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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어록(367) 요 16:15
무릇 아버지께 있는 것은 다 내 것이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그가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리라 하였노라.
“아버지께 있는 것은 다 내 것이라.”라는 문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아버지의 것이라거나 내 것이라는 표현이 어떤 소유물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사랑은 소유의 대상이 아닌 것처럼 아버지의 것이나 아들인 예수의 것도 역시 소유의 대상은 아니다. 이 문장이 가리키려는 핵심은 예수가 하나님과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이 문장만이 아니라 요한복음 전체가 이 사실을 전한다. 요한복음만이 아니라 공관복음과 신약성경 전체가 이 사실(만)을 주목한다.
문제는 이 사실을 명백하게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드러나지 않고 볼 눈이 있는 사람만 볼 수 있도록 은폐되어 있다. 씨앗 안에 꽃은 드러나는 방식이 아니라 은폐의 방식으로 들어있는 거와 비슷하다. 예수가 하나님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제자들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이가 바로 진리의 영인 성령이다. 그가 와야만, 또는 그를 경험해야만 제자들은 참된 앎의 차원에서 들어갈 수 있다. 이런 설명이 손에 잡히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손에 잡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기도 외에는 이런 능력이 오지 않는다. “오소서, 성령이여!”(Veni, Sancte Spiritus)라는 기도문이 기독교의 전통 기도문에 자리를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