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4월3일 사순절 5주

조회 수 621 추천 수 0 2022.04.04 12:05:37

대구 샘터교회 주간

202243, 사순절 5

 

1) 새로운 일- 하나님만이 새로운 일을 행하실 수 있다는 이번 설교의 주제를 일상에서 느끼기는 쉽지 않습니다. ‘새롭다라는 말이 소유나 도구의 차원에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새 옷을 산다거나 새 가전제품을 사는 등, 물건을 손에 넣는 것쯤으로 이해하는 겁니다. 준비만 되면 똑같은 커피잔을 사용하더라도 그게 새롭게 경험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자기의 관점이 새로워지는 것이겠지요. 설교 마지막 단락에서 새로운 피조물이라는 바울의 말을 인용한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여기서도 문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는 말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이해하고 느끼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이해와 느낌 안으로 들어가려면 그리스도교 신앙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여기서도 역시 부분과 전체의 해석학적 순환이 발생합니다. 어쨌든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모든 삶이 새롭게 경험되니까 어떻게 하면 더 비싼 집에서 사느냐 등등 걱정하지 말고 그리스도 안에 들어가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십시오.

 

2) 표지 사진- 주보 표지에 나온 사진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한번 보세요.

 0403.png

 

피트먼(Pittman, Lauren Wright)이 요 12:1~8절을 주제로 하여 2018년에 그린 엽서 그림이다. 제목은 기름 부음을 받은 분이다. 마리아는 향유를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닦았다. 이 그림에 발만 나온 예수와 상반신만 나온 마리아의 피부색은 아프리카 계통이다. (반더빌트 대학교 신학대학 도서관 인터넷 사이트에서 퍼온 사진)


이런 경험이 어떤 이들의 눈에는 초라해 보일지 모르나 실제로는 가장 고귀한 삶의 경험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소유 중에서 가장 좋은 향유를 쏟았습니다. 낭비일까요? 그녀는 머리카락으로 예수의 발을 씻었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절대적인 생명을 만난 사람이 아니면 감행할 수 없는 행동입니다. 이런 일은 우리 인생에서 한두 번 일어날까 말까 합니다. 대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자기의 세계 안에 꽁꽁 갇혀서 작은 평안에만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사실 평안도 아닙니다. 불안하기에 자기를 끌어안고 사는 겁니다. 자기 소유를 다 포기하고 자기 인격마저 오체투지처럼 바닥으로 내려놓는 삶이야말로 생명을 얻는 유일한 길이 아닐는지요. 저런 행위는 낭비가 아니듯이 예배도 낭비가 아닙니다. 낭비하지 않겠다는 인간적인 계산이 가장 큰 낭비가 아닐는지요.

 

3) 성찬 예식- 매월 첫 주일에 성찬 예식을 집전할 때마다 저는 영적으로 설렙니다. 빵과 포도주라는 사물을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믿는다는 사실을, 즉 그 자리에 예수 그리스도가 신비로운 방식으로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런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요즘처럼 마른 가지에 돋는 연록 나뭇잎에서 태양 햇살을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어떤 분은 집에서 빵과 포도주를 준비한다고 하네요. 성찬 예식이 거행되는 현장 예배를 절감하려고 말입니다. 그것도 괜찮은 방법으로 보입니다. 성찬 예식에 참여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의 모든 삶도 성찬 예식처럼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인생살이에서 부족할 게 하나도 없겠지요.

 

4) 재정보고- 재정부장(*배 집사)3월 재정보고인 대차대조표가 주보에 실렸습니다. 교회 행사가 없는 관계로 고정 지출만 생겼습니다. 수입 지출이 월간으로는 마이너스지만 누계로는 여전히 플러스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헌금에 동참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구 샘터교회 교인이 아니면서도 헌금에 동참해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보기에 대구 샘터교회처럼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교회도 많지 않을 겁니다. 현재 재정 상태로 보아 나눔선교부지출을 늘려도 좋을 것 같군요.

