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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뭇잎이 한창 떨어지던 지난 가을 내내

공포에 가까운 소음을 들어야 했습니다.

다름 아닌, 청소하는 소리입니다.

빗자루로 낙엽이나 쓰레기를 쓸어 담는 것이 아니라

기계로 바람을 일으켜 쓸어내는 식으로 청소를 하기 때문이죠.

 

며칠 전 뒷 뜰이 기차화통을 삶아 먹은 듯 시끄럽기에 내려다보니

청소부가 그렇게 청소를 하고 있더군요.

너무 신경이 곤두서서 집 뒤의 공원으로 피신했더니

거기서는 더 큰 기계가, 거의 비행기 뜨는 수준의 광음을 내고 있더군요.

 

온종일 그토록 시끄러운 소리를 들어도 온전할 수 있는

청소부의 튼튼한 신경줄이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가만가만 빗자루로 쓸어내거나 갈고리로 긁어모으면

 먼지도 덜 일고, 신경도 피곤하지 않아 정신수양에도 좋을텐데요.

 

아무래도 이 나라에선 성자가 된 청소부는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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