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94, 창조절 1

 

1) 무 마데테스- 이번 설교의 키워드는 내 제자입니다. 예수께서 “... 하지 않으면 μου μαθητής’(무 마데테스)가 될 수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싯다르타에게도 제자가 많았으나 그는 내 제자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그렇게 발언한 적이 있을지 몰라도 싯다르타의 기본 가르침에 따르면 예수께서 말씀하신 내 제자개념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불교 신자들은 싯다르타를 따르는 게 중요하지 않고 각자의 불성을 찾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설교에서 짚었듯이 내 제자라는 표현이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강한 울림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예수님과의 특별한 결속을 포함하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 아버지나 어머니가 자식에게 내 아들’, ‘내 딸하고 부를 때 특별한 결속을 가리키듯이 말입니다. 저도 앞으로 무 마데테스가 가리키는 세계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 외에 다른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교우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2) 운영위원회- 다음 교인총회 때까지 이*배 집사가 운영위원장 대행을 맡았습니다. 담임 목사 교체기라서 할 일이 많습니다. 94일 예배 후에 운영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아래 와 같이 세 가지를 결정했다고 제가 문자를 받았습니다. 청빙위원회 재가동, 운영위원장 대행이 청빙위원회에 들어감, 정 목사 은퇴 준비. 앞으로 넉 달 동안 제가 맡은 일은 잘 감당하겠습니다. 핵심적으로 청빙위원회가 추천한 분이 교인총회에서 은혜롭게 통과되도록 하는 일, 내년에 예배 담당자를 찾는 일, 운영위원들과 협력해서 차기 운영위원장을 선정하고, 이런저런 사유로 빠지게 될 부서 부장을 선정하는 일, 등등입니다. 이번 회기의 운영위원들에게 맡겨진 숙제가 제법 무겁습니다. 새로운 목사가 오더라도 교회 사정을 잘 모르니까 운영위원장과 운영위원들이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교회 일을 살펴야겠습니다. 모두가 일당백을 하실 분들이니까 저도 마음이 든든합니다. 저는 앞으로 남은 열여섯 번의 주일 공동예배를 더 철저히 준비하고 이끌어가겠습니다. 행복한 마음으로!

 

3) 재정보고- 재정부(부장 이*배 집사)8월 재정 보고를 주보에 올렸습니다. 작은 살림살이지만, 우리는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정 살림살이도 마찬가지인데, 수입 많으면서도 늘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적은데도 풍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교회 재정 운용에서 가장 바람직한 기준을 교회 자체 비용 30%, 전업 목회자 사례 30%, 교회 밖으로 나가는 비용 40%입니다. 대구 샘터교회가 처음부터 이런 기준을 실현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제가 떠나는 시점에 이르도록 미완성의 꿈으로 남았습니다. 교회 밖으로 나가는 비중이 현재는 대략 25% 내외입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교회 재정이 안정적으로 운용되면 조금씩이라도 늘려나가야겠지요. 십일조 헌금이나 각종 감사헌금 없이 자발적인 월정헌금만으로 현재와 같은 수준의 재정 운용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교회에 등록하지 않은 분들의 헌금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수 입

지 출

헌금

1

1,560,000

예배부

50,000

주보인쇄

2

1,700,000

교육문화부

0

 

3

1,510,000

봉사경조부

132,090

간담회 간식

4

2,000,000

나눔선교부

1,600,000

정기후원(17)

5

0

어린이부

0

 

기타

0

청소년부

32,000

모임 간식비

소 계

6,770,000

사무관리부

1,441,615

예배처소 임차료,

차량관리비, 체어슈즈 외

기 타

예금

이자

0

재정부

3,705,800

목사사례비(230)

