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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5일 금요일 맑음
공기가 맑고 날씨가 화창하다며 남편이 드라이브를 가자고 한다.
김밥과 과일을 준비해서 가까운 용담호 주변을 돌아보려고 나갔다.
산과 나무들의 색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지금이 가장 이쁜 파스텔톤으로 채색되는 중이다.
아아..사월은 참 아름답다... 할 수만 있다면 좀만 더 붙잡아두고 싶은 달이다.
이렇게 피어나는 꽃 같은 계절도 훌쩍 갈 것이다.
날이 좋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이런 시간을 많이 보내야겠다.
날씨가 좋아선지 용담호 주변의 공원에는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나와있다.
어머니로 보이는 분을 휠체어로 밀고 나온 여인,
대부분 중년을 넘어선 이들이다.
여린 쑥이 보이길레 생각 없이 쑥을 한 줌 뜯었다.
옆에서 나이 지긋한 남자분들이 쑥을 뜯는 나를 보고는
"쑥 좋지요.. 여기는 공해도 없고,"
그리고 같이 온 동행에게 말한다."쑥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탈이 안난댜~"
그 말을 들으며 오늘 저녁에 쑥국을 끓여 먹어야지 생각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남편이 혼자말처럼 작게 중얼거린다.
내년에도 내가 이곳을 올 수 있을까...
내가 응? 뭐라고? 하니
아냐.. 하고 말을 얼버무린다.
요즘 우리는 함께 하는 시간이 각별하다.
시간에도 밀도가 있다면 아마 우리에겐 지금이
가장 농축된 시간을 보내는 중일지도 모른다.
저녁에 다슬기를 넣은 쑥국을 끓였다.
연한 쑥이라 쓰지도 않고 향내가 향긋하다.
남편에게 열심히 쑥국을 권했다.
와, 두번째 사진말입니다. 저런 풍경을 공짜로 볼 수 있다니,
창조주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 말고는 답이 없어요.
우리집 앞산도 비슷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답니다.
두 분에게 하루가 1년 정도의 밀도로 경험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