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710, 성령강림 후 5

 

1) 아들의 나라- 이번 설교 제목인 아들의 나라바실레이아 투 휘우의 번역입니다. 하나님의 나라, 하늘나라라는 표현은 종종 들었지만, 아들의 나라는 그렇지 못합니다. 골로새서를 기록한 익명의 저자의 특수 용법으로 들립니다. 그 익명의 저자는 바울에게서 영향을 받은 인물로 보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아들의 나라가 눈에 보이는 게 아니라서 저런 단어를 들어도 우리의 영혼에 울림이 강하지 않습니다. 거기서 강한 울림을 경험하시라는 뜻으로 성심성의를 다해 설교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경험이 바로 아들의 나라라는 개념에서 가능합니다. 그 경험은 흑암에서 빛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저는 종의 나라와 대비해서 설명했습니다. 종은 아무리 존경받을만한 사람이라고 해도 아들이 누리는 자유가 없습니다. 주인에게서 계속해서 평가받아야 하기에 걱정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삶을 누리는 게 아니라 삶에 짓눌리는 겁니다. 종은 칭찬 들으려고 무진장 애를 씁니다. 어느 정도 성과를 얻어도 자유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아들의 나라에 들어간 사람에게 삶은 축제입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잃었던 둘째 아들이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잔치를 베풀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믿음 안에서 우리는 삶을 잔치로 누릴 수 있습니다.

 

2) 주보 작성- 정 목사가 매주 목요일에 주보 초안을 작성한다는 사실은 아는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주보 작성 자체가 저에게는 일종의 수행입니다. 기도이고 공부이고 목회 활동입니다. 주보에 모든 일이 포함됩니다. 해당 주일에 어울리는 찬송가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간혹 그 찬송가를 불러보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 주보에는 기도문이 여러 편 나옵니다. 기도문을 작성하고, 눈으로 검토하고, 다시 읽습니다. ‘알리는 말씀도 주보 작성에서 중요합니다. 우리처럼 작은 교회에는 알리는 말씀이 많지 않습니다. 각종 모임이나 행사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알리는 말씀을 교우들이 친교를 나누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때에 따라서 기준이 들쑥날쑥할 수도 있습니다. 주보 초안은 목요일 오전에 작성하고, 오후에 교정을 봅니다. 하루 묵혔다가 금요일에 한 번 더 교정을 보고 늦은 오후에 교회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금요일은 설교를 준비하는 요일입니다. 처음 정했던 설교 제목이 설교문을 쓰다가 바뀌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종 원고를 금요일 늦은 오후에 올리는 겁니다. 제가 교정을 봐도 여전히 오자가 나옵니다. 홈페이지에 올린 주보를 주로 정*진 장로가 마지막으로 교정합니다. 그 내용을 댓글로 달아놓습니다. 정 장로는 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퇴직한 분이라서 거의 완벽하게 교정을 보십니다. 정 장로의 교정을 마친 주보에도 어쩌다가 오자가 나오기는 합니다. 주보 제작의 마지막 책임자는 정*향 집사입니다. 정 장로가 단 댓글을 근거로 주보 원고를 실제로 고쳐서 출력까지 담당합니다. 그러고 보니 주보 제작을 맡은 이들의 성씨가 모두 이군요.

 