수 입

지 출

헌금

1

735,000

예배부

59,000

주보인쇄

2

1,760,000

교육문화부

0

 

3

1,770,000

봉사경조부

0

 

4

2,150,000

나눔선교부

1,600,000

정기후원(17)

5

0

어린이부

0

 

기타

0

청소년부

0

 

소 계

6,415,000

사무관리부

1,638,115

월세, 차량관리비 지원, 오르간 수리

기 타

 

 

재정부

3,705,000

목사사례비(230)

퇴직적립, 일반적립 외

합 계

6,415,000

합 계

6,993,115

당월잔액

-578,115

전기이월

16,827,327

차기이월금

16,249,212

총 합 계

23,242,327

총 합 계

23,242,327

 

5) 운영위원회의- 예배 후에 운영 위원 회의가 열렸습니다. 1명 빠지고 (몸이 아프신지) 모두 참석하셨군요. 특별한 안건은 없었습니다. 지금 대구 샘터교회는 일반 신자가 운영위원장을 맡은 제도를 운용 중입니다. 실험적인 제도입니다. 올해가 4년째입니다. 이왕 시작했으니 안착하도록 서로 노력해야겠지요. 보통 한 분이 2년씩 맡습니다. 내년에는 새로운 위원장이 나올 차례입니다. 저는 처음에 남녀가 번갈아 가면서 위원장을 맡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 안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여자 위원장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정 목사는 202312월까지만 담임 목사직을 수행합니다. 이 아무개 집사가 이번 회의에서 후임자 문제를 다룰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게 어떻겠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잘한 일입니다. 인사 문제는 예민한 것이니 가능한 한 공적으로 투명하게 진행하는 게 좋습니다. 소위를 구성하기 전에 종합적인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 운영위원들이 4월 중 토요일에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 모임에 현재 담임 목사는 참석하지 않는 게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서 좋겠습니다. 바라기는 소위를 잘 꾸리고, 젊고 유능하고 참신한 후임자를 청빙하는 일에 빈틈이 없었으면 합니다. 가난한 교회라서 후임자 청빙에서 어려움이 있긴 합니다. 담임 목사 없이 소위 평신도 교회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평신도 교회와 담임 목사 제도가 병행하는 방법으로는 현재처럼 담임 목사가 있으면서 일반 신자가 운영위원장을 맡는 제도이겠지요. 대구 샘터교회가 교단에 가입하지 않은 독립교회라는 게 또 하나의 고려사항이긴 합니다. 모든 문제를 교회 구성원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거든요. 집단 지성과 영성이 요구됩니다. 그런 능력이 있는 교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6) 신학 공부- 오후 2시에 신학 공부 모임이 있었습니다. 10명이 모였습니다. 저는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듣는 분들은 낯선 사람 이름과 지명과 개념이 나와서 힘들었을 겁니다. 오늘로 20191월부터 시작한 에티엔느 트로크메의 초기 기독교의 형성이 끝났습니다. 중간에 코로나 사태로 지체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초기 기독교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5월부터는 다른 책을 읽습니다. 칼 라너의 기도의 절실함과 그 축복에 대하여입니다. 교육부장 오*주 집사가 대구 책방 바오로의 딸에 가서 단체로 구매했습니다. 오늘 참석하신 분들에게 책을 구경시켜드렸고, 집에서 예습해올 분들은 책을 가져가도록 했고, 나머지는 교회에 비치하도록 했습니다. 이 책은 쉽게 읽힐 겁니다. 가톨릭 신학자가 기도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 기대됩니다. 저도 숙독해보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리스도교 신앙이 성숙해지려면 책 읽기가 필수입니다. 전문적인 신학책을 옆에서 설명해주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현장 참석이 어려운 분들은 나중에 정용섭채널로 올리는 유튜브를 시청하십시오.

 

