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7월21일

조회 수 1114 추천 수 0 2019.07.22 21:30:07

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2019721, 성령강림후 여섯째 주일

 

1) 자기 구원- 저는 설교원고를 20035매 분량으로 준비합니다. 설교 현장에서는 가능한 그 원고에 충실합니다. 소위 원고 설교입니다. 여기에 장단점이 있는데, 단점의 하나는 설교 현장에서 주어지는 영감을 억제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설교에서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는 구절을 읽는 순간에 빼앗기지 않는다.’라는 느낌이 강력하게 다가왔습니다. 그 느낌을 좀서 설명하고 싶었지만, 설교의 진도를 나가야겠기에 멈추었습니다. 다른 이에게 빼앗기지 않는다는 게 무슨 뜻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지금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상황에 따라서 빼앗길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에는 모든 것을 빼앗깁니다. 빼앗기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구원이고 복음입니다. 우리 기독교인의 한평생은 그것을, 즉 자기 구원을 이루는 과정입니다. 이걸 눈치챈 이들도 있고,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2) 새 교우 환영- 2019년 전반기에 정식 교우로 등록한 다섯 분의 환영 모임이 새 신자 돌보미*숙 집사 주관으로 오늘 있었습니다. 602, 502, 401명이다. 두 명은 가톨릭교회 신자였고, 두 명은 인근 중대형교회에서 중직을 맡아서 봉사하던 분이었고, 한 분은 일본에 십여 년 거주하던 분이었습니다. 두 분은 친척의 소개로, 또 다른 두 분은 홍성사 출간 졸저를 읽고, 한 분은 대구성서아카데미 사이트를 보고 오셨다고 합니다. 식사 친교 시간에 각각 꽃 한 송이와 정 목사 저서 한 권씩을 선물로 드리고, 간략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한두 분의 감사 인사의 말을 들었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식사는 담임 목사, 담당자, 새 교우가 함께했고, 식사 후에는 1층 카페에서 한 시간 넘게 담소했습니다. 환영회를 준비하고, 여러 종류의 마실거리를 대접해주신 담당자 권 집사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주님의 이름으로 새 교우 모두를 다시 환영합니다. 모쪼록 대구샘터교회에서 거룩한 친교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3) 루디아 월례회- 이번 루디아 월례회는 회의를 마치고, 담소를 나눈 뒤에 5시쯤 인근 삼계탕집에서 저녁을 먹는 데까지, 오랜 시간 이어졌습니다. 13천 원짜리 삼계탕을 먹었습니다. 맛이 담백하더군요. 회원들은 그동안 적립해놓은 회비로, 동행한 남편들은 더치페이로 식비를 해결했다고 하는군요. 거의 모임이 끝나갈 무렵 루디아 회장 왈, 모임은 우리가 주선했는데 남자 교우들이 더 신나고 재미있게 이야기꽃을 피우시네요, 하더군요. 제가 보기에도 식당에 들어온 다른 손님들에게 우리가 민폐를 끼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은근히 들었습니다. 오늘 설교 내용에 관해서는 별로 말이 없고, 다른 주제로 열을 올리다가 630분쯤 헤어졌습니다. 삼계탕으로 보신했으니 올해 중복 치레를 잘한 것으로 보입니다.

 

4) 예배 전 소동- 오늘 예배에 일찍 오신 분들은 지하 교회당에서 어떤 소동이 있었는지 잘 아실 겁니다. 자칫 예배를 드리지 못 할 뻔했습니다. 주말에 쏟아진 폭우 탓인지 지하 예배당 천정 한쪽에 물이 샜고, 누전 차단기가 떨어진 겁니다. 마침 일찍 교회에 도착한 마 집사가 임시 조치를 잘해서 예배는 드릴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전기 전문가는 신 집사입니다. 나중에 신 집사가 누전 차단기를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차단기보다 더 문제 되는 건 누수입니다. 지하실 누수를 해결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하네요. 1층 카페의 마루를 다 뜯어내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건물주가 그렇게 해줄까요? 어쨌든지 우리 사정을 말해놓았으니 좀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예배 전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면 촛불 예배를 드리든지, 아니면 1층 카페에서 예배를 드릴 생각이었습니다. 이 모든 소동 역시 대구샘터교회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자리를 잡을 겁니다. 먼 훗날 이런 에피소드를 기억할 교우들도 있겠지요.

