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5월3일

조회 수 1530 추천 수 0 2020.05.03 20:23:01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53, 부활절 넷째 주일

 

1) - “집에서 떡을 떼며 오늘 설교의 핵심 구절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우리말 성경은 언어 감수성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떡이 아니라 빵이지요. 빵이 낯설면 사실은 이라고 해야 합니다. 빵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떡이라고 번역했군요. 떡은 우리가 특별한 때 먹는 간식이지 주식은 아닙니다. 예수의 유월절 만찬과 초기 기독교의 성찬에서 사용된 빵은 특별 간식이 아니라 주식이니 이라는 번역은 잘못된 겁니다. 어쨌든지 저는 성찬대 위에 놓인 빵이야말로 초기 기독교의 정체성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내는 종교적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빵이라는 사물에 얽힌 생명의 역동성을 알아야만 창조주 하나님에게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사실은 빵만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일절 하나님의 창조 능력과 신비를 가리킵니다. 그런 세계를 아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2) 모이는 예배- 드디어 오는 주일인 510일부터 모이는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게 되었습니다. 223일 주일부터 모이는 예배가 없었으니까 오늘로 열한 번째가 됩니다. 서로 너무 오랫동안 얼굴을 대하지 못했습니다. 온라인 예배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긴 합니다. 교회를 오가는 시간도 절약되고, 예배 중에 가끔 한눈을 팔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불편한 점이 더 많을 겁니다. 일단 온라인으로는 예배를 드렸다는 실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기도를 드리고 찬송하는 느낌은 아주 특별한 겁니다. 어떤 가수의 노래를 유튜브로 듣는 거와 콘서트장에서 직접 듣는 차이를 생각하면 됩니다.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과 영상 통화하는 거와 직접 만나는 거를 비교하면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테니스 선수 페더러의 시합을 화면으로 보는 거와 직접 코트에서 보는 거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납니다. 말이 길었네요. , 오는 주일부터 모이는 예배가 시작되니, 기대하십시오. 다만 아직도 거리 두기를 해야 하니 모든 교우가 한꺼번에 모일 수는 없습니다. 격주로 예배에 참석한다는 기준을 놓고 편한 날짜에 오시면 됩니다. 510일은 모이는 예배로 첫 주일이라 혼잡할지 모르니 아주 급하지 않은 분들은 한 주 건너서 오십시오. 마스크를 쓰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3) 운영위원 회의- 모이는 예배가 없을 때는 단톡방에서 운영위원 회의를 열었습니다. 오늘 오랜만에 운영위원들이 모였습니다. 한 위원이 빠지고 다 모였습니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낸 것으로 보입니다. 위원장 정*진 장로가 기도하고 회의를 주도했습니다. 그 내용은 아마 교회 홈페이지와 교회 밴드에 올릴 겁니다. 발열을 확인하는 온도계를 비롯한 방역 물품 구매 등에 관한 제반 사항을 의논하고 업무를 분담했습니다. 책상과 의자 배치를 가능한 한 거리를 띄우는 방식으로 새롭게 했습니다. 오는 주일에 처음으로 와 보시는 분은 교회당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장면을 보게 될 겁니다. 일단 자리를 앞으로 당겨서 각각의 자리를 조금이라도 벌렸습니다. 설교단은 뒤로 물렸습니다. 우리 예배처소의 강단은 회중들이 앉는 자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넓습니다. 설교단이 뒤로 물러가도 전혀 어색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성찬식을 실행하게 될 때는 교우들이 강단에 올라와서 빵과 포도주를 받게 될 겁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시간이 있는 운영위원들과 인근 칼국수 집에서 간단히 국수 한 그릇씩 먹고 헤어졌습니다. 운영위원들은 매 주일 교회에 나와야 하지 않을는지요.

 

4) 17- 무슨 숫자일지 궁금하시지요? 오늘 예배에 참석한 분들의 숫자입니다. 운영위원들이 참석했고, 모이는 예배에 필요한 물품을 가져온 교우, 주보 담당하신 교우 등등입니다. , 다섯 살 서윤이는 숫자에서 빠졌군요. 이런 정도 숫자만 모여도 예배 분위기가 살아났습니다. 설교자인 저 역시 현장에서 귀를 기울이는 교우들을 보니 뭔가 뿌듯한 기분이 전달되었습니다. 어떤 주일에는 저를 포함하여 네 사람이 예배드린 적도 있습니다. 아무리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도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으니 뭔가 비어 있는 듯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갑작스럽게 더 나빠지지 않는 한 최소한 오늘 정도의 분위기는 유지되지 않겠습니까.

 

5) 예배 위원- 510일 둘째 주일의 예배 위원을 다시 알려드립니다. 예배 준비 및 정리는 이찬수(안내) 현승용 이상배 신명선 고향선입니다. 예배 사회자는 류동규, 성경봉독자는 방성수, 반주는 심현지입니다. 반찬 준비와 설거지는 없습니다. 언제까지일지 모르나 식사 친교와 성찬식과 어린이 주일학교는 진행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56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종식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 단계로 넘어가겠다고 합니다. 오늘(53) 중앙재난대책본부의 브리핑 중에서 교회와 관련된 대목만 뽑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종교시설과 체육시설, 학원, 유흥시설 등 고위험 시설에 대해서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운영을 하되 지역의 방역 상황에 따라 지자체 재량으로 운영 자제와 같은 행정명령을 실시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대구샘터교회처럼 정부 시책을 적극적으로 따르는 교회도 별로 많지 않아 보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행된 기간에는 일절 모이는 예배를 하지 않았거든요.

