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11월8일

조회 수 6783 추천 수 0 2020.11.09 16:34:54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118, 창조절 10

 

1) 춤 이야기- 교회 주간일지를 설교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는 건 설교가 교인들의 신앙생활에서, 아니 일상까지 포함한 모든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설교자로서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아무런 공명도 일어나지 않거나 실제 내용은 없으면서 설교자가 경건한 포즈만 취한 설교를 한다면 마지막 심판 자리에서 변명할 여지가 없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이번 설교 본문인 마 25:1-13절에 나오는 열 명의 젊은 여자들은 혼인 잔치를 빛낼 춤꾼들입니다. 기쁨을 몸으로 표현하는 춤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거룩한 춤을 추려면 하나님의 일로 인해서 기쁨이 충만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선물로 주는 삶의 기쁨이 충만한 사람은 저절로 춤을 춥니다. 여기서 춤은 춤 전문가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기다가 처음 일어서서 뒤뚱거리면서 걸어가는 1살 아기의 동작도 춤입니다. 기도와 찬송도 춤입니다. 쟁기로 밭을 가는 행위도 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신랑이 오는 날과 때를 기다리던 열 명의 춤꾼 여자들처럼, 가능하면 졸지 않고, 그게 잘 안 된다면 등과 기름을 준비해서 이 세상을 살아야겠습니다. 춤출 때도 집중력은 필수입니다.

 

2) 찬송가 부르기- 찬송가를 혼자서 부를 때는 자유롭게 불러도 좋으나 예배에서 함께 부를 때는 가능한 한 정확하게 부르는 게 좋습니다. 정확하게 부르려면 세 가지 요소, 즉 가사와 음정과 빠르기를 생각해야 합니다. 가사는 어렵지 않습니다. 음정도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문제는 빠르기입니다. 각자 느낌이 다르기에 작곡자가 원하는 빠르기에 맞춰서 부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주를 따라서 부르면 될 듯이 보여도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교회 기독교인들은 찬송가를 비교적 느리게 부르고, 또는 거꾸로 너무 빠르게 부릅니다. 우리 교회 교인들은 느리게 부르는 편입니다. 처음 우리 교회 예배에 참석한 분들은 찬송가가 너무 처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찬송가에는 빠르기 기호가 붙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난 주일에 부른 74오 만세 반석이신2분 음표1분에 66회 빠르기로 부르게 되어있습니다. 약간 느리게 부르는 찬송가입니다. 이런 빠르기는 드뭅니다. 우리가 전문가처럼 정확한 빠르기로 부를 수는 없으나 전체적으로 처지지 않게 부를 필요는 있습니다. 반주자가 빠르기를 당겨주시고, 교인들도 질질 끌지 않고 부르도록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요즘은 유튜브로 예배가 공개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서로에게 공명이 일어나는 예배가 되도록 서로 노력하는 게 좋겠습니다.

