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7월31일, 성령림후 8주

조회 수 932 추천 수 0 2022.08.01 13:40:54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731, 성령강림 후 8

 

1) 긍휼- 설교 제목 하나님의 긍휼과 거룩하심에서 긍휼이라는 단어가 젊은 교우들에게는 낯설 겁니다. 일상 대화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거든요. 인터넷 사전에 긍휼(矜恤), 불쌍히 여겨 돌보아줌이라고 나옵니다. 설교에서 저는 그 뜻을 일상 표현으로 정말 불쌍해 죽겠어.”라고 설명했습니다. ‘죽겠어.’라는 표현이 부정적으로 들리기는 하겠으나 한민족의 언어 습관에서 볼 때 이보다 더 정확한 건 없습니다. 하나님을 긍휼하신 분으로 경험하는 것이 최고 수준의 믿음이라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새롭게 느껴지시나요?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우리 모두 불쌍합니다. 아프고 외롭고 늙고 죽는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주제 파악못하는 실존도 불쌍한 겁니다. 행복해지려고 평생 안간힘을 쓰지만, 대다수는 거기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합니다. 불쌍히 여기는 하나님의 눈으로 우리가 가족과 이웃을 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갈 겁니다. 이게 쉽지 않겠으나, 그래서 우리가 예수를 믿어야 하는데, 가는 데까지 가봅시다.

 

2) 운영위원회- 예배 후에 운영위원회 정모가 열렸습니다. ‘오늘 특별 안건이 있나요?’라고 제가 묻자 위원장이 특별 안건은 없습니다.’라고 해서 저는 양해를 구하고 빠졌습니다. 가능하면 담임 목사 없이 운영위원회를 운영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꼭 참석해야 할 상황이면 참석하겠습니다. 운영위원회 체제로 돌아가는 교회가 우리나라에 드물 뿐만 아니라 일반 신자가 위원장인 교회는 더더욱 드뭅니다. 우리 교회의 운영위원회는 실험적인 겁니다. 실험적인 게 무조건 좋다거나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쪽으로 기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서로 노력해서 좋은 쪽으로 끌고 가야겠지요. 구성원들 사이에 생각이 다를 때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모든 사안을 다수결로 결정할 수도 없어요. 충분히 숙고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운영위원들은 교회 전체를 대표하니까 교우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제가 가끔 사용한 단어를 쓴다면 집단 지성집단 영성이 필요합니다. 한국교회에서 아주 드물게 시행하는 제도이니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자부심, 또는 자신감을 가져도 좋습니다.

 