 

6) 전자 오르간- 아무개 부부 집사가 가정에서 사용하던 전자 오르간을 교회에 기증하여 오늘 오후에 설치했습니다. 오늘 이전 설치하고, 오르간 마이스터의 조율을 끝낸 전자 오르간 소리를 들으니 우리 교회당에 딱 맞는 소리를 내더군요. 회중석에 볼 때 강단 오른편에 설치했습니다. 그곳에 있던 물건은 왼편 공간으로 옮겼습니다. 사진으로나마 한 번 보십시오. 시야가 확 트여서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그 장면을 본 박 권사의 말이 예배당 분위기가 갑자기 고급스러워진 것 같습니다.”라고 하네요. , 가난한 교회는 조금만 달라져도 크게 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행복한 겁니다. 소리는 오리지널 파이프 오르간 못지않습니다. 저는 노래를 잘하지 못하고 악기도 잘 다루는 게 없지만, 귀는 예민한 편이라서 예배에 맞는 악기 소리가 뭔지는 분간할 줄 압니다. 우리 교회 예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게 분명하니, 기대하고 와 보십시오. 반주자들이 조금 일찍 와서 악기를 손에 익혀보기 바랍니다. 가능하면 예배 전에 어떤 곡을 연주하면 좋을지 선곡해놓으면 좋겠습니다. 전주 소요 시간은 대략 15분이면 좋을 듯한데, 반주자 형편에 따라서 하십시오.

    IMG_2850.JPG

    오르간을 이전 설치하고 조율하신 오르간 마이스터이십니다. 작업이 끝나고 돌아가는 분을 제가 붙잡아 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는 분이신데, 바쁜 주일에 불러서 죄송했습니다. 제가 교회에 있을 때 와달라고 부탁을 드렸거군요.

     IMG_2857.JPG  설교단을 안쪽으로 옮기고 전체 강단을 찍은 사진입니다. 원래 있던 설교단 위의 전등은 신*국 집사가 주중에 한번 들려서 옮겨 달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예배 때 설교단 뒤에 앉아 있게 될 겁니다. 아래는 뒤에서 찍은 전체 교회당 모습니다. 강단이 넓어져서 이전 모습과 달라보일 겁니다.

     IMG_2858.JPG


7) “볼레로”-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그동안 교회에 왔어도 숨죽이고 살짝 예배만 드린 채 쏜살같이 돌아갔는데, 오늘은 교회당 정리도 하고, 회의도 열고, 칼국수도 먹고, 오르간도 설치하고, 1층 카페에서 커피도 한잔 마셨습니다. 꽉 채운 하루였습니다. “MOOD” 카페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시겠지요. 여전합니다.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지난 주일에도 주간일지에 적었지만, 음악이 클래식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제가 들어갔을 때 인상 깊었던 음악은 라벨의 볼레로였습니다. 카페 출입문 앞에 핀 꽃은 오늘도 화사했는데, 깜빡하고 사진으로 찍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봄비가 온종일 오락가락했습니다. 단비네요. 덕분에 주차장에 세웠던 카니발과 다른 교우의 차도 깨끗해졌습니다. 요즘 꽃가루가 지천입니다. 꽃가루 알레르기 있는 분들은 불편하시겠군요. ,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바뀐 일상을 행복하게 보내십시오. 저도 잘 보내겠습니다.

 

8) 헌금: 1,470,000(통장 입금 5월3일 낮 1230분 기준)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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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Nomad

2020.05.03 22:11:53

8) 헌금: '~(~ 4월26일~)을 '~(~5월3일~)'로 수정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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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20.05.04 19:35:21

오랜만에 다시 모여서 드리는 예배가 참 감격스러울 듯 합니다.

담주에는 오르간 반주도 기대되구요.

대구샘터교회 예배실이 강의실 같군요. 책상이 있어서 편할 듯 해요.


어제는 예배시간에 봄비가 촉촉히 내렸어요.

예배 말미에 암환자를 위해 기도해 주실 때 

남편의 '아멘'소리가 유난히 크더군요.ㅎㅎ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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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20.05.04 19:38:12

참, 예배를 인도하시는 분의 음성이

대구샘터교회 예배의 품격을 한층 더해주신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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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0.05.04 20:39:52

사회자가 서울 분인데다가 가르치는 일을 하는 분이라서 그런지

제가 옆에서 보기에도 예배 진행을 흠잡을 데 없이 잘 하십니다. 

웃겨 님의 말씀을 제가 정확하게 전달하겠습니다. 

그쪽 지역도 요즘 송화가루가 장난이 아니게 날리지요? 

오늘 앞 산을 보니 송화가루가 바람을 타고 연기처럼 피어오르더군요.

어디선가 불이 난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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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25일 예수님의 시험 (1)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 (막 1:13) 마가복음 기자는 예수님의 광야에서 40일 동안 머물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았다고 설명합니다. 아직 공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기도 전에 사탄으로부터 시험을 받는다는 것은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 마가복음은 이 사건을 단순사실로 보도하는데 그칩니다만, 다른 공관복음서 기자들은 그 시험을 세 가지 종류를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돌을 빵이 되게 하라, 성전에서 뛰어내려...

예수 그리스도 (막 1:1), 3월21일 [4]

  • 200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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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21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막 1:1)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본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표현이 어떤 사본에는 생략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루터는 1절 말씀을 이렇게 번역했군요. “이 책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의 시작입니다.” 이렇게 사본에 따라서 성서의 내용이 아주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들쑥날쑥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현재 발견된 수천 개에 이르는 사본 중에서 동일한 게 전혀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 오늘 우리가 자세하게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요. 다만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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