3) 운영위원- 이제 연말도 얼마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올해를 결산해야 하고 내년을 계획해야 합니다. 코로나19라는 비상상황이라서 이런 준비도 어정쩡합니다. 지난 주일에 예배 후 운영위원장과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정식으로 열린 회의는 아니고, 편안하게 담소하는 시간이었습니다. 12월 첫 주일과 마지막 주일에 운영위원 회의가 열릴 겁니다. 첫 주일인 126일에는 교인총회를 준비하는 회의가, 27일에는 그 준비를 결정하는 회의입니다. 아무래도 신임 운영위원장과 운영위원을 뽑는 일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서울 샘터교회에서는 여성 교우도 운영위원장을 합니다. 제가 기억에는 두 번에 걸쳐서 여성 교우가 그 직을 맡았습니다. 대구 샘터교회도 여성 운영위원장이 가능합니다. 운영위원 중에서 세 분이 교체될 예정입니다. 수고할 분이 나타나지 않으면 하던 분이 1년 더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공석으로 갈 수도 있겠지요. 남녀와 나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게 좋습니다. 확인해보니 교체될 대상의 나이가 40대 한 분, 50대 두 분이네요. 이보다 더 젊은 분이 나타나면 좋겠습니다. 현재 60대는 운영위원장 외에 두 분이 더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경우에 운영위원이라고 하더라도 마음에 부담은 있겠으나 활동이 많지 않으니까 서로 솔선하여 참여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4) 칼국수 집- 예배 후에 걸어서 5분 걸리는 칼국수 집에 갔습니다. 오늘은 평상시보다 숫자가 많아서 12명이었습니다. 3층 입구에 들어서니 낯이 익은 종업원이 샘터교회지요? 저기 13호실로 가세요.” 합니다. 13호 실에는 식탁 세 개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12명에 딱 맞는 크기입니다. 3층은 홀이 없고 모두 룸으로 되어있어서 좋습니다. 2층은 홀입니다. 그리고 좌식이라서 저에게는 불편합니다. 언제부턴가 3층이 의자에 앉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19로 교회 식사를 못 하면서 그 칼국수 집을 애용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교회 모임이 길어진 아주 특별한 때에 주일 저녁 식사를 거기서 했습니다. 13호실에 들어가 앉으면서 제가 혼잣말처럼 예약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방을 잡아주니까 매 주일 여기 오지 않을 수 없군요.”라고 했습니다. 칼국수 집이지만 메뉴가 정말 다양합니다. 이 건물이 4층짜리인데, 1층은 고깃집, 2층과 3층은 칼국숫집, 4층은 카페입니다. 주차장도 갖추고 있어서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3층에 앉아도 1층 고깃집에서 하는 메뉴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주인이 한 사람인가 봅니다. 우리는 주로 그냥칼국수를 시킵니다. 들깨 칼국수를 시키는 분도 있고, 육개장을 시키기도 합니다. 계산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더치페이방식으로 해결합니다. 그냥 칼국수는 7천 원입니다. 제 아내가 14천 원을 냈습니다. 계산하려고 현금을 꼭 챙겨서 교회에 온다고 하네요. 어떤 날은 썰렁하던데, 이번에는 손님이 그런대로 있었습니다. 반찬 중에서 저는 깍두기가 가장 맛있습니다. 칼국수에 어울립니다. 햇김치도 어울리기는 합니다.

 

5) 이상한 일- 이번 주일 이른 아침인 6시에 저의 손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제가 보통 7시에 일어나는데, 잠결에 폴더를 열고 발신자를 확인했습니다. 이런 시간에 전화하는 사람이 지금까지 없었고, 내가 아는 사람이 이런 시간에 전화했다면 큰 사고가 일어났을지 모른다는 느낌으로요. 제 전화기에 등록되지 않은 번호입니다. 보통 때도 내가 모르는 번호의 전화는 아예 받지 않습니다. 받지 않아도 될 전화가 많이 오거든요. 상대방이 실수로 번호를 잘못 돌렸을 수도 있습니다. 전화를 받지 않고 끊었습니다. 중요한 일이라면 다시 문자를 보내겠지요. 늘 그렇듯이 아침밥으로 빵을 먹고 내 방으로 와서 손전화를 확인하니 810분에 똑같은 번호로 전화가 온 표시가 남았습니다. 누굴까요? 가끔 주일 아침에 교회를 방문하고 싶다는 전화를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종종 그랬고, 코로나 이후에는 거의 없습니다.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으나 제가 전화를 돌리지는 않았습니다. 카니발을 타고 교회로 가는 중인 950분에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손전화가 다시 울렸습니다. 똑같은 번호입니다. 이번에는 받았습니다. , 누구십니까? 예배에 참석하려고 서울에서 내려왔는데, 교회 문이 닫혀 있습니다. 인도 선교사 김*혁 님과 같은 선교단체에서 활동한 사람입니다. 소개받고 왔습니다. 그렇군요. 잠시만 기다리면 예배 준비하는 분들이 곧 도착할 겁니다. 저도 가는 중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예배 전에 목사님에게 말씀 좀 드려도 될까요? , 됩니다. 1층 카페에서 기다리세요. 우리 교회가 가난한 인도 어린이 장학금을 보내는 일에 중간 역할을 하시는 선교사와 함께했던 분이라는 말을 듣고 반갑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카레이서처럼 카니발 액셀러레이터를 더 세게 밟았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지네요. 30분 정도는 설명해야 할 내용입니다. 확 줄여야겠습니다. 중국이 우리와 전쟁을 벌여서 벌써 우리 국민 4천만 명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저에게 합니다. 실제로는 그런데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것은 중국인들이 신분 세척을 통해서 죽은 사람을 대신했기 때문이라고, 정말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자기는 물론이고, 정용섭 목사도 그들이 죽일 명단에 들어있다고 하네요. 이런 이야기를 김*현 선교사에게 했나요, 물었어요. 했지만 믿지 않는다고 대답합니다. 저에게 자기가 직접 경험한 그 끔찍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적었다면서 복사 용지로 만든 두툼한 책을 줍니다. 30권을 가져왔는데, 교인들에게 나눠줘도 괜찮겠느냐고 저에게 묻기에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기도해 달라고 하더군요. 함께 기도했습니다. 정신이 이상 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두서 있게 말을 합니다. 가능한 한 그 여자분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예배 시간에 보니 예배에 참석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녀는 누굴까요?