7) 이모저모- 어린이 주일학교 교사 회의를 오는 주일인 410일에 연다고 합니다. 코로나 대재난 이후로 모임이 전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이제 상황이 조금씩이라도 좋아지는 추세라서 그 문제를 의논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문의는 부장 유*미 집사에게 하십시오./ 오늘 예배에 중학생 1, 고등학생 1, 초등학생 1명이 참석하셨네요. 반가웠습니다./ 부활절은 417일입니다. 이미 봄꽃이 만발하지만, 부활절에는 더 멋지겠네요. 희망이 넘치는 부활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활절에 세례받을 분은 김*채 교우입니다. 그를 기독교 신앙으로 이끈 김*수와 함께 토요일 저녁에 세 번에 걸쳐서 으로 세례 공부를 하는 중입니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더군요./ *일 목사는 친구 자녀 결혼식 주례를 맡아서 출타했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 예배는 현장과 온라인 병행으로 진행됩니다. 한국의 대부분 교회가 그렇게 할 겁니다. 온라인 예배를 더 좋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접속자 숫자가 라이브로는 60여 명, 일주일 지나면 200여 명입니다. 간혹 300명이 넘기도 합니다. 접속자 하나에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한자리에 있다고 보면 대략 라이브로 백 명 정도가 예배를 드리는 겁니다. 현장과 온라인을 서로 느끼면서 예배를 드리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제 꽃샘추위가 끝나는 듯합니다. , 만끽하세요. 적당하게!

 

8) 헌금- 43: 1,910,000(온라인 1,350,000, 현장 560,000/ 등록교인 외()- *, *, 무명씨)/ 통장: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물(物) 039- 사과 두 쪽 file [4]

  • 2022-04-22
  • 조회 수 615

물(物) 039- 사과 두 쪽 매일 아침에 보통은 사과 서너 조각을, 다른 과일이나 채소를 겸해서 먹을 때는 두 조각을 먹는다. 아침 준비는 내 몫이다. 아내는 저렇게 잘라 놓은 사과 조각을 그대로 먹지 않고 껍질을 벗겨 먹는다. 어떻게 먹는 게 더 맛있는지는 각자 취향에 따라서 다르겠으나 사과의 맛을 더 깊이 느끼려고, 또는 음식 찌꺼기를 덜 남기려고 나는 껍질째 먹는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지난여름의 햇살도 먹고, 안개도 먹는다는 느낌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언젠가 사과마저 씹어먹...

물(物) 038- 식빵 file [3]

  • 2022-04-21
  • 조회 수 653

물(物) 038- 식빵 아침마다 식빵을 먹는다. 식빵 종류에 따라서 토스터에서 굽는 시간 길이가 달라진다. 오늘은 노릇하게 잘 구워졌다. 식빵 굽는 냄새가 어떤지를 아는 분들은 다 알 것이다. 생명의 진수를 느낀다고 할지, 행복감을 느낀다고 할지. 여하간 인간이 후각을 통해서 경험할 수 있는 최절정의 즐거움에 속한다. 저 식빵에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쳤는지는 상상 초월이다. 어느 봄날 호주나 북미의 밀밭에 자욱했던 안개나 구름이나 온갖 새들, 그리고 천사들도 한...

물(物) 037- 에스프레소 file [2]

  • 2022-04-20
  • 조회 수 602

물(物) 036- 커피 찌꺼기 file [5]

  • 2022-04-19
  • 조회 수 544

주간일지 4월17일 부활절 file [7]

  • 2022-04-18
  • 조회 수 1144

대구 샘터교회 주간 2022년 4월17일, 부활절 1) 심판- 베드로는 부활의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의 심판자”라고 설교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진술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따라가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살아있다는 말과 죽었다는 말, 그리고 심판이라는 말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성경이 말하는 ‘심판’을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옥황상제 정도로 여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일정한 대상을 골라내서 징벌하는 게 아니라 절대적인 사랑을 보이심으로써 징벌하는 분이십니다. 성...

물(物) 035- 솥과 불 file [2]

  • 2022-04-16
  • 조회 수 602

물(物) 034- 맑은 물김치 file

  • 2022-04-15
  • 조회 수 612

물(物) 033- 공소 우편함 file [2]

  • 2022-04-14
  • 조회 수 503

물(物) 032- 공소 간판 file

  • 2022-04-13
  • 조회 수 771

물(物) 032- 공소 간판 북안에는 가톨릭 성당은 없고 대신 공소가 있다. 공소는 로마 가톨릭 신자들이 모이는 종교건물이기는 하되 상주 신부가 없는 곳을 가리킨다. 다른 곳의 신부가, 아마 영천 시내에 있는 성당의 신부로 추정되는데, 방문할 때만 미사라 하고, 평신도들끼리 모일 때는 공소예절이라고 한다. 저 간판 뒤로 마당이 있고, 그 마당 끝에 아담하고 평범한 공소 건물이 있다. 간판이 없었다면 마당 넓은 일반 주택이라 해도 될만하다. 공소예절이라 하건 미사라 하건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마음으로 살아가려는 ...