3) 휴가철- 한창 휴가 시즌입니다. 교우들은 휴가를 어떻게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서 여기저기 몰려다니는 여행은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서 외국 여행도 힘들 거고요. 핑곗김에 돈도 절약할 수 있으니까 아예 집콕으로 휴가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자녀들이 없거나 성년이 되었으면 그렇게 지내는 게 좋으나 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아무래도 어딘가를 다녀오고 싶어지겠지요. 말을 들어보니 부자지간, 모녀지간 여행을 다녀오는 교우들도 있더군요. 저도 딸들에게 나를 빼고 어머니와 여행 가봐라, 하고 말합니다. 휴가철이라서 교우들이 예배에 적게 참석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평소처럼 나오셨네요. 예배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것은 은혜입니다. 억지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 교회는 예배 참석에 특별한 메리트가 없습니다. 경배와 찬양 형식의 재미는 없고, 예배 참석을 체크하는 것도 아니고, 예배에 왔다가 마음 편히 교우들과 친교를 나눌 수도 없는 상황이고요. 번듯한 예배당이나 주차장도 없고요. 그런데도 꾸준하게 예배에 나오는 걸 보면 예배 영성이 자리 잡았다고 보는 게 맞겠지요. 예배를 계획하고 설교를 준비하는 담임 목사로서 이런 현상을 기쁘게 생각하고, 더 나아가서 책임감도 더 느낍니다. 저는 따로 휴가가 없습니다. 늘 휴가처럼 보내니까요. 요즘은 수요공부 모임도 방학에 들어가서 책 읽기를 더 열심히 하는 중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테니스 운동과 책 읽기가 가장 좋은 휴가 보내기 방식입니다. 시원해지는 9월이나 10월에 주일을 끼고 며칠간 동생들이 있는 서울을 다녀올 생각입니다. 아직 날짜는 정하지 않았는데, 정해지면 운영위원회의 허락을 받겠습니다. 휴가를 멀리서 보내고 있거나 앞으로 보낼 교우들은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4) 의자발캡- 오늘 신*국 운영위원장 부부가 큰 상자를 하나 들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오시더군요. 뭐냐고 물었더니 의자발캡이라고 하네요. 교우들이 예배드리면서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앉을 때 큰소리가 나서 교체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오래 신은 신을 갈아신는 겁니다. 예배 후에 운영원장이 교우들에게 나눠주면서 각자 교체해달라고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나서니까 금방 해결되었습니다. 다음 주일 예배 때는 부드러운 소리가 날 테니 기대해보세요. 의자발캡 말이 나오니까 처음 이곳으로 예배처소를 옮기던 때가 생각납니다. 벌써 6년 전, 딱 이맘때 8월입니다. 햇수를 제가 기억하는 이유는 그해인 2016년 가을에 한 달간 안식월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는 수성구 들안길 근처 공간울림이라는 예술공간에서 예배드렸습니다. 거기서 200811월부터 20168월까지 예배드린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전에는 경산시 진량읍 우림아파트에서 모였고요. 세월이 빠르게 지납니다. 언제까지 이 장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을지도 궁금하고요. 우리는 지금 유목민처럼 생활하는 중입니다. 쉽게 짐을 싸고, 옮겨서 다시 짐을 풀고, 또 싸고 풀어야겠지요. 오늘 의자발캡을 갈면서 떠오른 단상이었습니다.

 

5) 이모저모- 복음과 상황8월호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읽을거리가 제법 되는군요./ 오늘 예배에 손님들이 오셨습니다. 한 분은 김*일 목사의 누님입니다. 부산에 사는데 조카 연주회에 참석차 왔다가 예배도 나오셨습니다. 우리 교회 온라인 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와 인사를 나누면서 저의 설교에 은혜를 많이 받는다고 덕담을 주시더군요. 언젠가 다시 뵐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또 다른 가족은 경산에서 목회하는 목사 부부와 딸입니다. 저도 처음 봅니다. 휴가 중이라서 우리 교회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차라도 대접할까 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가고 다음 주일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730() 저녁 730분에 김*일 목사 박*혜 집사의 첫째 딸이 남편과 함께 부부 듀오 콘서트바이올린 연주회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었습니다. 여러 교우가 나들이 겸해서 다녀왔다고 합니다. 첫째 딸은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독일에서 살면서 바이올린 교사로 활동 중입니다. 이번 주말에 독일로 돌아갑니다. 모든 가족에게 주님의 평화가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회 온라인 예배에 종종 들어오십시오./ 오늘 주보 표지 사진을 보셨겠지요. 옥수수수염입니다. 현대 감각으로 물들인 머리라고 해도 믿을 듯합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신기한 것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습니다. 다시 여기에 사진을 올립니다.

     옥수수수염.JPG

 

6) 헌금- 731: 2,060,000(온라인 1,170,000, 현장 890,000, 미등록 교우 황*, 무명씨)/ 통장: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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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일지, 대구샘터교회, 2022.9.4. 창조절1주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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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9월4일, 창조절 1주 1) 무 마데테스- 이번 설교의 키워드는 ‘내 제자’입니다. 예수께서 “... 하지 않으면 ‘μου μαθητής’(무 마데테스)가 될 수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싯다르타에게도 제자가 많았으나 그는 ‘내 제자’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그렇게 발언한 적이 있을지 몰라도 싯다르타의 기본 가르침에 따르면 예수께서 말씀하신 ‘내 제자’ 개념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불교 신자들은 싯다르타를 따르는 게 중요하지 않고 각자의 불성을 찾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설교에서 짚었듯이 ...