 

5) 매실주- 예배와 식사가 끝난 뒤에 남자 교우들 7-8명이 1층 카페에서 온갖 종류의 담소를 나누는 중에 정*진 집사에게서 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어젯밤 새벽에 복통으로 잠이 깼다고 합니다. 아내가 잠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일어나 부엌으로 가서 매실주 작은 한 잔을 마셨다고 합니다. 곧 속이 편해졌다고 합니다. 옆에 있던 교우들도 함께 거들면서 하는 말이, 속이 불편할 때는 매실주나 매실차가 가장 잘 듣는다면서 매실주를 비상약으로 준비해두는 게 좋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 듣는 정보였습니다. 내년에는 우리 집에서도 매실주를 담가야겠습니다. , 올해도 집사람이 우리 집 마당에서 딴 매실로 매실청을 조금 담은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저는 황매실로 하자고 했고, 집사람은 황매실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매실이 다 땅에 떨어질 수 있으니 청매실로 하자고 옥신각신하다가 청매실에서 황매실로 익어가는 중간쯤의 매실로 담았을 겁니다. 매실이 소화에도 좋다고 하니 저도 신경을 써서 마셔봐야겠습니다.

 

6) 주차장- 저는 오늘 무거운 물건이 차에 실려 있어서 교회당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습니다. 보통 때는 인근 주차장에 세웁니다.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차장 3분의1 정도가 정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차를 넣고 빼기도 아주 불편하게 되었습니다.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 건물에 카페, 강아지 용품점, 그리고 2층 미장원 등등, 몇몇 상점들이 모여 있어서 주차 문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주차장을 확 줄인다는 게 이상한 거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지금 짓고 있는 작은 건물의 허가를 받으려는 조치라고 합니다. 허가를 받으면 원상 복귀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교회에 일찍 오는 분들은 가능하면 인근 주차장을 사용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리거나, 몸이 불편하신 분들, 예배 시간이 늦어서 급하신 분들을 위해서 양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쪽으로 이사 왔던 초창기에는 인근 기아 서비스점에 주차하다가 최근에는 교회 바로 옆에 생긴 현대 서비스점에 주차했습니다. 한 주 전부터 현대 서비스점이 주차를 금지하는 바람에 다시 기아 서비스점으로 옮겼습니다.

 

7) 일본 여행- 예배 광고 시간에 일본 여행 계획에 대해서 한 말씀 드렸습니다. 교우 중에서 일본 여행을 다녀온 분들이 제법 많습니다. 저렴하면서도 알차게 다녀올 수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중국, 동남아, 일본에 발을 디딘 적이 없습니다. 올해 안에 23일이라도 한번 다녀오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최근 벌어진 한일 분쟁 문제로 생각을 완전히 접었습니다. 아베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 우익 집단의 행태가 마음이 안 들어서 기분 좋게 다녀오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일본 우익은 자기 나라 이익을 절대로 생각하기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수 정치와 언론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군요. 큰 형이 조폭 비슷한 이웃집 덩치로부터 뺨을 한 대 맞았다고 합시다. 그 덩치는 형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다그칩니다. 형은 경찰에 신고하고, 그 덩치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나름 맞서 싸우려고 준비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우리 집 둘째 형이 이웃집 덩치도 나쁘지만 큰 형이 맞을 짓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둘째는 원래 첫째 형과 사이가 나쁩니다.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양비론을 펼치거나 오히려 자기 형을 몰아붙이고 있다면 둘째는 정신이 온전한 사람일까요? 오늘날 보수 집단과 일부 지식인들은 일제 식민 지배를 통해서 조선이 근대화되었다는 일본 우익 집단의 주장을 추종합니다. 한반도 수탈을 목적으로 철도를 놓은 일제에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딱한 일입니다. 한반도 평화 통일을 바라지 않는 나라 중의 하나가 일본이고, 다음으로는 미국이 아닐까요? 일본 여행은 한참 뒤로 미뤄지겠군요.

 

8) 예배 참석인원: 93, 헌금: 1,7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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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대회 유감 [9]

  • 201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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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즐기시는 편이오? 오늘 새벽 3시 반에 한국과 나이지리아 시합이 열렸잖소. 내 큰 딸은 그걸 보았다는 거요. 평소에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인데 그 시간에 일어나다니, 불가사의요. 나는 원래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잠을 안 자면서까지 중계방송을 보고 싶지는 않소. 저녁 시간에 열린 우리 팀의 시합도 전체를 본 적은 없소. 결과를 알 정도로만 보았소. 이렇게 월드컵 축구대회가 시들하게 느껴지는 것은 늙어간다는 표시가 아닌가 모르겠소. 그게 나이 탓이 아니라는 걸 좀 변명해...

5월16일- 회개와 복음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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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16일 회개와 복음 (3)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오늘 본문의 구조를 그대로 따른다면 회개는 복음을 믿는 것의 전제 조건입니다. 혹은 회개가 복음의 선행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왜 예수님은 이렇게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말씀하셨을까요? 그 이유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향해서 마음을 바꾼다는 의미의 회개 경험이 없다면 복음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논리를 따라오지 못할 것 같은 노파심이 들어, ...