3) 코로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숫자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습니다. 증가 속도 또한 급속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국 1천 명 밑으로 떨어질지 모른다고 기댔는데, 기대가 무너졌군요. 얼마 지나지 않아 2십만 명이 될지 모른다는 전문가의 언짢은 의견도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다시 거리 두기 정책이 시행될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나쁜 상황이라면 대면 예배가 중지되는 경우입니다. 우리 교회 교인 중에서도 확진자들이 있습니다. 확진되었다가 지금은 괜찮은 분들도 있고요.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실하게 압도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분이 다 아는 대로 반복해서 변형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백신으로 모든 변이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요즘 또 새로운 변이가 늘어나는 중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들어맞는 백신이 개발되어야겠지요. 지금 정부의 대책본부에서도 백신 4차 접종의 대처 방안이 확실하게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60세 이상은 증상이 심해지는 걸 줄이기 위해서 4차 접종을 하는 게 좋다는 정도입니다. 14일에 중국에 들어가는 박*민 교우와 대화하면서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소위 확진자 제로 정책입니다. 박 교우가 중국으로 들어가면 대략 세 주 정도 격리해야 합니다. 지금 중국으로 들어가는 비행기 편도 별로 없다고 하네요. 따라서 값도 비싸고요. 어떤 방식의 대처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어쨌든지 우리 방역 당국이 우리에게 가장 효과적인 정책과 전략을 찾기 바라고, 우리는 이미 이렇게 진행되었으니 너무 조바심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4) 서울 샘터교회- 정 목사는 710일에 서울 샘터교회를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전에는 돌아올 때 동대구역에서 영천으로 가는 무궁화 기차를 갈아탔으니 이번에는 개인 승용차를 동대구역 주차장에 세워놓았다가 자가운전으로 왔습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주차료가 올랐더군요. 이전에는 하루에 15천원이었는데, 이제는 18천원입니다. 제 차가 하이브리드라서 반값으로 할인받았습니다. 서울 샘터교회에서 4시에 성찬식이 있는 예배를 인도했습니다. 아주 적은 숫자가 모였습니다. 눈짐작으로 스무 명도 채 안 되는 듯했습니다. 오늘따라 각자 사정이 많이 생겼다고 하네요. 예배 후 일부는 남아서 5시 반부터 30분 동안 설교 복기를 했습니다. 제가 일방적으로 강의하기보다는 질답방식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다 끝나고 들었습니다. 이번에 유튜브에 올리는 설교 복기는 서울 샘터교회에서 한 내용이 아니라 제가 집에서 다시 녹화한 내용입니다. 오디오로만 녹음한 서울 샘터교회의 설교 복기는 전달에서 한계가 있어서 이번에 올리지 않겠습니다. 서울 샘터교회는 예배 용품을 신자들이 나눠서 들고 다녔습니다. 이제는 보관장소를 대여했다고 하네요. 잘한 겁니다. 예배 마치고 짐을 큰 가방에 넣는 모습이 애잔했습니다. 공유 예배당을 찾고 있는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모든 모임을 마치고 저를 포함한 열 명이 인근 식당으로 가서 저녁밥을 먹었습니다. 제가 내려오는 기차 시간을 저녁 815분까지 충분히 늦췄기에 천천히 대화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서울역까지 저를 차로 태워다 준 임*성 최*아 부부 집사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나저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서울 샘터교회의 대면 예배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이런 어려움을 잘 풀어나가야겠지요. 운영위원들의 수고가 많습니다. 저는 밤 11시 가까이 원당 집에 들어왔습니다. 긴 하루였습니다. 오가는 케이티엑스 기차 안에서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생각이란 무엇인가를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0710.JPG


5) 이모저모- *섭 장로가 710일 아침 열 살 많은 형님의 돌연사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평소 건강했던 분이라고 합니다. 황망한 일입니다. 세 주 전에 형제들이 제주도 여행을 다녀올 때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성령께서 김 장로와 그 유가족을 위로해주기를 바랍니다./ *혜 집사의 남편 박*민 교우가 오는 14일에 중국으로 출국 예정입니다. 한 달여 정도의 신혼생활을 상주에서 보냈습니다. 잠시 헤어지겠군요. 두 분께 앞으로 좋은 일들이 많을 겁니다. *흥 권*숙 부부 집사가 이 젊은 부부와 점심을 함께했다는군요. 거기에 청년들도 동석했고요. 좋은 시간이었겠네요./ 요즘 이*근 집사가 둘째 아들 영도와 늘 함께 예배에 옵니다. 영도가 중3이던가요? 좋은 습관은 영혼을 건강하게 하는 거룩한 양식입니다./ 정 목사는 원래 한 주에 두 번 테니스장에 나갑니다. 사시사철 가리지 않습니다. 지난 한 주는 못 나갔습니다. 허리 근육과 오른쪽 골반 근처 근육이 삐끗했기 때문입니다. 그 직전 주간에 테니스장에서 너무 많이 뛰었고, 보통 두 게임을 하는데 그날은 컨디션이 좋다고 세 게임을 했거든요, (엄살 좀 보태서) 텃밭 일을 쪼그리고 앉아서 과하게 한 탓으로 보입니다. 나이를 생각하지 않으면 이렇게 탈이 납니다. 어느 정도 좋아지긴 했으나, 오는 한 주까지 꾹 참고 테니스장을 출입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치매기가 있으신 친정 모친을 방문한 교우가 있습니다. 고령 고향 집에서 혼자 사는 그 어머니를 대구에 사는 언니와 번갈아 가면서 돌봐드리고 있다는데, 걱정이 크겠군요./ 다음 주일 공동예배에, 헌금과 중보기도 마치고 알림 시간에 특별찬양 연주가 준비되었습니다. 독일에서 전문 연주자로 활동하는 부부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입니다. 기대하십시오.

