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73, 성령강림 후 4

 

1) 힘 빼기- 하나님 나라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사는 데 필요한 삶의 자세가 힘 빼기라고 설교 시간에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흔한 표현이라서 기독교적인 특징이 약해 보이겠으나, 중요한 관점이기에 짚은 겁니다. 힘을 뺀다는 말은 자기를 가볍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가볍게 여기면 남에게서 대접받지 못한다고 해서 서운해할 거 하나도 없습니다. 자기를 존중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 갇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다른 이에게서 무시당하는 걸 못 견딥니다. 조금만 손해를 보는 듯해도 화가 납니다. 이런 태도의 바탕에는 자기의 인생을 자기가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놓여 있습니다. 만약 하나님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그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생명을 받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면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데서 자유롭습니다. 이번에 반클라이번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한 임윤찬 군을 국내 음악가들이 푸대접해도, 그럴 리도 없지만, 임 군은 하나도 섭섭하지 않을 겁니다.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임 군은 콩쿠르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더군요. 거기서 대상을 받았다고 해서 음악의 세계에 더 깊이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가 피아노 음악에 대해서 취하는 태도는 거의 종교적 차원입니다. 자기와 자기의 실력에 힘을 주지 않고 끊임없이 가볍게 여겨서 음악의 근원으로 들어가는 중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믿음으로 의롭다고 인정받은 사람들이니 자기를 무한히 가볍게 여겨도 됩니다. 목사인 저도 더 가벼움의 영성 안으로 들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성찬식- 매월 첫 주일은 성찬식이 거행됩니다. 성찬대 위에는 가장 소박한 먹을거리인 조각 빵과 작은 잔에 담긴 포도주가 놓였습니다. 빵은 고체이고, 포도주는 액체입니다. 지구에서 생산되는 모든 먹을거리는 고체와 액체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 몸도 그렇습니다. 가장 소박한 먹을거리이면서 충분한 먹을거리입니다. 말 그대로 일용할 양식입니다. 우리는 그 빵을 예수님의 몸으로, 포도주를 그의 피로 받습니다. 거기에 예수 그리스도가 임재하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가장 소박한 사물이 가장 거룩한 사건으로 승화된 겁니다. 성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세상에서도 소소한 사물을 예수의 몸과 피처럼 대합니다. 만물을 거룩한 빛으로 경험하는 겁니다. 로마가톨릭교회와 정교회와 성공회와 루터교회는 성찬식을 매주 거행합니다. 그 의식도 정교합니다. 그걸 형식주의라고 비판하면 삶과 존재의 깊이를 모르는 겁니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서 삶과 세상과 역사의 깊이를 배웁니다. 그런 배움이 몸에 젖어 들면 말 그대로 성도, 즉 거룩한 무리가 되는 겁니다. 저는 오늘 빵을 신자들의 손에 놓아주면서 생명을 전달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거룩한 마음을 조금 더 깊이 느끼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실 거라고 믿습니다.

 

3) 재정보고- 대구 샘터교회는 재정을 투명하게 운용합니다. 교회 홈페이지에 그 자세한 내용을 그대로 보고하는 교회는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재정부장 이*배 집사가 6월 재정보고 대차대조표를 저에게 메일로 보내면서 2022년 전반기 통계도 보내셨네요. 새해 재정 예산을 짤 때 재정 운용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예상외로 넉넉하게 집행되었습니다. 주보에 밝힌 대로 수입은 56.79%이고, 지출은 48.22%입니다. 이만하면 우리 교회는 찢어지게 가난한 교회는 아니고, 형편이 무척 좋은 교회도 아닙니다. 적당한 규모라고 생각합니다. 꼼꼼하게 재정을 정리하고 처리하신 재정부장의 수고가 남다릅니다. 헌금에 동참하신 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6월 재정 형편은 아래와 같습니다.

