 등을 드러내려고 했었다고...그 일로 강가에 큰 인파가 모여 데모도 하고 감독이 생명의 위협도 갖았다고 들었습니다만...맞습니까? 그래서 좀 마일드하게 바뀐 건가요?
인도는 신도 많고 휴일도 참 많아요...^^;
덕분에 월요일로 미뤄진 Muralidhar 교수님과의 만남을 잘 준비해두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