 

6) 헌금- 710: 1,150,000(온라인 550,000, 현장 600,000, 미등록 교우 이*, 무명씨)

통장: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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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102- 작업화 텃밭이나 언덕 일을 할 때 신는 작업화다. 저 작업화가 아니었다면 언덕에서 대나무 작업을 하면서 발을 다칠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바닥이 특수재질로 되어 있어서 뾰족한 돌이나 날카로운 나뭇조각을 밟아도 아무 일 없다. 저 고맙고 기특한 친구는 앞으로 십수 년은 더 내 옆에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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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9- 손전등 도시라고 그런 일이 없지는 않겠으나 시골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전기 나가는 일이 좀 더 잦아서 손전등은 필수품이다. 약간 낭만적으로, 달빛이 없는 한밤중 나들이하려면 저런 손전등 하나는 손에 들어야 한다. 인생살이도 손전등 불빛을 따라가듯 하면 조금이라도 더 달콤하게 경험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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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7월17일, 성령강림 후 6주 1) 아모스- 오랜만에 「아모스」를 본문으로 설교했습니다. 확인해보니 2004년 8월5일에 오늘 설교 본문과 같은 본문으로 설교했더군요. 이번 설교를 준비하고 실제로 설교하면서 기원전 8세기의 상황이 오늘 우리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서 ‘인간이 변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물론 외형적으로 달라진 건 많습니다. 오늘은 왕정이 아니라 공화정입니다. 복지 제도도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교육도 많이 받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은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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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90- 옥수수꽃과 벌 어제 본 저 숨 막히는 장면은 도대체 언제 준비된 것인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중인지, 생각할수록 아득하고, 그래서 아찔할 뿐이다. 대다수 풀과 나무는 꽃에 열매가 달리는데 옥수수는 줄기와 잎새 사이에, 예상하지 못한 곳에 열매가 달린다.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물(物) 089- 삼나무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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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89- 삼나무 제주 삼나무 둥치를 이끼류 녹색 기생 식물이 뒤덮었다. 바닷가 습기가 저런 생태를 만든 셈이다. 지구 안에 던져진 모든 물(物)은 서로 기생하거나 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조금 불편해도, 또는 ‘저 친구는 민폐야.’라는 생각이 들어도 모든 존재하는 것들 사이의 메커니즘에 놓인 비밀이 얼굴과 얼굴을 보듯이 풀릴 때까지 기다리며 견디는 게, 또는 그 상황 자체를 즐기는 게 최선이다. 그래서 주님은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고(마 5:39) 하셨고, 바울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

주간일지, 7월3일, 성령강림후 4주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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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7월3일, 성령강림 후 4주 1) 힘 빼기- 하나님 나라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사는 데 필요한 삶의 자세가 ‘힘 빼기’라고 설교 시간에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흔한 표현이라서 기독교적인 특징이 약해 보이겠으나, 중요한 관점이기에 짚은 겁니다. 힘을 뺀다는 말은 자기를 가볍게 여긴다는 뜻입니다. 가볍게 여기면 남에게서 대접받지 못한다고 해서 서운해할 거 하나도 없습니다. 자기를 존중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자기 안에 갇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다른 이에게서 무시당하는 걸 못 견딥니다...

물(物) 088- 찔레꽃 fi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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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88- 찔레꽃 찔레꽃은 한철 피고 끝나는 게 아니라 피고 지고를 구도자처럼 반복한다. 체스터턴의 멋진 설명에 따르면 자연에서 발생하는 똑같은 현상의 반복은 그런 일을 전혀 지루하게 여기지 않을 정도로 하나님의 창조와 생명 능력이 폭발적이라는 의미다. 얼마 전에 시들어가는 찔레꽃을 사진에 담았다. 미학(aesthetics)이 왜 가능하고 필요한지를 이번에 다시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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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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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87- 현무암의 세계 저기 현무암으로 추정되는 돌에는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 이끼와 덩굴 초와 마른 침엽, 또 내가 알지 못하는 여러 미생물이 이런저런 방식으로 어울렸다. 저들 세계에 비가 내리고 바람도 스치며 햇살도 방문한다. 저 나지막한 *돌담을 쌓은 사람에게는 또 어떤 사연이 있을지, 모든 세계는 아득하다. *제주도 ‘절물자연휴양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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