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샘터교회 주간

2022626, 성령강림 후 3

 

1) 미래 지향성- “하나님 나라의 미래 지향성이라는 설교 제목이 멀게 느껴질 분들이 없지 않을 겁니다. 조금 더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인 하나님 나라의 종말론적 능력이라고 바꿔도 됩니다. 복음서의 핵심 주제인 하나님 나라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리스도교 신앙이 깊어지지 않기에 저는 기회가 날 때마다 하나님 나라에 관해서 설명합니다. 저도 다 아는 게 아닙니다. 얼마나 정확하게 아는지도 자신이 없긴 합니다. 제가 아는 범주 안에서, 또는 제가 들어간 깊이 안에서 설명할 뿐입니다. 오늘 설교에서는 그것을 미래 지향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는 예수님 말씀도 역시 하나님 나라의 미래 지향성을 가리킵니다. 지금 당장 여기서 먹고 사는 문제가 힘들다는 건 저도 압니다. 그렇기에 더욱 하나님 나라의 미래 지향성 문제를 붙들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종말에 이미 가 있는 분입니다. 그분은 종말의 능력이십니다. 개인의 삶과 연관해서 설명한다면 죽음의 순간에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죽음을 하나님 안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지금 우리가 당하는 삶의 조건에 지배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게 쉽지 않다는 건 우리가 다 압니다. 그렇기에 그 길은 부차적인 모든 걸 접어둬야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문이기도 합니다.

 

2) 7- 주보 알리는 말씀7월 일정이 간략하게 나왔습니다. 빠진 것도 있고 해서, 여기서 다시 알려드립니다.

성찬식(3)- 매월 첫 주일에는 성찬 예식이 있습니다. 가장 소박한 먹을거리인 빵과 포도주가 성찬 예식의 재료입니다. 예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로마가톨릭교회와 정교회와 성공회와 루터교회에서는 성찬 예식 절차가 정교합니다. 성찬 예식을 통해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세상의 소소한 사물에 대한 영적인 관심을 배웁니다.

신학 공부(3)- 지난 5월부터 칼 라너의 책 기도의 절실함과 그 축복에 대하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73일에는 25쪽부터 보겠습니다.

정 목사 서울 샘터교회 방문(10)- 매월 둘째 주일에 정 목사는 서울 샘터교회를 방문합니다. 오전에는 대구 샘터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1층 카페에서 간단히 요기한 뒤에 동대구역에서 오후 123분 기차를 타고 올라갔다가 늦은 밤에 돌아옵니다.

수요공부 종강(13)- 사도행전을 공부하는 수요 모임은 20일부터 한 달 반 동안 방학에 들어갑니다. 13일 종강은 야외 수업입니다.

청소년부 모임(24)- 매월 넷째 주일은 청소년부(중고등)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626일에는 한 명이 참석했더군요. 학부모들은 724일을 기억해주십시오.

운영위원회회의(31)- 매월 마지막 주일에는 운영위원 정기 회의가 열립니다. 우리 교회는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일반 교회의 당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영위원장도 목사가 아니라 일반 신자가 맡습니다. 모두 바쁜 가운데서도 맡은 일을 잘 감당하고 계십니다.

재정부 감사- 교회 정관에 따라서 재정부는 일 년에 두 번 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우리 교회 재정은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컸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여기서 확인할 수 있겠지요.

 