물(物) 031- 해바라기 씨 file [2]

  • 2022-04-12
  • 조회 수 549

물(物) 031- 해바라기 씨 올해는 우리 집 마당에 해바라기 꽃으로 가득했으면 한다. 저 거무칙칙한 씨앗 안에서 그 화려한 해바라기 꽃이 나온다니, 이게 마술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씨앗은 아득한 세상이다. 우리도 언젠가 꽃으로 변하리라.

주간일지 4월10일, 사순절 6주 file

  • 2022-04-11
  • 조회 수 585

대구 샘터교회 주간 2022년 4월10일, 사순절 6주 1) 마지막 식사- 이번 설교 제목은 “마지막 유월절 식사”였습니다. 매 순간을 마지막으로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예수님이 선포한 하나님 나라에서 멀지 않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설교 마지막 단락을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저는 설교를 마치면서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풍성한 생명에 가까이 가는 그리스도인에게 나타나는 삶의 한 가지 구체적인 태도, 또는 능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앞에 암시되었습니다. 밥 한 끼를 여러분의 인생에서 주어진 마지막 식사로 받아들...

물(物) 030- 한 그릇 밥 file [2]

  • 2022-04-09
  • 조회 수 749

물(物) 030- 한 그릇 밥 "나는 생명의 떡이니 … ”(요 6:35, 개역개정)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공동번역) “Ἐγώ εἰμι ὁ ἄρτος τῆς ζωῆς.”(헬라어 성경) “I am the bread of life.”(KJV) “Ich bin das Brot des Lebens.”(루터 성경) “나는 생명의 밥입니다.”(정용섭 사역)

물(物) 029- 간편 녹음기 file

  • 2022-04-08
  • 조회 수 709

물(物) 029- 간편 녹음기 오랜 세월에 걸쳐서 내 목소리를 담아낸 엠피쓰리 녹음기다. 설교와 신학 강독과 수요 성경공부 강의를, 오래전 신학교 출강 나갈 때와 이곳저곳 강사로 나갈 때 행한 강의나 연설을 녹음했다. 조작이 아주 편리하다. 요즘은 사용 빈도수가 뜸하다. 집에서는 컴퓨터에 장착된 비디오 녹음 장치와 OBS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저런 전자 기기를 대할 때마다 인간 기술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언젠가는 저런 기기 없이 녹음이나 녹화가 가능한 시절이 올지 모른다. 무선으로 클라우드 같은 공간에...

물(物) 028- 어깨 가방 file

  • 2022-04-07
  • 조회 수 545

물(物) 028- 어깨 가방 약간 촌스럽게 생긴 저 천 가방도 언제부터 내 손에 들어왔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20년은 족히 넘었을 듯하다. 나이가 드니 이상하게도 모든 주변 사물과 일과 사람에 얽힌 사연이 희미해진다. 결국은 죽음 앞에서 모든 지난 일들은 안개 속을 걸었듯이 느낌으로만 남게 되지 않을는지. 주간지 <한겨레 21>을 정기 구독하고 받은 선물로만 기억한다. 일종의 판촉물인 셈이다. 놀러 갈 때만 잠깐씩 어깨에 멘다. 6년 전에는 독일 여행에, 얼마 전에는 단양 바람 쐬기에 동행했다. 안경, 휴지, 손수건, ...

물(物) 027- 가방 file [2]

  • 2022-04-06
  • 조회 수 708

물(物) 027- 가방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가방이다. 주로 교회 갈 때 든다. 아담한 모양과 크기라서 성경과 찬송가와 수첩과 파일을 넣으면 꽉 찬다. 양쪽에 달린 보조 주머니에 승용차 스마트 열쇠와 스페어 마스크와 작은 디지털 녹음기를 넣는다. 내 손때가 묻은 저 가방을 들면 왠지 마음이 편하다. 오래된 친구와 차를 마실 때 느끼는 기분이 이럴 것이다. 저 가방을 만들기 위해서 사용된 (소?)가죽의 주인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고 보니 모든 존재하는 것들에게 늘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불편하게 생각하...

