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30
입춘 단상
박형진
바람 잔 날
무료히 양지쪽에 나 앉아서
한 방울
두 방울
슬레이트 지붕을 타고 녹아내리는 추녀물을 세어본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천원짜리 한 장 없이 용케도 겨울을 보냈구나
흘러가는 물방울에
봄이 잦아들었다
..................................................
교회 주보에 실린 시 한 편을 올립니다.
저도 매일 아침
슬레이트 지붕을 타고 흘러내리는
추녀의 물 소리를 들으며 잠이 깹니다.
입춘을 맞으며...
천원짜리 한 장 없이 겨울을 난
시인의 가난한 마음이 공감됩니다.
귀촌 후 첫 겨울을 지나고 보니.^^
귀촌후 첫겨울을 지낸 그 마음을 조금은 알것두 같아요.
젊었을때 느껴보지 못했던 느낌, 소박하고 가난한 마음을 전 이제 조금씩 느낀답니다.
추녀물의 한방울 안에 담긴 소중한 삶이 그려지거든요.^^
20년 전의 귀촌때와 지금의 삶은 같은 동네, 같은집에 살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속의 삶이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