 

6) 달빛- 이제 하는 이야기도 사실은 이상한 일에 속합니다. 저는 요즘 창문 커튼을 열고 잡니다. 바깥 풍경을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여름에는 해가 너무 일찍 떠서 커튼을 열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가 벌어지지 않습니다. 117일 토요일 자정에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방 안이 어둡지 않네요. 부드러운 빛이 방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창문을 통해서 달빛이 저의 침대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동편 동산 위에 달이 둥실 떠 있네요. 모양은 아래가 둥근 반달입니다. 보통 하현달이고 합니다. 반달이라는 동요에 나오는 반달은 위(또는 오른편)가 둥근 상현달입니다. 하현 반달은 깊은 밤에 떠서 새벽을 거쳐 오전까지 가고, 상현 반달은 주로 낮 하늘에 살며시 떠 있습니다. ‘반달노래에 나오는 바로 그 달입니다. 다음 날 118일 주일 밤에 자다가 몇 시인지 확인하지 못한 새벽 시간에 잠시 눈에 뜨였는데, 그 전날 본 하현달보다 더 줄어든 모양의 달이 비슷한 위치에서 저의 침실을 비추고 있더군요. 이상할 정도로 황홀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예수도 그런 달빛을 보셨겠지요. 새벽에 일어나서 달을 사진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예배 후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면서 본 창문 너머 가로수 은행나무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보세요. 가을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지구 구석구석은 모두 마술이 실행되는 자리이군요.

 11081.jpg

7) 헌금- 112주차(118) 800,000(오프 180,000/ 620,000/ 등록 교인 외: *, *, *)/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profile

[레벨:29]캔디

2020.11.09 18:24:58

이상한 일에 그녀가 누군지 무척 궁금하네요.

꿈 이야기같은 엄청 황당한 얘기네요.

사띠아님께서  아시는만큼 이야기 해주겠지요...

profile

[레벨:26]사띠아

2020.11.10 13:50:02

"비밀글입니다."

: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0.11.10 21:30:09

세상에는 불쌍한 분들이 많습니다. 

종교나 정치에서 극단으로 치우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분들도

다 불쌍한 분들이지요. 

요즘 어떤 교수였던 분은 스토커처럼 페이스북을 합니다.

그걸 메스콤이 퍼뜨려주고 있고요.

모두의 내면이 황량해지는 게 아닐는지요.

위에서 제목은 '이상한 일'이라고 붙였으나 실제로는 

'마음 아픈 일'이라고 해야겠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주님의 사자(使者), 3월28일 [4]

  • 2006-03-29
  • 조회 수 9029

2006년 3월28일 선지자 이사야의 글에,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네 앞에 보내노니 그가 네 길을 준비하리라. (막 1:2) 주님의 사자(使者) 만약 마가복음이 학위 논문이었다고 한다면 불합격 처리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왜냐하면 이사야의 글을 인용하면서 엉뚱하게 말라기서의 글을 인용했으니까 말입니다. 마가가 선지자 이사아의 글이라고 인용한 본문 2절은 말라기서 3장1절 말씀입니다. 이사야의 글은 3절에 나옵니다. 마가가 착각을 일으켰는지, 아니면 알고 있었지만 굳이 구분해서 두 사람의 원작자를 거론하는 게 번거롭다고 생각했...

바울이 본 환상 file

  • 2016-05-04
  • 조회 수 8943

5월4일 바울이 본 환상 바울은 드로아에서 밤에 환상을 보았다(행 16:9). 마게도냐 사람이 그에게 나타나서 마게도냐로 와서 자신들을 도와 달라고 했다.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드로아는 소아시아 서쪽 끝자락에 있는 항구도시다. 그 유명한 에게해를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그리스, 북쪽으로는 마게도냐, 동쪽으로는 소아시아(지금의 터어키)다. 바울이 본 환상은 무엇일까? 마틴 루터는 그 문장을 다음과 같이 독역했다. 그걸 우리로 그냥 직역하겠다. ‘한 사람(얼굴)이 밤에...

