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10월 말까지 카부츠 시장이 섭니다.
필요없는 물건들은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와서 헐값에 파는 일종의
벼룩시장인데 일상잡화가 다 나옵니다.
옷가지, 신발, 가방, 가전제품은 물론, 세면대나 변기까지 뜯어오는 판국이니
온갖 잡동사니가 다 나와 있어서 딱히 사지 않더라도 둘러보는 재미만으로도 쏠쏠합니다.
지난주 월요일은 공휴일(bank holiday)인데다 집 가까운 곳에 카부츠 장이 서는 날이어서
이침산책도 할 겸 일찍 장터를 향했습니다.
쓸만한 걸 발견하면 건져야 하니 배낭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죠.
입구부터 차가 줄지어 서 있는 것이나 한 짐씩 들고 나오는 사람들을 보니
장이 크게 열린 게 분명합니다. 공터 잔디밭엔 사람들이 붐비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빨면서 어른들을 따라 장구경을 다니고
한쪽에선 음료와 햄버거를 팔고 있습니다.
장터에 펼쳐진 물건은
언뜻 보기엔 후줄근하지만 이 속에서 진주를 찾아내는 예리한 눈이 필요하지요.
카부츠 장터의 장점을 꼽는다면,
우선, 물건이 다양하므로 one stop shopping이 가능하다는 점!
둘째, 값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무지무지 싸다는 점!
셋째, 말만 잘하면 그 파격적인 가격에서도 또 깍아 준다는 점!
넷째, 파장엔 공짜로도 얻을 수 있다는 점!
다섯째, 작은 가격, 큰 만족, 즉 질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사므로
무엇보다도 만족도가 크다는 점입니다.
오늘 뭘 건졌냐구요?
우선 가죽 부츠를 단돈 1파운드에(45파운드가 족히 넘는 것을) 샀구요,
면 티셔츠 두 장을 70펜스에(조깅할 때 입으면 딱이겠더라구요.),
가죽 부츠 보호제를 10펜스에
마지막 횡재는 역시 막판에!! 파장이 다 되갈 무렵 판을 걷는 이로부터
산 카펫 두 장이었어요. 10펜스에 샀습니다.
한 장은 떨이라면서 그냥 주더군요.^^
현관에 깔 작은 카펫이 필요했는데 잘 되었습니다.
요기까진 좋았는데 사온 카펫을 빨아 널다가 그만 허리를 삐끗해서 며칠간 절절 맸지 뭡니까.
물에 젖은 카페트가 생각보다 무겁더라구요.
에고, 중고 좋아하다 내 몸뚱아리가 중고품이 다 된걸 몰랐네요.
뼈 속에 구멍보다도 댓글이 없으니 가슴 속에 구멍이 숭숭...ㅋㅋㅋ
댓글이 하나도 안 달리면 그림일기 연재를 중단하려고 했더니만...
라라님 땜에 연재를 계속해야 겠군요. ㅋㅋㅋ
맞아요~~만나서 대화를 하거나, 전화통화를 할 때 상대방이 대답을
안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포털사이트에서는 책이나 뉴스를 보듯
읽고 흘려도 그러려니 하지만 일반동호회성격이상의 다비아에서 눈팅만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인점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만 아주 가끔씩이라도
짧은 댓글하나씩만 남겨주셔도 다비아가 더 풍성해질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짧은댓글 예: ^^, ㅋ, ㅎㅎ, 잘 보았습니다~)뭐 이런 정도는 티 안나는듯
티 나는... 저도 어쩔땐 눈팅만 하면서 혼자 생각하고 말하면 편하다는 생각도
하곤 햇는데 읽으면서 글쓰는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겼는데
인기작가 웃겨님의 글에 오랫만에 댓글이 조금 달렷네요...그래도 정목사님
빼면 다비아에서 4월 전체 조회수 1위인거 아시죠?!
역시 있는 사람이 더 하신듯...ㅋ
맞슴다. 웃겨님, 우리 나이가 이제 서서히 중고 행렬에 끼여 가는 중이더군요.
저도 쫌만 노가다 하고 나면 두어시간은 허리쫙 피고 누워 있어야만 한답니다.
허우대는 멀쩡한데, 아무래도 뼈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나 봅니다.^^
장화가 멋져 보이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