물(物) 133- 늙은 호박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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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텃밭에 심은 늙은 호박 모종이 저런 호박을 맺었다. 지름이 30cm 조금 넘고 무게는 몸 계량 방법으로 5~6kg은 되지 싶다. 저 늙은 호박 덩굴의 뻗어가는 힘은 어떤 외계 생물체를 보는 듯하다. 거칠 게 없는 기세가 보는 사람을 두렵게 할 정도다. 뻗은 덩굴 줄기를 실측하지는 않았으나 다 합하면 눈짐작으로 최소한 50m 길이는 족히 된다. 직접 만져본 분들만 알겠지만, 표면이 얼마나 딱딱한지 힘이 약한 사람은 칼을 써도 흠집 하나 내지 못할 것이다. 지구가 아직은 살아있다.

물(物) 132- 나팔꽃 file [4]

  •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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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디흔한 나팔꽃이 전혀 돌보지 않았는데도, 아니 나에게 잡초 대우를 받았는데도, 용케 살아남아서 꽃을 피웠다. 생존을 향한 열정이 치열하다 못해 거룩하다. 수술과 암술이 자리한 중앙 부분에 아침 햇살이 닿자 아주 작은 용광로처럼 변했다. UFO의 출현이라 해도 믿겠다. 일주일 전 어떤 한순간!

물(物) 131- 방울토마토 file [2]

  •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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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우에게서 얻은 방울토마토를 옅은 녹색 플라스틱 그릇에 담아놓고 매일 아침 몇 개씩 가족들이 나눠 먹는다. 저 친구들이 겉으로 보기에도 탄력이 넘치지 않는가. 어금니로 깨물면 방울토마토 특유의 식감을, 그리고 더 집중하면 향까지 입안 가득히 느낄 수 있다. 그런 감각이 충만해질 때마다 지구가 에덴동산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가 여기에 살아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데에 더 필요한 게 무엇이랴.

물(物) 130- 부추꽃 file

  • 20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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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텃밭 식구 부추꽃이다. 부추는 일정한 때가 되면 기가 막히게도 꽃대를 올린다. 홀로 꼿꼿하다. 하늘과 가까운 꽃대 끝자락에서 봉오리가 맺히고, 조금 더 시간이 가면 봉오리가 열리면서 앙증스러운 꽃을 피운다. 과학 기술자들이 실험실에서 용을 써도 이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 통쾌하다. 어디 이뿐이랴. 자연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주 사소해 보여도, 심지어 물방울 하나 떨어지는 일도 마음 가라앉히고 깊이 들여다보면 가슴이 시려올 지경으로 신비롭다. 비 내리는 오늘 하루도 가...

물(物) 129- 전기 콘센트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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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에 죽었던 사람이 지금 여기 와서 저 전기 콘센트를 보았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우리가 200년 후에 다시 살아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200년이 아니라 5만 년 후라면? 그 모든 것의 궁극적인 미래는? 크든 작든, 많든 적든, 귀하든 천하든 모든 만물은 헤아릴 길 없는 아득한 깊이와 연결된다. 우리 자신도!

주간일지 8월28일 성령강림후 12주 fil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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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8월28일, 성령강림 후 12주 1) 마카리오스- 요즘 설교에서 헬라어 “μακάριος”가 종종 나옵니다. 이 마카리오스라는 단어는 영어 blessed, happy에 해당합니다. 눅 14:14절 문장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καὶ μακάριος ἔσῃ … ”(and you will be blessed) 초대한 가난한 사람들이 ‘갚을 것이 없으므로’ 당신에게 복이 있다는 겁니다. 아래에 ‘맹인 거지’라는 제목의 주보 표지 그림을 올리겠습니다. 우리의 세상살이 방식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우리에게 참된 현실(true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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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문익점의 ‘목화씨’로 유명한 그 목화꽃이다. 교우에게서 얻은 모종이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더니 저렇게 담백하면서도 눈부신 꽃을 피워냈다. 부분적으로 벌레 먹은 흔적이 있으나, 아니 그런 흔적으로 인해서 그(녀)의 아름다움은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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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일지, 8월21일, 성령강림 후 11주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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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8월21일, 성령강림 후 11주 1) 시내 산과 시온 산- 히 12:18~29절에서는 시내 산과 시온 산이 대비된다고 설교 시간에 말씀드렸습니다. 히브리서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예수를 구약에 근거하여 변증하는 성경이기에 그렇습니다. 시내 산은 실존의 어두운 깊이를 보여줍니다. 불, 나팔소리, 흑암, 구름 등등이 메타포로 사용되었습니다. 모세가 핵심 역할을 합니다. 시온 산은 예수를 통해서 전혀 새로운 차원의 구원 사건이 발생했다는 의미입니다. 그 예수와 그를 통해서 발생한 사건이 히브...