복음 (3) 3월25일 [1]

  • 2006-03-26
  • 조회 수 8933

2006년 3월25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막 1:1) <복음 3> 저는 앞서 출애굽과 포로귀환을 ‘기쁜 소식’으로 이해하는 구약의 해석이 신약에서는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혹시 이 말에 오해가 있을까 해서 변명해야겠습니다. 우리의 억압된 삶의 구조가, 그런 것들은 대개 경제와 정치에 연관된 것인데, 해방의 구조로 바꾸는 일들이 무의미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늘 대한민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사는 분들이 한국 사람들과 아무런 차별이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사회구조를 바꿔나가는 일은 ...

회개의 세례, 4월3일 [3]

  • 2006-04-03
  • 조회 수 8776

2006년 4월3일 세례 요한이 광야에 이르러 죄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니 (막 1:4) 회개의 세례 요한의 이름에는 대부분 ‘세례’가 따라다닙니다. 요한은 세례자라는 뜻입니다. 이는 흡사 예수님에게 ‘그리스도’라는 보통명사가 고유명사처럼 사용된 현상과 비슷합니다. 요한에게 세례자라는 이름이 따라붙은 가장 기초적인 이유는 요한의 주요 활동이 세례를 베풀었다는 데에 있겠지요. 예수님도 그에게 세례를 받을 정도니까 그 당시에 요한의 세례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베풀어졌는지, 그리고 그가 베푼 세례의 권위가 얼마...

주의 '길' 4월1일 [2]

  • 2006-04-01
  • 조회 수 8691

2006년 4월1일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기록된 것과 같이. (막 1:3) 주의 ‘길’ 이사야가 말하는 주의 ‘길’은 이스라엘의 바벨론 포로 귀환이 일어나야 할 장소입니다. 야훼 하나님은 바벨론 포로와 함께 광야에 뚫린 길을 통해서 오십니다. 이사야의 선포에 따르면 하나님의 사자는 바로 그 길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런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마가는 이사야의 예언을 통해서 이제 세례 요한의 사명을 설명하는 중입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님이 가야할 길을 준...

광야 (1), 3월29일 [1]

  • 2006-03-29
  • 조회 수 8678

2006년 3월29일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기록된 것과 같이. (막 1:3) 광야 (1) 마가가 3절에서 인용한 글은 이사야서 40:3절 말씀입니다. 물론 이사야의 글을 문자적으로 인용한 게 아니라 약간 손질을 했습니다. 이사야서를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외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 마가복음은 이사야의 글을 한 절만 인용했지만 누가복음은 이 뒤로 이어지는 이사야...

광야 (3), 3월31일 [4]

  • 2006-03-31
  • 조회 수 8168

2006년 3월31일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기록된 것과 같이. (막 1:3) 광야 (3) 광야는 별로 낭만적인 장소가 아닙니다. 그곳에는 티브이도 없고 노래방도 없고, 테니스장도 없습니다. 그곳은 우리가 즐길만한 그 무엇도 없습니다. 광야는 동창회를 열거나 계모임을 가질 수 있는 곳이 아니며,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도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즐겁게 사는 것과는 좀 거리가 멀어 보이는 곳입니다. 영적인 광야도 역시 재미난 곳은 결코 아닙니다. 그곳은 입담 좋은 부...

북안 우체국 file [4]

  • 2013-06-07
  • 조회 수 8048

오늘 저는 북안면에 있는 우체국에 들렸습니다. 작은 면소재지의 우체국입니다. 내부는 대충 20평 정도의 크기로 보였습니다. 여자 국장 한 분, 우편업무 보는 남자 직원 한 분, 금융업무를 보는 남자 직원 한 분, 이렇게 세 명이 일을 보고 있습니다. 한가롭습니다. 며칠 전 늦은 오후에 들렸을 때 10분 정도 머무는 동안 고객이 한 분도 없었습니다. 저런 시골 우체국에 근무하는 것도 참 좋아보였습니다. 눈썰미가 있는 분은 보셨을지 모르겠으나 우체국 앞에 웬 WMB 검은색 승용차가 주차해 있네요. ㅎㅎ 요즘은 시골에서 외제차가 드...

