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物) 050- 빛과 그림자

조회 수 816 추천 수 0 2022.05.07 09:45:43

() 050- 빛과 그림자

050.JPG  

어느 날 우리 집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내리비친

햇살이 눈부시게 다가왔다.

층계 꺾임에 따라서 햇살도 꺾이고

그림자도 꺾였다.

기하학적인 예술 작품 아니고 무엇이겠나.

15천만 킬로미터를 초속 30만 킬로미터로

대략 9분간 달려온,

입자인지 파동인지 여전히 비밀인 태양 빛이

층계와 만나서 저런 현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랜 물리학의 주제가

빛을 다루는 광학이라고 한다.

지금 양자역학까지 흘러 왔는데도

빛의 정체는 여전히 비밀이라는 게

재미있지 않은가.

태초에 빛이 있으라명령하신 하나님이

세상을 완성하실 때

저 빛의 정체도 온전하게 드러나리라.

요한계시록이나

단테의 신곡에서 느낄 수 있는 이미지처럼

지옥은 빛이 없거나 희미하지만

천국은 온통 빛의 세계라고 하던데,

지금 여기 일상에서 물()을 빛으로 경험한다면

이미 천국에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이리라.

오늘도 나는

하루를 빛으로 시작한다.


profile

[레벨:43]웃겨

2022.05.08 21:11:10

정말 그렇네요.

목사님의 글을 읽고 햇볕을 보니

오늘 내 살갗에 따갑게 와 닿은 햇볕도 대단한 사건이군요.

요즘 햇살아래 있을 떄가 많은데 그떄마다

까마득한 거리를 9분간이나 달려 온 햇살임을 상기하겠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2.05.09 20:41:13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셨으니 

이 세상이 오죽이나 값지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억만장자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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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56- 물줄기 우리 집 화장실 세면대다. 수도꼭지 손잡이만 살짝 들어줘도 귀염둥이 폭포처럼 물이 시원하게 쏟아진다. 부드러운 물줄기에서 전달되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하다. 물이 없는 행성에서 살던 어떤 외계인이 처음 지구를 방문해서 물을 만져보았다면 놀라 자빠지지 않았겠는가. 물이라는 액체는 고체와도 다르고 기체와도 다르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넘치는 물을 보고 ‘유레카’를 외쳤다는 이야기나, 어린 헬렌 켈러가 펌프 물에 손을 대는 순간 사물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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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 2022년 5월15일, 부활절 5주 1) 사랑- 이번 설교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리에게는 근본에서 사랑의 능력이 없으나 사랑의 원천인 예수의 부활과 영광의 빛에 기대서 최소한 교회 공동체 안에서만이라도 사랑을 연습해보자.” 연습해보자는 말에 무게가 있는 게 아니라 부활과 영광의 빛에 기댄다는 말이 핵심입니다. 그게 일단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자기의 형편에 따라서, 그리고 자기의 성품이나 능력에 따라서 사랑하면 됩니다. 사랑한다는 게 어떤 구체적인 행동과 기준을 가리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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