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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1- 옛 엽서
독일 뮌스터에 사는 신학교 후배가
오래전에 보낸 그림엽서다.
내가 현풍에 있을 때이니
30년은 족히 넘은 듯하다.
저 한 장의 그림엽서만 해도
책 한 권 분량의 사연이 들어있다.
당시 그는 전도사로,
세 명의 딸을 두었다.
큰딸이 분더킨드(Wunderkind),
말하자면 천재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바이올린에 뛰어난 재질을 보였다.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한다는 말을 들었다.
김 전도사가 지금 살아있는지는 모르겠다.
뮌스터에서 함께 공부할 때
개신교회 신자와 가톨릭 신자의 배구시합에
같이 출전해서 큰 활약을 벌일 정도로
그는 키도 크고 몸도 탄탄했는데,
갑자기 젊어서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내가 귀국한 후에 들었다.
그 가족이 13년쯤 전에 한국을 잠시 다니러 왔을 때
서울 샘터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
뮌스터 시절이 아련하고 그립다.
아래는 주소 뒷면에 나오는
뮌스터 광장 노천 성탄 시장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