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혁 선교사가 들려주는 인도 이야기

적과의 동침

인도의 길 조회 수 3673 추천 수 0 2011.08.03 18: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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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할 만하면 터진다. 지난 달 7월 13일 인도의 경제수도 뭄바이에서 또 연쇄 폭탄 테러 사건이 일어났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바삐 움직이던 불특정 다수 서민들이 보석가게에서 터진 폭탄으로 인해 하늘에서 내리는 다이아몬드 세례를 받으면서 비명횡사했다. 그런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먹고 자고 일어나 바삐 일하는 일상속에 경악스런 테러는 자연스럽게 잊혀 갔다. 이것이 인도 생활의 현주소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이 반복되다가 잊을만하면 다시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테러가 터질지 모르는 그런 상황속에서 살아간다. 그래도 나에게 주어진 인생이기에 죽지 않는 쪽에, 테러가 나지 않는 시간, 장소에 내가 살아갈 쪽에 나의 여생을 걸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이런 인도의 현실은 전혀 모르고 그저 잠깐 인도를 방문해서 오성 호텔만 돌며 최고급 대우를 받다 돌아간 회사 회장 한 분은 인도가 뭐 그리 어려운 오지고 특수지냐? 빼라. 그러는 바람에 인도에서 고군분투하며 회사를 위해 몸 바쳐 충성하던 회사원들의 특수지 수당이 날아가고 그로 인해 일할 맛 잃어버렸다고 한다. 아. 또 딴 길로 샜다. 오늘 이야기는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테러에 대한 이야기다.

인도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웃에 살고 있는 무슬림들을 다시 한 번 힐끗 쳐다보게 된다. 그 눈길이 싫어서 대다수 무슬림들은 오울드 델리면 자마 마스지드 근처, 뉴델리면 자미야 지역에 함께 모여서 산다. 신의 뜻에 복종하는 것이 이슬람이고 그 뜻을 따르는 사람들이 무슬림인데 과연 이슬람의 신, 알라는 테러의 신인가? 그건 아니다. 어떻게 세계 인구 20% 가까이를 차지하는 무슬림들이 잔혹한 테러의 신을 섬겨 산단 말인가? 내 이웃에서 저렇게 평화를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무슬림 친구들을 볼 때 그건 말도 안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 문제이길 레 인도에서 테러가 터졌다하면 정보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대다수 힌두의 시선이 무슬림에게로 향하는가?

인도 무슬림들, 특히 젊은 학생들이 호전성을 띠고 테러리즘이 자리 잡게 된 데는 대략 3가지 사건이 계기가 된다. 물론 무슬림의 신앙고백인 "앗쉬하두 알라 일라하 일랄라, 와 앗쉬하두 안나 무함마다르 라쑤룰라"(나는 알라 외에 신이 없으며 무함마드가 알라의 사도임을 선언합니다)에서 보다시피 다른 종교, 신을 용납할 수 없는 태생적인 배타성이 있으나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테러를 가하라는 그런 의미가 아님은 분명하다. 기독교도 사도신경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자신들의 유일한 구주가 되심을 고백하고 있지 않는가?

첫 번째 사건은 1992년, 현재의 야당 BJP의 전신인 힌두를 중심으로 한 국민 자원단체 RSS(Rashtriya Swayamsevak Sangh)의 핵심 멤버 및 우익 힌두 사두들이 주동이 되어 일련의 과격 힌두들을 이끌고 우타르프라데쉬주의 아요다에 있는 바브리 마스지드를 파괴한 것이다. 이곳은 아직도 법원 분쟁에 계류된 채 인도 정치, 종교계의 재속의 불씨로 남아있다.

둘째는 다수의 무슬림들이 개입되어졌다고 알려진 뭄바이테러 사건이후 경찰들의 무슬림들에 대한 과잉진압이다. 마치 9.11사태이후 미국이 자국내에서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보여준 무차별 광기처럼 말이다.

