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속에 잠들어 있는 결혼 할 때 해 온 이불과 요 속을 뜯어보니 우윳빛 부드러운 목화 솜이 들어 있었어요 .
얼마전 그 솜을 틀어 폭신하게 만들었어요.
불현듯 예전 어머니께서 만드시던 빳빳하게 풀먹인
기분 좋은 이부자리의 촉감을 다시 맛보고 싶어서
한국이부자리를 만들기로 했어요. 첫번째로 요를 시도 했지요.
편한 것 놔두고 왜 사서 고생이냐고 질색을 하시는
시어머님을 설득해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선 무명천으로 요 솜을 쌉니다.
그 다음 과정은 이불호청을 만들어 두는 일이예요.
광목천을 풀을 먹여 말린 다음 물을 골고루 뿌려 팽팽히 당기는 작업.
이 과정이 제대로 되야 호청이 반듯해 진답니다.
그 다음 꼭꼭 밟아 풀이 고루 스미게 합니다.
밟아 놓은 호청을 다듬이 질을 합니다. 풀발이 호청에 밀착되게 하기 위해서래요.
다듬이 질로 매끈하게 풀이 먹여지면 때도 덜타고
피부에 와 닿는 촉감이 파삭하게 기분좋게 되는 겁니다.
시어머님 댁에는 아직도 다듬이 돌과 방망이가 있어요.
옛날에 진저리나게 호청을 두들기셨다는 시어머님의 다듬이질 솜씨는 능숙한 숙련공 같습니다.
힘도 그리 들어가는 것 같지 않게 가볍고 빠르게 내리치시는데
호청과 다듬이 돌이 착착 앵기는 찰진 소리가 아주 리드미컬합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다듬이돌 소리..!
내가 해보니 아주 서투네요. ^^
어머님의 다듬이질 솜씨에 감탄을 했더니 더 신명이 나서 두들기셨어요.
그 다음은 색동요를 대는 일.
그리고 호청을 씌웁니다. 이 호청씌우는 일이 만만치가 않다는 걸 알았어요.
풀을 빳빳하게 먹인 요호청에 바늘이 잘 들어가지가 않으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완성된 요를 보니 너무 이뻐요.
속을 싸고 호청을 빨아 풀먹여서 다듬이질 해서 꿰메느라 하루해가 다 가도록 공을 들였어요.
아까워서 요를 깔지 못할 것 같네요. 이건 뭐 요가 아니라 혼이 들어간 작품같았어요.
옛날에 할 수 없어 이러고 살았지
빠르고 쉽고 편리하게 사는 요즘 세상에
누가 이런 요를 만들어 쓰겠냐고 참 요즘 여자들은 좋은세상을 산다고 하셔요.
그런데 훌러덩 씌우고 벗겨서 빨 수 있는 편하고 좋은 세상 살이가 뭐가 빠진듯 허전해
그 진저리 나신다는 옛 것을 전수하려는 며느리의 심정을 아실라나..
암튼 어머님의 고생으로
이쁜 요 만드는 법을 제대로 배웠습니다.
무슨 티브이 특별 프로그램을 보는 줄 알았습니다.
<고부의 사랑> 쯤 될는지,
<우리 것이 좋은 거여> 쯤이요.
그 옛날 제 어머님이 호청을 새롭게한 요나 이불 속에 들어가
딩굴면서 느꼈던 그 냄새, 감촉이 기억나네요.
사진은 더우껴 님이 찍으셨겠군요.
구경 잘 했습니다.
아, 다듬이 방망이~~
오랜맛에 보는 군요. 글쎄 그런 것을 아직까지 시어머니께서 가지고 계신가봐요.
손수 바늘질까지...
시골에서도 거의 바늘질을 하는 모습을 보기 힘든데...
역시, 웃겨님은 우리 전통적인 삶에 깊은 멋과 향기를 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잔잔하게 흐르는 두 분의 정성과 삶을 느낄수 있네요.
밖에 개구리 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아늑하게 들려오는 밤입니다.
평화,안식,생명,기쁨...
웃겨님, 아, 색동요군요. 우리들 집에 꼭 한 개씩은 있었던..
예전 저희집은 바느질 솜씨 좋으신 할머니, 어머니 덕에 동네 시집가는 새색씨 이불은 이 두 냥반이 거의 맡아서
맹글어 주셨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밤새워서 이불, 한복 만드시던 할머니를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저는 옆에서 자투리 색천으로 인형옷(주로 한복이었어요)를 맹글면서 놀았는데,
중학교 때 가사선생님이 제 꺼 보고 얼마나 감탄을 하시든지요.^^
지금도 아련히 생각나는 것은 고부사이가 얼마나 좋으셨든지..
저는 할머니가 우리어머니를 낳으신 줄 알았다니까요.
위 사진보니 웃겨님 어머님도 참 후덕해 보이시네요.
다듬이질 칭찬에 더 신명나 하셨다고요. ^^
즈이 할머니도 그러셨는뎅.. 이런 거 배우면 고생한다고 한사코 말리시면서도..
색천갖고 노는 저를 말리진 않으시더라구요.
다, 지나간 그리운 추억이네요.
그런데, 웃겨님은 그런 추억을 되돌려 놓고 사시는군요.
부/럽/습/니/다!! 진짜루..
사진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납니다.
저는 신완식 목사님 땜에 가끔 들어오는데
그림일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공동체에 관심이 많았는데 다벨공동체를 보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구로동 민들레교회도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제가 시무하는 교회는 강릉민들레교회거든요
건물없는 교회로 요즘은 알코올상담센터 교육실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보고 글을 읽고 그냥가기가 염치 없어서
흔적 남기고 갑니다.
자주 들리겠습니다.
대단한 일을 하셨는데요. 짝짝짝 박수요.
근데 원래 네귀퉁이 각을 꼭지점에 맞추는거 아닌가요?
시어머니와며느리. 새로이 태어나는 요의 과정. 함께하는 커다란TV.
기분이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