퇴직적립, 일반적립 외

합 계

6,770,000

합 계

6,961,505

당월잔액

-191,505

전기이월

20,348,573

차기이월

20,157,068

총 합 계

27,118,573

총 합 계

27,118,573


4) 서윤이- 오늘 성찬 예식에 어린이를 대표해서 서윤이가 참석했습니다.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아는 어린이입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초기 회중 없이 온라인으로만 예배드릴 때 서윤이는 유튜브 관리 집사 아빠를 따라서 매 주일 그 자리에 나왔습니다. 사회자, 반주자, 유튜브 관리자만 나온 예배에 서윤이가 함께해서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오늘 성찬식에서 어른들과 똑같은 태도로 의젓하게 빵을 받았습니다. 제 앞에 선 서윤이를 보자 새로운 멘트가 생각나서 서윤이 손에 빵을 놓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린이를 특별히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몸입니다!” 다른 교우들도 서윤이를 특별하게 생각하더군요. 오늘 엄 집사가 예배 시작 전에 서윤이를 부르더니 예쁜 선물을 주던데,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저의 야무진 꿈인데, 서윤이 결혼 주례를 제가 보려면 좀 오래 살아야겠습니다.

 

5) 서울샘터교회- 9월부터 첫 주일에 서울 샘터교회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대면 예배를 일정하게 드리지 못했습니다. 11시에 드리는 대구 샘터교회 유튜브 예배에 적응된 분도 있습니다. 오늘은 다른 주일보다 참석 교우들이 늘었습니다. 어린이도 세 명이나 왔네요. 앞으로 어린이 모임을 계획하나 봅니다. 예배 후 2부 순서에서 정 목사가 대구 샘터교회를 올해 말로 은퇴하게 된 사정을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 재미있으라고, 내년부터는 정 목사가 서울 샘터교회 담임 목사만 하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샘터교회에는 제가 마음에 빚이 많습니다. 초창기에는 매주 가다가 두 번으로 줄다가 언제부턴가 월 1회만 올라갑니다. 당분간이라도 서울 샘터교회를 조금 더 살펴야겠습니다. 모임 후에 목사 두 가정과 운영위원 대표 가족, 8명이 교회당 근처 삼계탕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서울을 오가면서 KTX 객실 안에서 저는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나는 뇌가 아니다를 읽었습니다. 표지를 여기 보여드리겠습니다. 최근의 신경과학, 정신철학에 관한 깊은 논의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다 따라가기 힘들지만, 쓴 보약 먹는다는 각오로 읽어보세요.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차에서 책 읽기는 우리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순간에 속합니다.

      0904.JPG

 

6) 이모저모- 매월 첫 주일 저녁에 어린이 주일학교 설교가 동영상으로 올라갑니다. 부장 유*미 집사가 김*일 목사에게 간곡하게 부탁해서 동영상 설교를 받는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테니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그 기회를 잘 붙들기 바랍니다. (https://youtu.be/L_AsY2tDZjI) 서울 샘터교회 교우들도 어린이 설교 유튜브에 접속하더군요./ 후반기 수요 성경공부는 비대면으로 진행합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8시에 정용섭채널로 들어오면 됩니다./ 최근 우리 교회 교우 중에서 코로나에 확진된 분들이 제법 됩니다. 이로 인해서 대면 예배에 나오지 못한 분들만 해도 3명입니다. 모두 처한 상황에 따라서 지혜롭게 대처하기 바랍니다. 터널 끝이 멀지 않았습니다./ 예배처소가 있는 건물 1층에는 카페와 반려견 센터가 있습니다. 최근에 반려견 센터 버들강아지가 이사했습니다. 다른 업종이 들어오는지 공사 중이더군요. 다행히 주일에는 공사가 없습니다. 그동안 버들강아지가 주일 아침에도 일찍 문을 여는 바람에 우리도 편리했습니다. 이제 그런 일이 없게 되었으니 예배위원들은 현관문의 안전장치를 푸는 방법을 배워두십시오. 오늘도 일찍 오신 분이 문이 닫혀 있어서 기다렸다고 합니다./ 추석 연휴가 9~12일에 이어집니다. 즐거운 추석을 보내십시오. 멀리 출타하는 분들은 사고 없기를 바랍니다. 여건이 허락하는 분들은 교회 현장예배에 오십시오. 이름도 어색한 태풍 힌남노96일 새벽에 남해안에 도착한다고 하네요. 큰 사고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7) 헌금- 94: 900,000(온라인 310,000, 현장 590,000/ 미등록 교우- *, *, 무명)/ 통장: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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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물(物) 154- 냄비꼬지우동 file [2]