성탄절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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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칼 바르트의 <신학묵상>에 나옵니다. 오래 전 다른 세 분 신학자들과 함께 제가 공역한 책입니다. 금년 성탄 전후에 다비안들과 함께 읽어보려고 여기에 싣습니다. 성탄절 기도 주님이신 우리의 하나님! 당신은 우리를 높이시려고 낮아지셨나이다. 당신은 우리를 풍요롭게 하시려고 가난해지셨나이다. 당신은 우리가 당신 옆으로 가게 하시려고 우리에게 오셨나이다. 당신은 우리를 당신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토록 하기 위해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셨나이다. 당신은 하늘만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사시려고 땅으로 내려...

마종기의 시(2)- 꿈꾸는 당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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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일, 수 마종기의 시(2) 제목: 꿈꾸는 당신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 터를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매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늪 깊이 숨은 것을 찾아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며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

가난한 이들을 위한 기도, 8월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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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우리 주변에 가난한 이들이 함께 살아갑니다. 상대적인 가난이 아니라 절대적인 가난에 묶여 있는 이들입니다. 절대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은 이 뜨거운 날에도 고물을 리어카에 잔뜩 싣고 끌어야만 합니다. 일할 수 있는 날이 한 달에 보름도 되지 못하는 일용직에 종사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들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이들도 많습니다. 일거리마저 없는 이들, 단칸방에 누워 있는 이들, 거리로 내몰리는 아이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

노무현(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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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되는 날이오. 어제부터 지금까지 장마처럼 계속 비가 내리는구려. 그를 생각하면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리는 것 같소. 아주 복잡한 심사가 내 마음에 뒤섞여 있소.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정치가를 잃었다는 안타까움이 가장 크오. 일이 이 지경이 되도록 암시하거나 방조한 어떤 이에 대한 분노도 섞여 있소. 다음 정권이 지금 미국에 도피하고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엄정하게 조사하면 전직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은 검은 손길이 밝혀질 것이라 보오. 노 전 대통령이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

5월17일- 회개와 복음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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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17일 회개와 복음 (4)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어제 묵상의 마지막은 신앙적인 업무를 대폭적으로 축소하고, 하나님의 통치에 관심을 쏟는 것이 회개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대목에서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모이기에 힘써야 하고, 땅 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해야 할 마당에 그런 일들을 줄이라는 게 말이 될까요? 그리고 더 본질적으로, 그런 축소가 왜 회개인가요?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오해되는 것은 그리스도인...

힘 빼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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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6일(월) 힘 빼기 힘 빼기는 삶의 모든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테니스 구력 35년이 되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테니스에 견주어 설명하는 게 좋겠다. 테니스를 잘하려면 다음의 십계명에 유의해야 한다. 1) 기본기를 정확하게 익힐 것 2) 일정한 기간에는 구장에서 살다시피 할 것 3)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할 것 4) 팔만 휘두르지 말고 몸 전체를 쓸 것 5) 공이 오는 길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할 것 6) 공의 실밥이 보일 정도로 끝까지 볼 것 7) 근력 운동을 병행할 것 8) 하수와 게임...

10월23일 손 마른 사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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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23일 손 마른 사람 (1) 예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가시니 한쪽 손 마른 사람이 거기 있는지라. (막 3:1) 1-6절에 기록되어 있는 이 이야기는 예수님이 아직 회당에서 축출당하기 전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묘사입니다. 유대교 고위 당국자들과의 충돌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본문 사건이 일어난 다음부터 노골적으로 예수를 해치울 생각으로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이 작당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본다면, 이 사건이 예수님의 운명에 아주 결정적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이 이야기는 예수님이 ...

팔복(6) [1]

  •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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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4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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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18일 사랑하는 아들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1:11) 하늘로부터 울린 그 소리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마가복음 기자를 비롯한 공관복음서 기자들이, 더 정확히 말해서 초기 그리스도교회가 고백하고 있는 핵심은 이미 마가가 복음서의 첫머리에서 언급했듯이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명제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아들일 뿐만 아니라 구약성서에 의해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외아들로 해석됩니다. ‘해석’이...

옥중서간(12)

  • 201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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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이체커의 <물리학의 세계상>을 아직도 탐독하고 있다. 신을 우리의 불완전한 인식의 보충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여기서 분명해졌다. 즉 인식의 한계가 부단히 확대되면서 항상 신이 옆으로 내밀리고, 거기에 따라서 후퇴를 거듭하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인식하지 않는 것에서가 아니라 인식하는 것에서 신을 발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신은 미해결의 문제에서가 아니라 해결된 문제에서 우리를 붙잡으시기를 원하신다. 이것은 신과 과학적 인식의 관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죽음, ...