셋째는 2002년 구즈라트의 고드라 역에서 아요다에서 돌아오는 58명의 힌두 성지순례자들이 지역 무슬림들에게 학살당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펼쳐졌던 무슬림 대규모 학살이다. 그 광란의 시기에 790의 무슬림과 254명의 힌두가 죽었고 223명이 행방불명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바브리 마스지드 파괴사건 이전에 존재하던 두 무슬림 조직을 과격화시키고 특히 구즈라트의 무슬림 학살은 새로운 무슬림 단체 태동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과격화된 두 단체는 전인도 무슬림을 대상으로 하는 인도 이슬람 학생운동(SIMI :Students Islamic Movement of India)과 남인도 타밀나두와 케랄라에 제한된 알 움마(Al Umma)였다. 바브리 마스지드 파괴 후 시미와 알 움마는 폭발물에다가 간단히 구 할 수 있는 송/수신기를 이용하여 폭발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원거리 조정 즉석 폭발 장치인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s)을 사용하여 조직적으로 사전 계획된 테러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붐비는 시장통의 쓰레기통이나 달리는 차량에 부착되어 있다가 터지거나 북인도에서 일어난 일련의 열차 폭파사고는 바로 이 시미가 IED를 사용하여 저지른 것이었다.

1993년부터 타밀나두내의 일련의 테러리스트 공격이 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끔찍했던 것은 1998년 2월 공교롭게도 선거유세에 나선 힌두 우익당의 지도자 였던 아드바니의 방문에 맞춰서 일어난 코임바토르 폭탄 사건이었다. 경찰들의 무차별 폭력이 무죄한 무슬림들에게 가해질 것을 두려워하여 시미는 물론이고 알 움마도 자기들의 소행이라고 밝힐 수 없었다. 이 사건의 조사 결과 알 움마와 파키스탄의 연계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알 움마는 파키스탄의 지시나 영향이나 사주를 받지 않은, 무슬림의 분노가 결집된 순수 토착 조직이었다. 이들은 화강암 채석장에서 훔친 재료를 이용하여 IED를 제조했다.

시미의 경우는 이미 바브리 마스지드 파괴의 훨씬 이전인 1980년대부터 소련 군대에 대항하기 위하여 조직된 아프간 지하드때부터 파키스탄의 이슬람 정당(JEI: Jamaat-e-Islami)과 파키스탄 정보부(ISI:Inter-Services Intelligence)와의 접촉이 있어왔다. 타밀나두는 알 움마 테러의 진앙지였다. 타밀나두 정부는 이들을 다루는데 당근과 채찍 두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먼저 경찰을 시켜 테러 가담자 전원을 색출하여 구속하도록 하였다. 정부는 무슬림 공동체의 일반적인 불만사항에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무슬림 공동체에 대한 경찰의 과도 진압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시켰다. 그 결과 타밀나두내에서는 차별대우에 대한 분노에서 발산된 테러의 행위는 점차적으로 줄어져 갔다. 바브리 마스지드에 파괴에 대한 분노가 점차 가라앉은 것도 또한 테러를 통제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무슬림 공동체내에서 바브리 마스지드 파괴에 대한 진노가 점차적으로 누그러지고 있는 한편 2002년 구즈라트 사태로 무슬림이 대학살을 당할 때 보인 주정부의 미온적인 대응, 경찰의 과도한 진압등에 대한 사후 조치를 담은 스리크리스나 위원회 보고서가 이행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무슬림 공동체내 지식인들을 포함한 젊은이들 사이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분노는 더 이상 바브리 마스지드의 파괴도 아니고 사회, 경제적인 요소도 아니었다. 그들의 분노는 인도 형법제도가 반무슬림적이란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들에게 인도 형법제도란 바로 경·검찰을 위시한 사법부를 의미한다.이러한 분노는 과거 시미 회원들과 현재 시미에서 활동중인 몇몇 회원들이 주동이 된 인도 이슬람 전사단(IM : Indian Mujahideen) 탄생의 빌미가 되었다.