  • 2022-10-04
  • 조회 수 566

매월 첫째 주일 동대구역 식당가 분식집에서 국수를 사 먹는다.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가락국수, 두 번째는 냄비계란우동, 이번에는 냄비꼬지우동이다. 한 단계씩 업그레드되었다. 꼬지가 들어가니 새로운 맛이다. 동행과 담소하느라 다 비우지 못했으나 서울역에 도착할 때까지 배는 든든했다. 다음 달에는 무얼 먹을지 지금부터 입이 근질거린다. 간사한 입!

주간일지 10월2일 창조절 5주 file

  • 2022-10-03
  • 조회 수 1248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10월2일, 창조절 5주 1) 죽음 돌파- 이번 설교 제목인 ‘은혜의 시원적 깊이’가 가리키는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서 죄와 죽음이 극복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저는 설교 마지막 단락에서 “제자들과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에게 나타난 그 하나님을 믿고, 죽음을 우회하지 않고 평화롭고 용감하게 정면 돌파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죽음 돌파’야말로 그리스도교 복음의 핵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죽음이 폐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은 이렇게 ...

물(物) 153- 붉은 코스모스 file [2]

  • 2022-10-01
  • 조회 수 460

아무리 오래 들여다봐도 질리지 않는다. 기하학적으로 완벽한 그 모양과 인조물감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색깔 하며, 지금 이 절기에 딱 들어맞는 꽃이다. 전혀 돌봐주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때맞춰서 꽃을 피워낸 네가 기특하고 고맙고 대견하다. 거기 머물고 싶을 때까지 머물다가 네가 원할 때 미련 없이 떠나면 된다.

물(物) 152- 온갖 것 file [8]

  • 2022-09-30
  • 조회 수 875

우리 집 마당 꽃밭 일부다. 온갖 것이 모여있는 우주다 이름 있는 화초도 있고 이름 없는 잡초도 있다. 눈에 보이는 벌레도 있고 보이지 않는 생명체도 우글댄다. 온갖 것들이 한데 어울려 잘 지낸다. 키 큰 친구는 큰 대로 작은 친구는 작은 대로, 움직이는 것들을 움직이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들은 고정된 채로 아무 불평 없이 잘 지낸다. (그들의 불평을 내가 알아듣지 못할지 모르지만) 모두 뿌리를 땅에 내리거나 땅에 기댈 줄 알기만 하면 된다.

물(物) 151- 창밖 풍경 file

  • 2022-09-29
  • 조회 수 990

매일 아침 식탁에서 바라보는 남창 밖 풍경이다. 왼편은 대나무, 오른편은 참나무와 소나무, 가운데 가장 가까운 곳에는 벚나무 한 그루, 거기서 오른쪽으로는 작파 직전의 텃밭. 식탁에는 에스프레소 한 잔, 슬라이스 치즈가 올라간 곡식 빵 한 조각, 몇몇 과일과 삶은 달걀, 그리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 왼편 동산에서 떠오르는 태양이 가을 아침 안개의 냉기를 데우기 시작한다. (2022.9.29.07:25)

물(物) 150- 거미 file

  • 2022-09-28
  • 조회 수 684

겨울 양식을 준비하느라 바쁜지 요즘 나무와 처마 밑 곳곳에 거미들이 진을 쳤다. 자식 거미에서 생존 기술을 가르치는 중이다. 우리가 평소 눈여겨보지 않는 곳곳에서 온갖 생명체들이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생명을 이어간다는 사실이 재미있기도 하고 가슴을 떨리게도 한다. 인간 세상 곳곳도 그러하지 않겠는가.

