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30
예전에 아버지께서는 외출에서 돌아오시는 길에
종종 꽁치를 사오셨습니다.
어머니는 그걸 소금 간을 해서 아궁이 불에 석쇠로 구우셨지요.
저녁 반찬으로 꽁치구이가 올라온 날은
가장 밥맛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저녁밥이 꿀맛이었죠.
꼭 한 토막씩만 나누어 주셨기 때문에
그걸로 아껴가면서 밥 한 그릇을 먹어야 했지요.
밥과 함께 어우러지던 고소한 꽁치의 맛...!
더 먹고 싶어서 입맛을 다시는데 오빠는
어쩐 일로 꽁치에 손도 대지 않는 겁니다.
그러다가 뒤통수를 치는데 선수였어요.
즉, 오빠는 우리가 꽁치를 다 먹을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가
늘 머리 꽁댕이만 드시는 어머니께
자신의 꽁치를 상납하는 것 아니겠어요?
부모님은 그런 오빠를 기특해하셨지만
저는 고렇게 야비하게 배신을 때리는 오빠가 참 얄미웠죠.
어버이 날이인데 처가에 뭘 사다 드릴까? 남편이 물어오네요.
마음 같아선 싱싱한 꽁치를 잔뜩 사다 드리라고 하고 싶은데
요즘 꽁치가 뭐 그리 맛이 있을까 싶어
좀 더 귀한 갈치로 바꾸었답니다.
하지만 아무리 산해 진미를 사다 드린 들,
그 옛날 먹던 꽁치 한 토막에 비할 수 있겠어요?
2008.05.09 14:59:24
어렸을 때 먹던 꽁치맛은 아무도 잊지 못할 겁니다.
꽁치맛도 맛이지만
아마 자주 먹지 못했던 탓에
더 맛있게 느껴졌을지 모릅니다.
포항에서는 꽁치를 과매기로 만들어 먹더군요.
대구 근교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과매기 맛을 보았는데,
약간 비릿하지만
야채, 김,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그런대로 생선의 깊은 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닢부터 다르다고 하더니
웃겨 님의 오라버니가 바로 그 짝이군요.
꽁치맛도 맛이지만
아마 자주 먹지 못했던 탓에
더 맛있게 느껴졌을지 모릅니다.
포항에서는 꽁치를 과매기로 만들어 먹더군요.
대구 근교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과매기 맛을 보았는데,
약간 비릿하지만
야채, 김,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그런대로 생선의 깊은 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닢부터 다르다고 하더니
웃겨 님의 오라버니가 바로 그 짝이군요.
2008.05.09 22:16:21
신목사님도 생선을 좋아하시는 군요. 저도 그런데
여긴 생선먹기가 쉽지 않네요. 고등어도 꽁치만하고...^^
신목사님 오늘 밤참은 고등어구이?
이방인님, 네.. 오빠가 속이 깊답니다. 그땐 오빠가 얄미웠는데
지금은 존경하고 있지요. 여러모로...! 저랑 코드도 잘 맞구요.
바우로님, 찔리는 바가 있으신가요?^^
정목사님, 아 과매기란 게 바로 꽁치를 말린 생선이군요.
야채 김과 싸먹으면 맛있다는 말씀에 군침이~ 아, 나는 왜 이렇게 먹는 걸 밝히는 걸까?
암튼, 그 떡잎부터 다른 오라버니 덕에 제가 이렇게 다비아도 알게 됬답니다.
여긴 생선먹기가 쉽지 않네요. 고등어도 꽁치만하고...^^
신목사님 오늘 밤참은 고등어구이?
이방인님, 네.. 오빠가 속이 깊답니다. 그땐 오빠가 얄미웠는데
지금은 존경하고 있지요. 여러모로...! 저랑 코드도 잘 맞구요.
바우로님, 찔리는 바가 있으신가요?^^
정목사님, 아 과매기란 게 바로 꽁치를 말린 생선이군요.
야채 김과 싸먹으면 맛있다는 말씀에 군침이~ 아, 나는 왜 이렇게 먹는 걸 밝히는 걸까?
암튼, 그 떡잎부터 다른 오라버니 덕에 제가 이렇게 다비아도 알게 됬답니다.
2008.05.10 01:48:51
제 어릴적 기억속 베스트 음식 중 하나는
꽁치통조림 넣은 김치찌개입니다.
신김치에 꽁치통조림 국물까지 넣어서 부글부글 끓이면.... 꼴깍....
과메기는 몇년전에 첨 맛보았는데
꽁치가 얼마나 기름지고 고소한 생선인지를 새삼 알려주더군요.
쌀쌀한 바람이 불면 은근히 생각나서
한번씩 물리도록 먹어줘야 비로소 겨울이구나, 실감이 나곤 합니다.