원당일기(15) file

  • 2011-06-24
  • 조회 수 7600

요즘 원당 농가에 들릴 때마다 하는 중요한 일이 잡초뽑기오. 잔디나 쑥쑥 자랐으면 좋겠는데, 원치도 않는 잡초만 신바람이 났소. 잡초도 여러 가지요. 위 사진에 담긴 놈이 대표적인 잡초요. 저놈도 나름으로 이름이 있긴 할 텐데 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소. 잎은 잔디와 비슷하지만 줄기는 완전히 달라서 구별하기가 쉽소. 보는대로 줄기 색깔이 붉소. 생명력이 아주 강해보이오. 줄기의 자태도 옆으로 벌리고 있는 게, 햇빛을 조금이라도 많이 받으려고 욕심을 내는 게 분명하오. 뿌리도 잘 발달해 있소. 이놈들 성화에 잔디는 맥...

비둘기 같은 성령, 4월16일 [2]

  • 2006-04-16
  • 조회 수 7469

2006년 4월16일 비둘기 같은 성령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1:10) 예수님이 세례 받을 때 나타난 두 번째 현상은 하늘로부터 내려온 비둘기 같은 성령입니다. 마가는 왜 성령의 임재를 비둘기 모양으로 묘사하고 있을까요? 비둘기가 평화를 상징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에서 본다면 마가는 이 장면에서 예수님이 이 세상에 참된 평화를 시작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또는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마 10:16) 근거...

연필, 1월2일(수) file [62] [1]

  • 2013-01-02
  • 조회 수 7377

오늘도 나는 연필로 글을 썼다. 컴퓨터에 글을 쓰기 전에 글의 구도를 잡을 때 나는 연필을 자주 쓴다.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연필을 잡는다. 밑줄을 긋기도 하고, 중요한 대목 옆에 강조 표시도 한다. 성경을 읽을 때는 색연필을 사용할 때도 있다. 나는 연필을 잡을 때마다 황홀하다. 내가 무엇을 손으로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지 모른다. 그런 단순한 행동도 할 수 없을 때가 곧 오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특히 연필을 잡는다는 것은 나의 전체 삶이 담겨 있는 행위다. 평생 연필을 쥐고 살았으니 말이다. 연...

헨리 나우엔의 기도문(1) [1]

  • 2010-04-07
  • 조회 수 7368

그대는 기도를 하고 있소? 그럴 거라고 믿소.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 기도는 의무이자 권리요. 한국 교회의 신자들만큼 기도를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없을 거요. 기도에 대한 열정 자체는 좋은 일이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열정이 필요하듯이 말이오. 문제는 기도의 정형화요. 거의 모든 사람들의 기도도 판에 찍힌 듯하오. 주일공동예배에 장로들이 행하는 기도를 들어보셨소? 우리는 기도부터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소. 시작은 좋은 기도문을 읽고 외우는 것이라오. 일전에 아우구스티누스의 기도문을 그대에게 전했는데, 오늘...

세례 요한, 4월2일

  • 2006-04-02
  • 조회 수 7269

2006년 4월2일 세례 요한이 광야에 이르러 죄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니 (막 1:4) 세례 요한 공관복음서만이 아니라 요한복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복음서가 예수님의 공생애를 설명하기 전에 세례 요한을 다루고 있습니다. 누가복음은 심지어 세례 요한의 출생설화를 예수님의 출생설화와 연결시키기까지 합니다. 요한은 이미 가임기가 끝난 엘리사벳의 몸을 통해서, 그리고 예수는 동정녀인 마리아의 몸을 통해서 여섯 달 간격으로 태어났으며, 이 과정에서 양쪽 모두에게 똑같이 천사가 등장합니다. 그 뒤로도 요한과 예수...

요단강 (1) 4월4일 [1]

  • 2006-04-04
  • 조회 수 7223

2006년 4월4일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아가 자기 죄를 자복하고 요단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라. (막 1:5) 요단강 (1) 4절에 따르면 세례 요한은 광야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그리고 5절에 따르면 세례를 베푼 곳은 요단강입니다. 지리적으로 볼 때 팔레스타인의 북쪽에 위치한 갈릴리 호수에서 시작해서 남쪽의 사해에까지 흘러드는 물줄기를 요단강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직 요단강을 직접 본적은 없지만 사진을 통해서 대충 감을 잡을 수는 있습니다. 한강이나 낙동강같이 큰 강을 끼고 살...