물(物) 149- 호박 속 file [2]

  •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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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텃밭에서 두 번째로 얻은 늙은 호박을 반으로 잘랐더니 벌어진 풍경이다. 호박 속 색깔이 장난이 아니다. 저 안에 든 씨앗 하나가 땅에 뿌리를 내리기만 하면 자신보다 수백 배, 수천 배 큰 호박을 수없이 생산한다. 이보다 더 놀라운 기적이 어디 있겠나. 우리의 일상에서 늘 오병이어가 발생하는 중이다. 달콤하고 고소한 호박죽이 아침 대용식으로 나왔다.

주간일지 2022년 9월25일, 창조절 4주 file

  •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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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9월25일, 창조절 4주 1) 거지 나사로- 이번 설교 본문에 나오는 한 부자와 거지 나사로는 두 종류의 인간상을 대표합니다. 거지 나사로는 한평생 고달프게 살다가 죽어서 아브라함 품에 안겼다고 합니다. 저는 죽음 이후에 관한 성경 이야기는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근원적 사태에 관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나사로는 죽음 이후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이미 아브라함 품에 안긴 겁니다. 이게 믿기 어렵겠지요. 겉으로 드러난 그의 삶은 지옥과 같았으니까요. 그는 그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

물(物) 148- 해바라기꽃 file

  • 202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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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순에 피기 시작한 해바라기꽃이 지금 9월 하순까지 생기를 크게 잃지 않는다. 키가 작고 꽃송이도 작아서 미숙아 같으나 이들로 인해서 등불을 매단 듯 마당이 환해졌다. 신혼부부가 애가 없어서 애를 태우다가 늦어도 한참 늦은 나이에, 그래서 포기했던 아이를 얻은 기분이다. 네가 이렇게 뜻밖의 손님으로 우리 집을 찾아오다니 너로 인해서 나는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단다. 곧 떠날 테지만.

물(物) 147- 중국집 우동 file

  •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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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발인 예식을 마치고 북안 중국집에서 우동 두 그릇을 시켜놓고 아내와 마주 앉았다. 죽은 자는 화장터로 가고 살아있는 자는 뭔가를 또 먹는다. 우동 국물의 구수한 맛과 면발의 쫄깃한 식감을 입안 가득 느끼면서!

물(物) 146- 일출 file

  •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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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2일 오전 6시 11분 원당 마을 동편 언덕 위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실물보다 사진이 더 멋져 보일 때도 있으나 이번만큼은 사진이 말도 못 하게 초라해 보인다. 일출 순간이라서 풍경이 초 단위로 바뀐다. 중천으로는 웬만해서는 보이지도 않는 그믐달이, 아기 천사가 타고 있을지 모르는 배처럼 보이는데, 어떤 시구처럼 망망대해를 ‘구름에 달 가듯이’ 미끄러지듯이 아주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내 평생에 본 하늘 풍경 중에서 ‘베스트 텐’에 꼽힐 수 있는 풍경을 오늘, 조금 전에 본 셈이다. ...

물(物) 145- 마지막 순간 file

  • 2022-09-21
  • 조회 수 936

자기 운명이 여기까지인 걸 아는지 햇살 쏟아지는 꽃잎 위에서 한 마리 메뚜기가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다. 마지막이 새로운 시작일지 모르니 걱정하지 말고 잘 가거라.

물(物) 144- 현풍제일교회 file

  • 2022-09-20
  • 조회 수 802

9월 14일 입관 예식과 9월 16일 발인 예식이 있어서 논공 아무개 요양병원 장례식장에 갔다가 나에게 제2의 고향이라 할 현풍에 연이어 두 번 들렸다. 논공에서 현풍은 코앞이다. 그곳에는 내가 만으로 서른세 살부터 마흔네 살까지, 그러니까 1986년 6월부터 1997년 12월까지 12년 동안 담임 목사로 지냈던 현풍제일교회가 있다.

주간일지 2022년 9월18일, 창조절 3주 file

  •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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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9월18일, 창조절 3주 1) 베레 호모- 이번 설교에 vere Deus vere Homo라는 라틴어 신학 개념이 나옵니다. ‘참된 하나님, 참된 사람’이라는 뜻으로, 그리스도교가 예수님의 정체성을 규정한 단어입니다. 이번에는 주로 베레 호모에 핀트를 맞췄습니다. 디모데전서 그리스어 본문은 중재자의 성격을 말하면서 ‘안트로포스’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일반 학문에서 사용하는 인간학(anthropology)이 이 그리스어에서 온 겁니다. 신약성경은 예수님의 정체성을 말할 때 ‘사람’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습...