물(物) 026- 의자 file

  • 2022-04-05
  • 조회 수 741

물(物) 026- 의자 위 사진은 2층에서 지내다가 1층으로 내려오면서 오래 쓴 의자를 폐기하고 새로 산 의자다. 대충 3년은 사용했지 싶다. 나는 그에게 온몸을 맡기고 그는 내 온몸을 받아준다. 그동안 사용한 책상 의자 중에서 가장 안락하다. 아침밥 먹고 8시쯤 앉기 시작해서 밤 11시까지 머무니까 중간에 다른 시간을 빼고도 최소한 열 시간은 내 앉은 몸을 지탱해주는 셈이다. 등받이가 높지 않아서 몸이 뻑적지근할 때 두 팔을 뒤통수로 올린 채 허리를 좌우로 돌릴 수도 있고, 동편 창을 내다보려고 오른편 다리에 살...

주간일지 4월3일 사순절 5주 file

  • 2022-04-04
  • 조회 수 621

대구 샘터교회 주간 2022년 4월3일, 사순절 5주 1) 새로운 일- 하나님만이 새로운 일을 행하실 수 있다는 이번 설교의 주제를 일상에서 느끼기는 쉽지 않습니다. ‘새롭다’라는 말이 소유나 도구의 차원에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새 옷을 산다거나 새 가전제품을 사는 등, 물건을 손에 넣는 것쯤으로 이해하는 겁니다. 준비만 되면 똑같은 커피잔을 사용하더라도 그게 새롭게 경험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자기의 관점이 새로워지는 것이겠지요. 설교 마지막 단락에서 ‘새로운 피조물’이라는 바울의 말을 인용한 이유가 거기에 있...

물(物) 025- 도기 풍경 file [2]

  • 2022-04-02
  • 조회 수 1178

물(物) 025- 도기 풍경 이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에 걸쳐있는 도기 풍경(風磬)이다. 어디서 언제 어떻게 우리 집 가족이 되었는지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딸들이 어렸을 때 선물로 받은 것인지, 물건 사기 좋아하는 아내가 수집한 것인지도 모른다. 주인 없이 굴러다니기에 내가 이 층을 서재로 사용할 때 매달아두고 오르내릴 때마다 손으로 건드려 소리를 냈다. 매혹적인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오래 그 소리를 듣다 보니 정이 들었다. 이 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온 뒤로는 저 도기 풍경을 울릴 기회가 없다. 지금 이 ...

물(物) 024- 전기 스위치 file

  • 2022-04-01
  • 조회 수 901

물(物) 024- 전기 스위치 하루에도 여러 번 내 손이 닿는 스위치다. 집 중앙의 벽에 자리한다. 우리 집 구조는 아파트와 다르고 다른 일반 주택과도 달라서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와보지 않은 분들은 상상하기 어렵다. 사진을 찍어도 전달이 안 될 것이다. 원래 있던 집과 새로 지은 집을 연결한 구조라서 그렇다. 우리 집에는 소위 거실이 없다. 방에서 식당으로 가려면 복도를 한참 걸어야 한다. 그 중간에 약간의 공간이 있다. 이 중간 공간에서 남쪽으로는 식당이, 북쪽으로는 두 개의 방이, 그리고 서쪽으로는 이 층으로 올라...

물(物) 023- 목제 간판 file [2]

  • 2022-03-31
  • 조회 수 899

물(物) 023- 목제 간판 저 목제 간판은 우리 집 이 층으로 올라가는 층계 벽에 걸려있다. 2003년 말인가 언제인가 정확한 일시는 기억나지 않는데, 영남신학대학 신학생이 손수 일주일간 작업한 저 간판을 가져왔다. 당시에 나는 그 학교에 시간강사로 일주일에 두세 과목을 감당했었다. 그는 대구성서아카데미 공부 모임에도 종종 참석하던 신학생이었다. 대구성서아카데미와 샘터교회가 모임 장소로 사용하던 하양의 천호 아파트 201호에서 3년, 다음 모임 장소로 사용하던 진량의 우림아파트 104동801호에서 2년 반 동안 현관문...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