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80) 8:34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라.

 

자유에 관한 예수의 발언을 들은 유대인들은 예수에게 반론을 제기한다. 자신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으로서 종이 된 적이 없기에 자유를 얻는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유대인들은 다른 이의 종이 된 적이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 이집트와 바벨론의 지배를 받았다. 그 이외에도 여러 제국에 조공을 바친 적도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작은 나라는 생존을 보장받으려면 온갖 구차한 행동을 감수해야 한다. 예수 당시와 요한복음이 기록되던 시대에는 로마의 지배를 받았다. 자신들이 아무리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사실을 내세워도 별로 떳떳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 실제로 자유로운 백성들이었다는 뜻이 아니라 영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뿐이다.

예수는 그들에게 말한다. “죄를 범하는 자마다 죄의 종이라.” 여기서 말하는 죄는 당연히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잘못이 아니라 예수를 받아들이지 않는 행동이다. 예수를 거부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도덕한 삶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도 괜찮다는 뜻이 아니다. 도덕과 윤리가 다루는 가치보다 더 중요한 차원에 인간에게는 있다. 존재는 본질보다 우선하는 법이다. 이걸 실질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부도덕한 사람은 거기서 돌아설 가능성이 있지만, 하나님을 거부하는 사람은 거기서 돌아설 가능성이 없다. 탕자의 비유에 따르면 아버지 재산을 탕진한 동생은 아버지에게 돌아왔지만, 모범적으로 살려고 애썼던 형은 동생을 맞아들이는 아버지를 거부했다. 형은 바로 율법을 절대화한 유대인을 가리킨다. 그 율법을 근거로 예수를 거부한 유대인들은 그 율법으로 죽음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그게 바로 죄의 종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의미이다. 당사자들은 예수의 발언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받아들이지도 못할 것이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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