물(物) 143- 블라인드 file

  • 2022-09-17
  • 조회 수 421

두 주일쯤 전 동틀 무렵 동편 창문에 걸린 블라인드 줄을 살짝 당겨 조정하자 서편 벽에 기하학적인 미술작품이 출현했다. 다음에는 저 앞에 내 몸 그림자를 겹쳐봐야겠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로부터 그 이후 수많은 물리학자까지 왜 광학에 몰두했는지,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느낌만은 알겠다. 신비한 힘에 끌린 게 아닐는지.

물(物) 142- 이발 가위 세트 file [2]

  • 2022-09-16
  • 조회 수 1334

오래 벼르고 벼르다가 이발 가위 세트를 사달라고 아내에게 부탁했더니 깔끔하고 성능 좋게 생긴 저 친구가 배달되었다. 9천4백 원이다. 뿌듯하다. 한 번 사용했으니 이미 본전은 뽑은 셈이다.

물(物) 141- 달과 목성 file

  • 2022-09-15
  • 조회 수 1162

한 지인이 추석날 밤 목성 봤어요, 하고 묻는다. 달만 보고 목성은 못 봤는데요. 목성이 불덩이처럼 크게 빛났는데요, 한다. 추석 다음 날 9월11일 주일 밤에 작심하고 목성을 찾아서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수준이 낮은 똑딱이 카메라에 담았다. 10시 방향에서 반딧불처럼 빛나는 물건이 목성인가 보다. 인터넷 사전에 이렇게 나온다. 목성의 반지름은 지구의 11.2배, 부피는 지구의 1,300배가 넘으며, 질량은 지구의 318배 정도이다. 태양계 너머 우주까지 갈 것 없이 태양계만 생각해도 지금 내...

물(物) 140- 머리카락 file

  • 2022-09-14
  • 조회 수 876

지난 연휴 첫날 9월9일 집에서 머리를 깎았다. 셀프를 원했으나 아내가 굳이 자기가 깎아야 한다고 하여 못 이기는 척 얌전히 의자에 앉았다. 다 깎은 머리카락을 모으니 95%가 흰색인 털이 수북하다. 두 손으로 감쌌다. 촉감이 좋았다. 온기마저 느껴진다. 한 줌 재처럼 보인다. 내 겉모습의 미래다.

물(物) 139- 사과 file

  • 2022-09-13
  • 조회 수 850

9월9일 연휴 첫날 갓바위로에 있는 **카페에 잠시 들릴 일이 있었다. 손질 잘 된 정원 한쪽에서 불디 붉은 사과가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요즘 보기 힘든 홍옥인가? 이브와 아담처럼 사과를 따서 한입 깨문다면 해, 흙, 탄소, 물, 안개, 곰팡이, 벌, 나비, 구름, 비 등등이 함께 어우러져 집단 지성과 집단 노동으로 만들어낸 그 무언가가 입안 가득 채워지리라. 아래와 같은 함민복의 시 <사과를 먹는다>가 기억나는 순간이다. 사과를 먹는다 사과나무의 일부를 먹는다 사과꽃에 눈부시던 ...

주간일지 9월11일, 창조절 2주 file [2]

  • 2022-09-12
  • 조회 수 1418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9월11일, 창조절 2주 1) 거짓 선지자- 렘 28장에 나오는 하나냐 선지자와 예레미야 선지자의 공개 논쟁은 당시 고대 유다가 처한 상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이번 설교에서 간략하게 설명한 것처럼 하나냐는 하나님의 개입으로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심판이 기다린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냐가 유다 백성에게 ‘거짓’을 믿게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그 말은 곧 하나냐가 거짓 선지자라는 뜻입니다. 참된 선지자와 거짓 선지자를 당장 분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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