      0703재정보고.png

 

4) 칼 라너- 오후 2시에 칼 라너의 기도의 절실함과 그 축복에 대하여25~36쪽을 공부했습니다. 라너는 절망 가운데서 기도하는 데 필요한 두 번째 일은 하나님이 여기 계신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임마누엘 신앙을 가리킵니다. 그걸 깨닫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은 눈에 보이는 방식으로 여기 계시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악보를 생각해보십시오. 악보 자체가 노래는 아닙니다. 악보를 아무리 눈으로 확인해도 노랫소리는 들리지도 않습니다. 악보를 읽을 줄 아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음을 두는 모든 것들이 상실된 그 자리에도 하나님은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절감하려면 하나님 외의 것들에서는 참된 만족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달콤한 과자에서만 맛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은은한 향과 맛을 내는 차에서는 맛을 느끼지 못할 겁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이 너무 자극적이라서 존재하지 않는 듯이 존재하는 하나님을 지금 여기서경험하기가 어려운 겁니다. 그 모든 자극적인 세계가 제거되어야만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닌지요. 27쪽에 나온 라너의 글을 여기 인용합니다. “그분만이 거기 계십니다. 하지만 그분은 모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마치 무()처럼 보이십니다. 당신이 그 외에는 아무것도, 심지어 당신 마저도 가지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오히려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그분은 여기 계십니다.”

 

5) 바울 1차 선교- 지난 629일 수요공부는 사도행전 24이고니온에서 시리아 안디옥까지”(14:1~28)이었습니다. (https://youtu.be/6-qqZpNS8Tg바울의 1차 선교여행(14~14)이 끝나는 대목입니다. 오는 수요일인 76일에 공부할 15장은 예루살렘 회의입니다. 13일은 2022년 수요공부 전반기 마지막 날인데, 야외 수업으로 진행되기에 진도는 나가지 않습니다. 요즘 우리가 공부하는 바울의 선교여행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지금의 튀르키예가 주 무대입니다. 당대 소아시아라 불린 그 지역은 헬레니즘 문화가 크게 꽃핀 곳입니다. 지리적으로 동양과 서양을 길목이기도 합니다.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튀르키예를 가보고 싶습니다. 지중해와 흑해를 이어주는 보스포러스 해협 왼편의 이스탄불도 한 번은 가봐야겠지요. 튀르키예 1, 이스라엘 1, 그리스 1, 베를린 1, 이렇게 4주간 여행을 제 마음의 지도에 그려놓겠습니다. 요즘 수요 공부할 때마다 한 번씩 확인하는 당시 지도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바울은 오른쪽의 시리아 안디옥에서 출발해서 배를 타고 구브로 섬을 거쳐서 다시 배를 타고 버라와 비시디안 안디옥을 거쳐서 오른쪽으로 이고니온, 밑으로 루스트라, 다시 더베, 그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서 시리아 안디옥까지 왔습니다. 올 때는 구브로 섬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성경 읽기에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행간을 읽어야 하니까요.

      0629바울선교1차.png

 

6) 이모저모- 지난 626일에는 청년들이 1층 카페에서 모이더니 오늘은 어딘가 다른 데로 가더군요. 대화가 길어진 탓인지 2시 신학 공부에 원래 참석하던 몇몇 청년들도 빠졌습니다./ 예배 후에 교우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지 않고 친교실이나 예배실에서 인사를 나누고 안부도 물으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오늘 보니, 40대 교우들이 모처럼 한데 어울렸습니다. 그들 중에는 K대학교 사범대학 동기동창이 몇 명이나 됩니다. 20대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이들이 우연히 대구샘터교회에서 만난 거지요. 60대와 70대 교우 두 분도 알고 보니 같은 K대학교를 나왔습니다. 선배는 운동권이었고, 후배도 비슷한 생각으로 청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오늘 카페에서 후배가 선배를 대접하면서 담소하더군요./ 2시 신학 공부에 낯선 분이 한 분 참석했습니다. *희 교우의 지인인 듯이 보였습니다. 저는 인사도 나누지 못했군요./ 합천 김 장로, 김 집사 부부가 오늘도 뭔가 한 자루 들고 오셨습니다. 자두입니다. 약을 치지 않았는지, 아니면 적게 쳤는지, 벌레가 먹은 자국이 많은 자두였습니다. 아직 새큼한 맛이 강하던데, 조금 익혔다가 먹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린이 주일학교 성경공부 두 번째 동영상이 업로드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김종일 목사가 맡으셨습니다. 내용이 충실하더군요. 재미도 있고요. 준비를 많이 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납니다. 어린이 자녀가 있거나 손자 손녀가 있는 교우들은 아이들에게 이 동영상을 소개해주세요.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될만한 내용입니다.(https://youtu.be/-5y9W8wd1TU)