과메기 차림표를 좀 더 자세히 공개하자면
잘 말려진 과메기 투명한 껍질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고,
초고추장, 마늘, 생김은 기본,
거기에 쌈장, 풋고추, 물미역, 또는 다시마,
그리고 싱싱한 미나리, 쪽파,
마지막으로 알배기 배추속, 또는 봄동잎 차려내면 금상첨화!
늘 멋있고 맛있는 그림 그려 주시는 웃겨님 감사드려요^^*
꽁치통조림 넣은 김치찌개입니다.
신김치에 꽁치통조림 국물까지 넣어서 부글부글 끓이면.... 꼴깍....
과메기는 몇년전에 첨 맛보았는데
꽁치가 얼마나 기름지고 고소한 생선인지를 새삼 알려주더군요.
쌀쌀한 바람이 불면 은근히 생각나서
한번씩 물리도록 먹어줘야 비로소 겨울이구나, 실감이 나곤 합니다.
과메기 차림표를 좀 더 자세히 공개하자면
잘 말려진 과메기 투명한 껍질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고,
초고추장, 마늘, 생김은 기본,
거기에 쌈장, 풋고추, 물미역, 또는 다시마,
그리고 싱싱한 미나리, 쪽파,
마지막으로 알배기 배추속, 또는 봄동잎 차려내면 금상첨화!
늘 멋있고 맛있는 그림 그려 주시는 웃겨님 감사드려요^^*
2008.05.10 02:57:06
한동안 뜸하더니 요즘 여기 저기서 먹는 이야기로 저의 염장을 지르는 분들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당분간 다비아에서 떨어져 지내야 할까봐요!!
그래도 한 마디: "간신배" vs "될성부른 나무" - 저는 간신배쪽에 한 표. ㅋㅋ
시작했습니다. 당분간 다비아에서 떨어져 지내야 할까봐요!!
그래도 한 마디: "간신배" vs "될성부른 나무" - 저는 간신배쪽에 한 표. ㅋㅋ
2008.05.10 02:59:33
아, 미치겠네... !! 꽁치 통조림 찌개에다 이번엔 더 거창한 과매기 차림표라니..
가을소풍님, 일산에 사시네요? 제 친정식구들이 일산에 살아요. 대화동도 잘 알지요...예전엔 대화리였는데,
거기서 가좌리까지 이어지는 길도...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던 운치있는 길이었는데..아시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동네가 홀라당 뒤집어 져서 신천지가 됬더군요.
암튼 이렇게 아는 척을 하는 것은, 언제 한번 그 맛있는 과매기를 같이 먹어보자구요.. ^^ OK?
가을소풍님, 일산에 사시네요? 제 친정식구들이 일산에 살아요. 대화동도 잘 알지요...예전엔 대화리였는데,
거기서 가좌리까지 이어지는 길도...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던 운치있는 길이었는데..아시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동네가 홀라당 뒤집어 져서 신천지가 됬더군요.
암튼 이렇게 아는 척을 하는 것은, 언제 한번 그 맛있는 과매기를 같이 먹어보자구요.. ^^ OK?
2008.05.10 06:47:48
웃겨 님! 왜 브리즈 님을 무서워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근데 고등어가 꽁치만 하다는 게 고등어가 작다는 뜻이에요 꽁치가 크다는 뜻이에요?
살림살이 못 한다는 이방인 님이 제가 한술 더 못 하는 것 같다 하셔서
음식 이야기는 되도록 안 하고 싶은데.. ㅍㅍ
그리고 과매기가 맞아요? 과메기가 맞아요?
난 메기의 일종인가 했는데 무슨 뜻인지---> 요 질문은 소풍님께..
근데 고등어가 꽁치만 하다는 게 고등어가 작다는 뜻이에요 꽁치가 크다는 뜻이에요?
살림살이 못 한다는 이방인 님이 제가 한술 더 못 하는 것 같다 하셔서
음식 이야기는 되도록 안 하고 싶은데.. ㅍㅍ
그리고 과매기가 맞아요? 과메기가 맞아요?
난 메기의 일종인가 했는데 무슨 뜻인지---> 요 질문은 소풍님께..
2008.05.10 20:30:12
모래알님, 고등어가 작다는 얘깁니다.^^
살림을 못 하신다구요? 하하..
꽁치에 얽힌 또 하나의 기억--.
신혼 때 살던 아파트에 생선차가 오곤 했어요. 하루는 옆집 아주머니께서 저더러
꽁치 한 상자를 사서 나누자는 거예요. 얼떨결에 꽁치 반상자를 들여놓았는데 참 암담한 거예요.
미끈거리는 촉감도 그렇지만 꽁치가 눈을 빤히 뜨고 저를 쳐다보는 거 아니겠어요? 분명히 죽은 건데..