3) 1층 카페- 예배 후 1층 카페로 올라갔습니다. 총 다섯 팀이 모였습니다. 처음에는 외부 손님이 전혀 없고 교우들만 있었습니다. 우리가 통째로 전세를 낸 날인가 봅니다. 청년들은 룸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청년들이 많이 모였네요. 우리 교회 청년들만이 아니라 요즘 일반 청년의 삶이 다 팍팍합니다.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았으나 현재 자신들의 형편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조급합니다. 대한민국 전체를 놓고 볼 때 그리스도인의 비중이 20대와 30대가 가장 낮을 겁니다. 교회 청년들이 세상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교회에 나간다는 말을 하면 네가 교회에 나간다고?” 하면서 놀라워합니다. 교회는 어딘가 구질구질한 사람들이 다니는 집단이라는 인상이 강한 거지요. 우리 교회 부모들도 자녀들 신앙 문제를 가장 어려워합니다. 억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늘 관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어쨌든지 1층 카페가 있는 게 우리 교회로서는 좋은 점의 하나입니다. 비용이 나기는 하나 거기서 편안하게 친교를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장마- 장마가 시작했습니다. 비가 올 때는 물난리가 나지 않을 정도 충분히 내려는 게 좋습니다. 장마에다가 고온다습해서 우리 교회당처럼 지하는 까딱 잘못하면 곰팡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이곳으로 예배처소를 옮긴 초창기에는 예배드리기가 불편할 정도로 냄새가 났습니다. *혁 집사가 제습기를 여러 군데 설치한 뒤에 곰팡냄새가 깡그리 사라졌습니다. 초창기에는 천정에서 물이 새는 일도 자주 있었습니다. 당시에 비하면 지금은 여름철에도 아주 쾌적하게 예배를 드리는 겁니다.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는 분도 있고, 좋아하는 분도 있습니다. 자리를 적절하게 골라서 앉으십시오. 현재 에어컨이 설치된 쪽에는 선풍기도 돌아가기에 냉기가 강하게 나오고, 친교실은 비교적 따뜻합니다. 맨 나중에 교회당에서 나오는 분은 에어컨이 꺼졌는지, 그리고 제습기가 작동하는지를 꼭 확인해주십시오. 장마 기간에 교우 여러분 모두 컨디션 조절 잘하고 편안하게 지내십시오.

 

5) 이모저모- 예배 중에 낯선 중년 부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예배 후에 인사를 나눌 때 보니 남*경 집사가 인도하셨다고 하네요. 전도할 분이 있다는 말을 이전에 남 집사에게서 듣긴 했습니다. 남 집사는 그들 부부와 김*일 목사 부부를 청도 주말농장으로 초대하셨더군요. 귀한 만남을 통해서 우리 교회에 계속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루디아 회장 김*숙 집사가 오늘 신바람이 났습니다. 큰아들이 예배에 참석하고 청년 모임에도 참석했고, 청년 단톡방에 가입했으며, 교회에 정식으로 등록할 예정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청년 모임이 끝난 뒤에 잠시 시간이 난다면서 큰아들이 라운드테이블 자리에 와서 자신의 근황을 말하더군요. 김 집사는 이 큰아들을 통해서 대구 샘터교회와 정 목사를 알게 되었고, 신앙 문제에서도 아들에게 늘 도움을 받는다고 합니다. 늘 자랑을 입에 달고 삽니다./ *혁 집사는 팔공산자락에 아담한 주말농장 건물을 신축 중입니다. 본인이 직접 설계, 시공, 감리까지 다 자작한다는군요. 물론 필요한 인부는 부르겠지요. 10월쯤에는 우리도 한번 가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단 중앙에 자리한 제단상을 보셨는지요. 정 목사가 원당에서 구한 나무로 직접 만든 십자가가 벽에 걸려있고, 그 아래에 제단상이 놓였습니다. 제단상에는 성경과 초가 놓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초는 생명의 빛입니다. 오늘은 성령강림절이라서 초 색깔이 붉습니다. 주일마다 촛불을 켜는 분이 있고, 설교단 꽃꽂이를 자원하여 봉사하는 분도 있습니다. 모든 수고하는 손길 위에 주님의 평화가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제단상 일부를 사진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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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헌금- 626: 2,260,000(온라인 1,350,000, 현장 910,000/ 미등록 교우: *, *, 무명씨)/ 통장: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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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3- 파리채 창호를 뚫고 집안으로 들어온 파리는 불쌍해도 때려잡을 수밖에 없다. 지네나 돈벌레나 거미나 무당벌레 등등은 휴지로 싸서 밖으로 내보낸다. 너희들이 살 곳은 여기가 아니라 그곳이란다. 모기는 인정사정없이 때려잡는다. 파리는 너무 빨라 사로잡을 수가 없다. 그러니 죽지.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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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2- 작업화 텃밭이나 언덕 일을 할 때 신는 작업화다. 저 작업화가 아니었다면 언덕에서 대나무 작업을 하면서 발을 다칠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바닥이 특수재질로 되어 있어서 뾰족한 돌이나 날카로운 나뭇조각을 밟아도 아무 일 없다. 저 고맙고 기특한 친구는 앞으로 십수 년은 더 내 옆에 머물 것이다.