짧은 설교문

  • 2019-12-31
  • 조회 수 7127

대구 인권위, 에큐메니컬 주관 “가난한 사람들이 드리는 기도와 인권상 시상식” 설교 2019년 12월30일 오후 6:00, 대한성공회 서대구교회 애은성당 제목: 복 있는 자와 화 있는 자 (눅 6:20-26) 누가복음 기자는 마태복음의 “팔복”(마 5:1-12)과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가난과 복의 관계를(눅 6:20-26) 전한다. 마태복음의 “심령이 가난한 자”라는 표현보다는 누가복음의 “가난한 자”라는 표현이 훨씬 강력한 표현이다. 오늘 한국교회는 성경 문자주의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오늘 본문만은 눈에 들어오지 않은 척 외면한다. ...

원당일기(99)- 벽화(2) file

  • 2020-10-31
  • 조회 수 7064

오늘 늦은 오후에 계획했던 세 번째 색깔을 칠했습니다. 짙은 청색이 잘 어울리는지요. 한번 보세요. 하늘색인지, 연두인지, 청색인지 헷갈립니다. 이것으로 일단 모자이크 벽화 작업은 끝났습니다. 완성된 건 아니고 일단락만 된 겁니다. 나중에 마음이 동하면 다른 색깔을 칠하겠습니다. 흰색이나 황토색도 좋겠습니다. 처음에 붓을 들었을 때는 어색했는데, 끝나갈 무렵이 되니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붓의 느낌이 왔다고나 할는지요. 붓과 물감이 닿는 순간과 붓과 벽돌이 닿는 순간이 어떤 느낌인지가 익숙해졌습니다. 붓을 어떻게...

광야 (2), 3월30일 [2]

  • 2006-03-30
  • 조회 수 7005

2006년 3월30일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기록된 것과 같이. (막 1:3) 광야 (2) 마가가 인용하고 있는 이사야 40장의 말씀은 소위 ‘제2 이사야’의 글입니다. 이사야는 바벨론 포로부터 귀환하게 될 사람들에 관한 소식을 들고 광야를 가로질러오는 메신저를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그 메신저는 ‘하나님의 대로(大路)’를 내는 사람입니다. 이사야는 그 사실을 이렇게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아름다운 소식을 시온에 전하는 자여, 너는 높은 산에 오르라. 아름다운...

홍성사에 들린 이야기 [14]

  • 2011-01-20
  • 조회 수 6996

지난 1월17일에 졸저 “설교란 무엇인가”를 출판한 홍성사에 들렸었소. 그대도 기독교 출판사인 홍성사를 알고 있을 거요. 이재철 목사님이 설립하셨는데, 목회의 길로 접어든 뒤로는 부인인 정애주 씨가 운영하고 있소. 작년 4월에 새로운 장소로 옮겨온 것이라 하오. 반 지하 포함해서 3층 건물이었던 것 같소. 주변 환경을 돌아볼 틈이 없이 건물 안으로 그냥 들어갔기 때문에 자세한 구조는 잘 모르겠소. 나는 사장님 집무실이 당연히 햇빛이 잘 드는 1층일 거로 생각하고 올라갔는데 그게 아니었소. 직원이 나를 반 지하로 안내해주...

<원령 공주> file [12]

  • 2015-07-30
  • 조회 수 6933

7월30일 <원령 공주> 멧돼지로 표상되는 저주신의 공격을 받아 위기에 처한 마을 사람들을 구하려다가 멧돼지를 제거했지만 저주에 걸린 남자 주인공 아시타카는 저주를 풀기 위해 서쪽 나라로 간다. 거기서 겪는 파란만장한 사건이 <원령 공주>의 전체 줄거리다. 우선 줄거리도 그렇지만 그림의 스케일이 대단하다. 그림 구도를 미야자키 감독 자신이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독자들의 마음을 한껏 고조시키기에 부족한 게 없었다. 그림의 디테일도 실감나게 처리되었다. 어느 한 구석 소홀한 데가 없었다. CG를 사용한 흔적도 없...

산모를 위한 기도, 11월19일(월) [1]

  • 2012-11-19
  • 조회 수 6836

주님, 열 달 가까이 자신의 몸에 씨앗처럼 시작된 생명을 키우다가 막 출산한 산모를 위해서 기도드립니다. 그녀의 수고는 이 세상에서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정도로 고귀한 일입니다. 그 일은 바로 하나님의 창조 사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을 통해서 인류가 이 땅에서 지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지난 열 달 동안 먹은 모든 먹을거리의 영양분은 태아의 몸에 그대로 공급되었습니다. 그녀의 피가 새 생명의 몸에 흘러들었습니다. 그녀의 호흡이 바로 새 생명의 호흡이었습니다. 그녀의 모든 생각도 태아에게 그...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