 

7) 헌금- 73: 1,360,000(온라인 1,010,000, 현장 350,000)

통장: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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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4- 돌밭 우리 집 앞마당의 꽃밭과 뒷마당의 텃밭은 차리라 돌밭이라 하는 게 맞다.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돌들을 골라내야만 어느 정도 꽃과 채소가 편히 자랄 수 있는 밭이 되지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실제로는 게으르기도 하고, 돌밭에서 자라야 튼튼해진다는 명분으로 돌들을 그냥 내버려 둔다. 돌밭에 떨어진 씨는 곧 싹이 트나 해가 돋자 말랐다(마 13:5,6)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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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1- 경의선? 월 1회 나는 서울역 맞이방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기 위해서 저 간판을 보고 출구 2번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래전에는 4호선을 탄 적도 있다. 오랜만에 서울역에 오는 사람들, 어제 일도 자꾸 까먹는 노인들, 한국을 처음 찾은 외국인들에게 아주 친절한 안내판이다. 그런데 저 안내판에서 보듯이 서울에서 신의주를 이어주는 ‘경의선’은 또 뭔지. 내가 지금 꿈꾸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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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0- 옥수수꽃과 벌 어제 본 저 숨 막히는 장면은 도대체 언제 준비된 것인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중인지, 생각할수록 아득하고, 그래서 아찔할 뿐이다. 대다수 풀과 나무는 꽃에 열매가 달리는데 옥수수는 줄기와 잎새 사이에, 예상하지 못한 곳에 열매가 달린다.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물(物) 089- 삼나무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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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89- 삼나무 제주 삼나무 둥치를 이끼류 녹색 기생 식물이 뒤덮었다. 바닷가 습기가 저런 생태를 만든 셈이다. 지구 안에 던져진 모든 물(物)은 서로 기생하거나 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조금 불편해도, 또는 ‘저 친구는 민폐야.’라는 생각이 들어도 모든 존재하는 것들 사이의 메커니즘에 놓인 비밀이 얼굴과 얼굴을 보듯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며 견디는 게, 또는 그 상황 자체를 즐기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주님은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고(마 5:39) 하셨고, 바울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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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88- 찔레꽃 fi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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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88- 찔레꽃 찔레꽃은 한철 피고 끝나는 게 아니라 피고 지고를 구도자처럼 반복한다. 체스터턴의 멋진 설명에 따르면 자연에서 발생하는 똑같은 현상의 반복은 그런 일을 전혀 지루하게 여기지 않을 정도로 하나님의 창조와 생명 능력이 폭발적이라는 의미다. 얼마 전에 시들어가는 찔레꽃을 사진에 담았다. 미학(aesthetics)이 왜 가능하고 필요한지를 이번에 다시 절감했다.

물(物) 087- 현무암의 세계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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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87- 현무암의 세계 저기 현무암으로 추정되는 돌에는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 이끼와 덩굴 초와 마른 침엽, 또 내가 알지 못하는 여러 미생물이 이런저런 방식으로 어울렸다. 저들 세계에 비가 내리고 바람도 스치며 햇살도 방문한다. 저 나지막한 *돌담을 쌓은 사람에게는 또 어떤 사연이 있을지, 모든 세계는 아득하다. *제주도 ‘절물자연휴양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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