물(物) 101- 옛 엽서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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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1- 옛 엽서 독일 뮌스터에 사는 신학교 후배가 오래전에 보낸 그림엽서다. 내가 현풍에 있을 때이니 30년은 족히 넘은 듯하다. 저 한 장의 그림엽서만 해도 책 한 권 분량의 사연이 들어있다. 당시 그는 전도사로, 세 명의 딸을 두었다. 큰딸이 분더킨드(Wunderkind), 말하자면 천재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바이올린에 뛰어난 재질을 보였다.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한다는 말을 들었다. 김 전도사가 지금 살아있는지는 모르겠다. 뮌스터에서 함께 공부할 때 개신교회 신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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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0- 침대 십자가 내 침대 머리맡 벽에 작은 십자가상이 달려있다. 책상 앞에 앉아서도 고개만 돌리면 잘 보인다. 일반적인 종교 상징물로는 매력적이지 않으나 예수와 연결해서 생각하면 저 십자가보다 더 위대한 상징은 없다. 신의 죽음!

물(物) 099- 손전등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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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9- 손전등 도시라고 그런 일이 없지는 않겠으나 시골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전기 나가는 일이 좀 더 잦아서 손전등은 필수품이다. 약간 낭만적으로, 달빛이 없는 한밤중 나들이하려면 저런 손전등 하나는 손에 들어야 한다. 인생살이도 손전등 불빛을 따라가듯 하면 조금이라도 더 달콤하게 경험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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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7월17일, 성령강림 후 6주 1) 아모스- 오랜만에 「아모스」를 본문으로 설교했습니다. 확인해보니 2004년 8월5일에 오늘 설교 본문과 같은 본문으로 설교했더군요. 이번 설교를 준비하고 실제로 설교하면서 기원전 8세기의 상황이 오늘 우리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서 ‘인간이 변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물론 외형적으로 달라진 건 많습니다. 오늘은 왕정이 아니라 공화정입니다. 복지 제도도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교육도 많이 받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은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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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8- 우측보행 서울역 손님 맞이방 바닥의 저 표지를 볼 때마다 왜 ‘좌’가 아니고 ‘우’인지 이상한 생각이 든다. 나는 ‘좌’가 편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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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7- 부채 수년 전 젊은 서예가로부터 받은 부채다. 글씨 모양이 그분의 성품을 닮아 반듯하고 부드럽다. 여름에는 부채를 손에 들어야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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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5- 메모지 내 방의 달력으로 만든 메모지다. 가로 10센티, 세로 7센티 정도 크기로 자르면 대략 50매 정도 나온다. 한 달 동안 충분히 쓰고도 남는다.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메모한다는데, 나는 여전히 저런 메모지가 마음에 든다. 요즘 우리 주변에 과분할 정도로, 아니 미안할 정도로 물자가 흔하다. 나도 마찬가지인데, 모든 걸 쉽게 손에 넣고 쉽게 사용하다가 아주 쉽게, 아무 생각 없이 버린다. 성찬의 빵과 포도주를 대하듯이 내 주변의 소소한 물품을 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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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4- 돌밭 우리 집 앞마당의 꽃밭과 뒷마당의 텃밭은 차리라 돌밭이라 하는 게 맞다.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돌들을 골라내야만 어느 정도 꽃과 채소가 편히 자랄 수 있는 밭이 되지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실제로는 게으르기도 하고, 돌밭에서 자라야 튼튼해진다는 명분으로 돌들을 그냥 내버려 둔다. 돌밭에 떨어진 씨는 곧 싹이 트나 해가 돋자 말랐다(마 13:5,6)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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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7월10일, 성령강림 후 5주 1) 아들의 나라- 이번 설교 제목인 ‘아들의 나라’는 ‘바실레이아 투 휘우’의 번역입니다. 하나님의 나라, 하늘나라라는 표현은 종종 들었지만, 아들의 나라는 그렇지 못합니다. 골로새서를 기록한 익명의 저자의 특수 용법으로 들립니다. 그 익명의 저자는 바울에게서 영향을 받은 인물로 보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아들의 나라가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서 저런 단어를 들어도 우리의 영혼에 울림이 강하지 않습니다. 거기서 강한 울림을 경험하시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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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3- 매발톱꽃 한 달 전, 거의 말라 죽어가더니 자기 몸집보다 더 크고 화려한 꽃을 피웠다. 그래, 누군가 이름을 잘도 붙였다. 매발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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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2- 자두 올해 처음으로 우리 집 마당에서 자라는 자두나무에 제법 굵은 열매가 달렸다. 약 하나 치지 않았기에 중간에 모조리 떨어질 거라, 매년 그랬으니, 각오했으나 아직은 힘이 남았는지 그대로 버틴다. 드디어 새들이, 주로 까치들이 파먹기 시작했다. 얘들아, 여기저기 입을 대지 말고 몇몇 개만 골라 먹어야지. 앞으로 일주일만 지나면 우리 가족 입에도 들어갈 수 있을 텐데,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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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1- 경의선? 월 1회 나는 서울역 맞이방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기 위해서 저 간판을 보고 출구 2번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래전에는 4호선을 탄 적도 있다. 오랜만에 서울역에 오는 사람들, 어제 일도 자꾸 까먹는 노인들, 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들에게 아주 친절한 안내판이다. 그런데 저 안내판에서 보듯이 서울에서 신의주를 이어주는 ‘경의선’은 또 뭔지. 내가 지금 꿈꾸고 있나?