물(物) 123- 빗물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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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이 앞마당 받침돌 위에 부딪혀 이리저리 튀면서 흘러내린다. 지구에서 가장 부드러운 물질과 가장 견고한 물질이 앙상블을 이루는 순간이다. 저 빗물은 갈 길이 멀다. 영천 금호강으로 흘러들어 대구 낙동강을 거쳐 부산까지, 그리고 부산 앞바다에서 해류를 따라 돌고 돌아 북극해와 남극해까지 … 친구야, 먼 길 조심해서 잘 가거라.

물(物) 122- 놀이기구 file

  • 2022-08-19
  • 조회 수 658

얼마나 많은 아이가 저 놀이기구를 타고 깔깔대며 즐거워했겠는가. 얼마나 많은 젊은 연인이 저 놀이기구 안에서 짜릿해 했겠는가. 지금 나에게 돌아올 수 없는 순간들이나 다른 방식의 놀이기구가 얼마든지 있으니 크게 아쉬워할 건 없다.

물(物) 121- 기와지붕 file

  • 20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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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기와는 공장에서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스틸 그릇처럼 기계를 돌려 대량 생산하는 게 아니라 도예가가 도자기를 만들어내듯이 흙을 빚어 형태를 만들고, 햇빛에 말린 다음 불로 구워낸다. 흙과 물과 태양과 불의 조합에다가 사람의 몸과 땀이 가미되었다. 저 기와지붕 위에도 많은 비가 내렸으며, 강렬한 태양 빛이 내리쪼였고, 눈이 내리고, 바람이 스쳤다. 새들도 잠시 쉬어갔겠지. 어쩌다가 피사체도 된다. 만물이 귀하고 사랑스럽다.

물(物) 120- 치간 칫솔 file

  •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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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20- 치간 칫솔 치아 건강에 신경 쓰는 다른 이들처럼 나도 언제부턴가 치간 칫솔과 치실을 사용한다. 저렇게 자기 몸을 관리하는 지극정성으로 마음과 영혼도 관리하면 오죽 좋으랴. 매 순간을 생명 중심성 안에서, 만물을 창조의 깊이에서, 매사를 구도적으로, 종말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물(物) 119- 가락국수 file [3]

  •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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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19- 가락국수 2022년 8월14일 낮 12시50분 동대구역 대합실 동쪽 끄트머리 분식집 비슷한 작은 식당 식탁 위에 가락국수가 다소곳한 모습으로 놓여있다. 저기에 우주가 다 담겼다. 밀가루는 태양에서 왔다. 밀이 자라는 들판이 눈에 선하다. 김은 바다에서 왔다. 모든 생명의 고향인 바다 내음이 난다. 호박은 땅에서 왔다. 광합성을 많이 하려고 유난히 크게 자라는 호박잎의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파가 있고, 게맛살이 있고, 계란말이도 있다. 그 무엇보다 국물이 있다. 그날 그 순간 ...

주간일지, 8월14일, 성령강림후 10주 file

  • 2022-08-15
  • 조회 수 623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8월14일, 성령강림 후 10주 1) 포도원의 노래- 이번 설교 본문인 사 5:1~7절에는 ‘포도원 노래’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문학적으로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단락입니다. 그가 ‘사랑하는 자’는 하나님입니다. 포도원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그들은 주인의 돌봄과 바람과는 달리 좋은 포도를 맺지 못하고 들포도만 맺을 뿐입니다.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위대한 선지자들의 말씀을 직접 들으면서 살던 당시 사람들은 오늘 우리보다 더 절실하게 하나님을 믿고 살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실제로는 전...

물(物) 118- 마스크 file

  • 202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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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18- 마스크 지구촌 인류가 벌써 3년째 마스크를 착용한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을 날이 오긴 오려는지. 마스크 정도가 아니라 모두 방독면을 써야 할 순간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그 잘난 인간이 바이러스 앞에서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이다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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