이 단체는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하여 2006년 7월 뭄바이 근교 열차폭파를 계획하였고 그 이후 연이은 테러들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인도 무자히딘은 인도 무슬림 공동체의 권리 침해와 과도 진압을 보복하기 위해 테러를 입안하고 실행한다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자신들은 파키스탄의 지하드 조직이나 정보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발뺌한다. 이런 부인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보부와 조사단체들은 시미와 인도 무자히딘은 파키스탄의 지하드 조식 및 정보부와 은밀한 연계를 갖고 있으며 훈련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믿고 있다. 사실 파키스탄과 파키스탄 정보부와의 연계성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며 그 증거도 확보되어 있다. 파키스탄 정보부는 직접 또는 파키스탄 지하드 조직을 이용한 간접적으로 방법을 통하여 인도 무자히딘을 잠무 카시미르 지역외 인도국내에서 한국의 남로당 조직처럼 활용하려고 꾸준히 시도해왔다. 인도 무슬림 젊은이들의 가슴에 이런 저런 이유로 끓어오르는 분노에 중·단기의 집단 훈련을 통한 불을 댕겨 인도내에 테러를 일으킴으로 손안대고 코를 푸는 전략을 써오고 있다.

그러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이런 일련의 보복성 테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상기 타밀나두 정부가 알 움마를 다루던 방법이 즉효약일 듯하다. 구체적으로 대다수 무슬림 공동체를 무슬림 공동체를 테러리스트 단체라는 색안경을 끼고 봐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무슬림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합리한 일로 원한을 심어 파키스탄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도록 방치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일부함원 오월비상은 비단 여성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인도 무슬림 젊은이들, 특히 교육받은 지성인들이 꼭지가 돌면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해온 것을 지난 십 수 년간 뼈저리게 경험해왔다. 뿐만 아니라 무슬림 공동체의 적법한 불만들을 식별하고 그 해결과정에서 경찰들은 더 한층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힌두들에게는 친하다고 야 이놈아 할 수 있지만 예민한 무슬림들에게는 그것이 모욕이고 그것이 결국 테러로 연결되는 분노가 될 수 있다. 물론 테러용의자가 아닌 테러자행자에게는 그에 합당한 벌을 내림으로 인도의 정의를 보여줘야 한다. 한편 정부는 인도 무슬림 젊은이들의 순수한 분노를 악용하려는 얄팍한 파키스탄의 속셈을 간파하고 그 치졸함을 만천하에 드러내어 응징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지난 달 뭄바이 폭탄 테러의 용의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그 범죄자를 색출하여 체포할 때까지 인도 무자히딘이 한 짓이 틀림없다. 시미다. 파키스탄의 연계를 찾아라 떠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디어도 추측성 기사를 남발하지 않아야 한다. 인도 사법부, 경찰에 대한 불신으로 똘똘 뭉친 무슬림 학생들의 눈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앙금이 가라앉아 진정한 평화의 씨앗이 피어올라 옴산띠와 살람이 어우러지는 열매가 맺히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다. 옴 산띠옴. 앗살람 왈레이꿈.

profile

[레벨:97]정용섭

2011.08.04 23:35:21
*.120.170.250

사티아 님,

인도의 실상을 이렇게 리얼하게 듣게 되는 군요.

오성 호텔에만 머물다 간 어느 회장님의 일화에서 넘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

언젠가 기회가 오면 테니스 라켓을 들고

인도를 방문하겠습니다.

그런 자유의 순간이 언제 오려는지.

여러가지로 뜨거운 인도에서 건강 조심하시고,

잘 지내세요.

앗살람 왈레이꿈!

 

profile

[레벨:25]사띠아

2011.08.05 08:14:20
*.177.232.20

목사님. 맞습니다.

여러가지로 뜨겁습니다.

제가 보기엔 시대적 사명이 결코 목사님의 여생을 한가하도록 두지 않을 듯합니다.

자유의 순간은 결코 오지 않으실듯 **^.

그러나 인도의 다비아운동이 목사님을 인도로 모실 날이 오도록

이열치열 이모저모로 열받는 나라 인도에서 용맹정진하겠습니다.

옴 산띠 옴(산띠는 '평화'란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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