물(物) 090- 옥수수꽃과 벌 file

  • 202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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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0- 옥수수꽃과 벌 어제 본 저 숨 막히는 장면은 도대체 언제 준비된 것인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중인지, 생각할수록 아득하고, 그래서 아찔할 뿐이다. 대다수 풀과 나무는 꽃에 열매가 달리는데 옥수수는 줄기와 잎새 사이에, 예상하지 못한 곳에 열매가 달린다.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물(物) 089- 삼나무 file

  • 2022-07-05
  • 조회 수 1439

물(物) 089- 삼나무 제주 삼나무 둥치를 이끼류 녹색 기생 식물이 뒤덮었다. 바닷가 습기가 저런 생태를 만든 셈이다. 지구 안에 던져진 모든 물(物)은 서로 기생하거나 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조금 불편해도, 또는 ‘저 친구는 민폐야.’라는 생각이 들어도 모든 존재하는 것들 사이의 메커니즘에 놓인 비밀이 얼굴과 얼굴을 보듯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며 견디는 게, 또는 그 상황 자체를 즐기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주님은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고(마 5:39) 하셨고, 바울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

주간일지, 7월3일, 성령강림후 4주 file

  •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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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7월3일, 성령강림 후 4주 1) 힘 빼기- 하나님 나라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사는 데 필요한 삶의 자세가 ‘힘 빼기’라고 설교 시간에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흔한 표현이라서 기독교적인 특징이 약해 보이겠으나, 중요한 관점이기에 짚은 겁니다. 힘을 뺀다는 말은 자기를 가볍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가볍게 여기면 남에게서 대접받지 못한다고 해서 서운해할 거 하나도 없습니다. 자기를 존중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 갇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다른 이에게서 무시당하는 걸 못 견딥니다...

물(物) 088- 찔레꽃 file [2]

  • 2022-07-02
  • 조회 수 1049

물(物) 088- 찔레꽃 찔레꽃은 한철 피고 끝나는 게 아니라 피고 지고를 구도자처럼 반복한다. 체스터턴의 멋진 설명에 따르면 자연에서 발생하는 똑같은 현상의 반복은 그런 일을 전혀 지루하게 여기지 않을 정도로 하나님의 창조와 생명 능력이 폭발적이라는 의미다. 얼마 전에 시들어가는 찔레꽃을 사진에 담았다. 미학(aesthetics)이 왜 가능하고 필요한지를 이번에 다시 절감했다.

물(物) 087- 현무암의 세계 file

  •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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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87- 현무암의 세계 저기 현무암으로 추정되는 돌에는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 이끼와 덩굴 초와 마른 침엽, 또 내가 알지 못하는 여러 미생물이 이런저런 방식으로 어울렸다. 저들 세계에 비가 내리고 바람도 스치며 햇살도 방문한다. 저 나지막한 *돌담을 쌓은 사람에게는 또 어떤 사연이 있을지, 모든 세계는 아득하다. *제주도 ‘절물자연휴양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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