들었던 칼을 놓고 울고 싶은 심정으로 앉아 있는데 마침 시어님께서 전화를 걸어오신 거예요.
"다 가져오라"는 말씀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척척 익숙한 손놀림으로 시퍼런 칼을 휘두르시며 삽시간에 깨끗히 손질을 해 놓으시던
시어머님이 무슨 여전사 같이 보였어요. 이제는 저도 꽁치쯤이야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다듬을 수 있는데 눈씻고 찾아봐도 영국엔 꽁치가 없네요.
살림을 못 하신다구요? 하하..
꽁치에 얽힌 또 하나의 기억--.
신혼 때 살던 아파트에 생선차가 오곤 했어요. 하루는 옆집 아주머니께서 저더러
꽁치 한 상자를 사서 나누자는 거예요. 얼떨결에 꽁치 반상자를 들여놓았는데 참 암담한 거예요.
미끈거리는 촉감도 그렇지만 꽁치가 눈을 빤히 뜨고 저를 쳐다보는 거 아니겠어요? 분명히 죽은 건데..
들었던 칼을 놓고 울고 싶은 심정으로 앉아 있는데 마침 시어님께서 전화를 걸어오신 거예요.
"다 가져오라"는 말씀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척척 익숙한 손놀림으로 시퍼런 칼을 휘두르시며 삽시간에 깨끗히 손질을 해 놓으시던
시어머님이 무슨 여전사 같이 보였어요. 이제는 저도 꽁치쯤이야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다듬을 수 있는데 눈씻고 찾아봐도 영국엔 꽁치가 없네요.
2008.05.10 23:40:51
웃겨님,
대화동, 가좌동, 구산동, 송포, 이산포, 도촌, 삽다리.....
한강 하구가 만든 너른 송포들녘에 수로와 논둑길을 끼고 이어진 마을들.....
십여년전에 그동네서 1톤 트럭을 몰고 다니며 가스배달을 잠깐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일산 신도시의 배후 지역으로
소규모 공장, 폐차장, 정비소, 물류창고, 농장 등등이 곳곳에 숨어 있었는데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많이 밀고 들어갔더군요.
자유로변에 얌전히 솟은 심학산에 올라서면 위에 열거한 동네들이 잘 내려다 보입니다.
강 건너로는 멀리 북녘땅도 살짝 보이던가....?
한국 나오실때 꼭 미리 연락주세요~
모래알님
과매기는 원래 청어를 줄줄이 꿰어 찬바람에 널어 말린 것을 말하는데
요즘엔 청어가 귀해서 대신 꽁치를 말린답니다.
꿸 관(貫)자에 눈 목(目) 자를 써서 '관목이'라고 부르던 것이 쉬운 발음으로 바뀌면서
'과메기' 또는 '과매기' 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두가지가 다 혼용되는 듯 한데
모래알님 말씀 듣고 보니 민물생선인 메기와의 혼란을 피한다는 의미에서도
'과매기'로 쓰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백문이 불여일식,
찬바람 불때쯤 웃겨님과 약속 맞춰서 함 나오시면 더 좋겠네요^^*
대화동, 가좌동, 구산동, 송포, 이산포, 도촌, 삽다리.....
한강 하구가 만든 너른 송포들녘에 수로와 논둑길을 끼고 이어진 마을들.....
십여년전에 그동네서 1톤 트럭을 몰고 다니며 가스배달을 잠깐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일산 신도시의 배후 지역으로
소규모 공장, 폐차장, 정비소, 물류창고, 농장 등등이 곳곳에 숨어 있었는데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많이 밀고 들어갔더군요.
자유로변에 얌전히 솟은 심학산에 올라서면 위에 열거한 동네들이 잘 내려다 보입니다.
강 건너로는 멀리 북녘땅도 살짝 보이던가....?
한국 나오실때 꼭 미리 연락주세요~
모래알님
과매기는 원래 청어를 줄줄이 꿰어 찬바람에 널어 말린 것을 말하는데
요즘엔 청어가 귀해서 대신 꽁치를 말린답니다.
꿸 관(貫)자에 눈 목(目) 자를 써서 '관목이'라고 부르던 것이 쉬운 발음으로 바뀌면서
'과메기' 또는 '과매기' 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두가지가 다 혼용되는 듯 한데
모래알님 말씀 듣고 보니 민물생선인 메기와의 혼란을 피한다는 의미에서도
'과매기'로 쓰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백문이 불여일식,
찬바람 불때쯤 웃겨님과 약속 맞춰서 함 나오시면 더 좋겠네요^^*
고등어 꽁치 참치 연어......저는 고양이 과랍니다.
그림을 보니 갑자기 밥을 먹고 싶네요.
시방이 밤 11시 30분인데 먹을 수는 없고...
내일 아내에게 졸라봐야겠어요.
오늘 통화 즐거웠습니다~~
더운 날씨에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