5월13일 하나님의 나라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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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13일 하나님의 나라 (10)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하나님의 나라’를 주제로 한 이 성서묵상은 오늘로 일단락을 맺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초석이며 목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훨씬 많은 논의가 필요하긴 합니다. 어제 언급한 부활과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도 여전히 보충 발언이 필요하고, 하나님의 나라와 타종교의 문제나 하나님 나라의 속성인 평화와 오늘의 폭력 문제도 다루어야 하겠지요. 하나님의 나라와 윤리 문제도 할 말...

나태주의 시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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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5일 나태주의 시 여기 아주 짧은 시 한편을 소개한다. 이 시도 ‘외우고 싶은 명시 50편’에 담겨 있는 것이다. 나태주 시인의 ‘행복’이다. 아주 소박하지만 진실된 행복에 대한 노래다. 행복 나태주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저녁때- 시인들은 아침보다 저녁을 주목한다. 하루가 끝나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저녁을 특별한 순간으로 주목하지 않는다. 저녁 이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하나님의 때, 5월3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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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3일 하나님의 때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오늘 마가는 공생애를 시작한 예수님의 첫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 첫 말씀 중에서 첫 마디는 바로 ‘때’가 찼다는 것입니다. 성서가 말하는 때, 즉 시간은 연대기적인 의미인 ‘크로노스’가 아니라 사건 발생적인 의미인 ‘카이로스’입니다. 성서의 시간은 단순히 2006년 5월3일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영적인 순간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런 카이로스를 인식하기...

6월12일- 시몬의 장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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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12일 시몬의 장모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는지라. 사람들이 곧 그 여자에 대하여 여수께 여짜온대 (막 1:30) 시몬의 장모가 열병에 누웠다는 보도만 염두에 둔다면 예수님 일행이 시몬 형제의 집을 방문한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이 여자는 왜 딸의 시댁에 온 것일까요? 사돈댁에서 산다는 건 아주 불편한 일인 텐데 말입니다. 이 여자의 운명이 좀 기구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돈댁에서 살게 된 것인지 아니면 병이 들어 일시적으로 잠시 들른 건지 우리는 지금 정확한 걸 모릅니다. 어쩌면 예수님이 사람들을 잘 고...

갈라지는 하늘, 4월15일 [3]

  • 200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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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15일 갈라지는 하늘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1:10) 마가복음의 보도에 따르면 예수님이 세례 받으시는 순간에 나타난 특별한 현상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하늘이 갈라진 것이며, 둘째는 비둘기 같은 성령이 내려왔으며, 셋째는 하늘로부터 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첫 번 현상입니다. 예수님이 요단강 물속에 잠겼다가 올라오는 순간에 하늘이 갈라졌다고 합니다. 도대체 하늘이 어떻게 갈라졌다는 것일까요? 하늘이 갈라질 수 있나요? 간혹 먹...

죽음을 앞둔 이들을 위해, 8월11일, 토

  • 2012-08-11
  • 조회 수 4426

주님, 죽음을 바로 눈앞에 둔 이들을 위해서 기도드립니다. 저는 그들의 영혼이 어떤 상태일지 알지 못합니다. 죽음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마지막 순간에 그들이 불안해할지 평안해할지, 모든 고통으로부터의 자유를 느낄지 이루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저도 결국 그들과 똑같은 운명에 처해질 사람으로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릴 뿐입니다. 주님,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는 그들의 영혼을 외롭지 않도록 친구처럼 맞아주십시오. 이 땅에 살면서 겪었던 모든 아픔을 씻어주...

근본주의(2) [4]

  • 2010-07-06
  • 조회 수 4424

제임스 바(James Barr)라는 신학자는 근본주의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세 가지로 보고 있소. 1) 성서 안에는 어떠한 오류도 있을 수 없다는 성서 무오성에 대한 특별한 강조. 2) 현대 신학이나 방법론 및 비판적 성서 연구의 결과나 해석에 대한 반발. 3) 자신들의 종교적 견해와 일치하지 않는 자들은 모두 “진정한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확신. 제임스 바의 설명은 크게 어긋나지 않소. 이런 근본주의 속성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소. 위의 세 가지 특징을 부언하리다. 첫째, 근본주의자들은 성서를 문자적인 차원에서 절...

선지자 이사야, 3월26일 [1]

  • 2006-03-26
  • 조회 수 4424

2006년 3월26일 선지자 이사야의 글에,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네 앞에 보내노니 그가 네 길을 준비하리라. (막 1:2) <선지자 이사야> 요즘 논문을 쓰는 사람들이 각주를 달듯이 마가는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인용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마가의 속을 내가 뚫어볼 수는 없지만, 아마 자신의 글을 읽어야 할 독자들이 바로 이사야 선지자에 관해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선지자들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 집단은 없습니다. 물론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이들은 왕이며, 종교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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