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의 실상은?

조회 수 5552 추천 수 2 2010.05.04 23:10:06

 

     지난 한달 여 동안 대한민국은 온통 천안함 이야기뿐이었소. 46명의 해군 부사관과 병사가 죽었으니 그럴 만도 하오. 그대는 천안함의 사고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오? 소설가 복거일 씨가 오늘 날짜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을 보았소. 이렇게 시작하오.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에겐 천안함의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분명했다.” 시인 정호승 씨가 지난 달 28일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주장했다고 하오. “북한이 기습 공격한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북한의 소행일지도 모른다고 짐작만 하기에는 오늘 조국을 위해 전사한 천안함 장병의 슬픔은 너무 크다.” 복거일 씨야 원래 우익의 대표 인사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놀라운 시적 감수성으로 일반 독자들만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에게도 뛰어난 영성 시인으로 알려진 정호승 씨의 발언은 내게 의외였소.

     그대에게 다시 묻소. 천안함 사태의 실상은 무엇이오? 심증만으로 본다면 북한 소행이 맞소. 북한은 대한민국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나라요. 지난 수년 동안 몇 번에 걸쳐서 서해에서 실제로 교전도 있었소. 북한 이외에 대한민국 전함을 공격해서 파괴할 마음을 먹을 나라는 이 세상에 없소. 더 본질적으로 북한은 늘 벼랑끝 전술을 구사해 왔소. 미국과도 그런 식으로 대결해 왔소. 이 세상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북한 정권을 가장 위험한 집단으로 보고 있소. 틀린 말은 아닐 거요. 북한이 이번 사태의 장본일 거라는 심증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거요.

     그런데 말이오. 이런 일은 심증으로 재단될 수 없소. 만에 하나 훗날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뒷감당을 누가 한단 말이오.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하는 거요? 북한이 틀림없다고 말이오? 부시가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에 이라크를 공격했소. 이유는 이라크가 대량살상 무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오. 그걸 제거하기 위해 정의의 사도를 자처한 채 이라크를 공격했소. 마치 인터넷 게임처럼 전세계에 중계된 그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장애자가 되고, 막대한 재산의 피해를 입었소. 이라크에서는 대량살상무기가 나오지 않았소. 그때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었는지 아시오? 미군들의 피해도 막대했소. 그런데도 지금 부시 전 대통령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건 불가사의요.

     그대는 이번 일은 그때의 일과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소. 알아서 생각하시오. 나는 이번 일이 북한의 소행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소. 청와대와 정부쪽에서도 그럴 개연성이 높다는 뉘앙스로 말하지만 단정하지 않고 있소. 사건 발생 초기에는 북한 책임에 무게를 두는 듯한 국방장관의 발언을 청와대가 제지하기까지 했소. 청와대의 입장이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진 거요. 지금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를 하고 있다 하니, 기다려 봅시다.

    그래도 몇 가지 궁금한 점은 그대에게 털어놓고 싶소. 버블제트가 옳다 그르다, 하는 문제는 내가 말하지 않겠소. 좌초로 인한 침몰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겠소. 이런 문제는 실증적인 증거가 나와야만 확증되는 거요. 나에게는 다음의 질문이 가장 현실적으로 와 닿소. 과연 북한 해군력이 이번 사건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거요? 서해안은 물살도 세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한 탓에 잠수함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하오. 당시는 남한과 미군이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있을 때요. 그런 상황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백령도 남단으로 내려와 온갖 탐색 장비를 갖춘 초계함을 박살내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북으로 도망가려면 어느 정도의 군사적 능력이 필요한 거요? 북한군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고 믿소? 나는 그게 믿어지지 않소. 더구나 미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손바닥처럼 정찰하고 있소. 수십 킬로미터 상공에서 지상의 물체를 15센티미터 크기까지 구별해낸다고 하오. 이런 정찰은 밤에도 가능하오. 우리의 이해와 직간접으로 가장 가까운 두 나라의 태도를 보시오. 미국은 지금 남한 정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지 자신들의 입장을 내지 않았소. 중국은 이 예민한 시기에 김정일을 초청했소. 김정일이 지금 세계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소. 남한 정부는 중국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 같소.

     오해는 마시구려. 북한 정권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오. 그들은 자신들에게 능력만 있다면 천안함 사태만이 아니라 더 엄청난 일도 감행할만한 집단이라는 것만은 분명하오. 문제는 그들에게 그럴 능력이 거의 없다는 거요. 지금 그들의 최대 목표는 주민들을 굶주림으로부터 면하게 하는 것이오. 생존이 급급한 이들이오. 김정일이 얼만 전에 그걸 공개적으로 밝힌 적도 있소. 아직 확실한 물증도 없고, 오히려 다른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지성인들이 이번 천안함 사태를 북한의 소행으로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는 건, 그리고 그런 이들이 목소리가 먹히고 있다는 건 한국사회가 아직 정신적 야만의 시대를 지나지 않았다는 의미요.

     끝으로, 만약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 분명하다면 이를 사전에 막지 못한 군 책임자들은 당장 옷을 벗어야 하는 거 아니오? 그런데 그들은 남 탓만 하고 있소. 잘 자시오. (2010년 5월4일, 화요일, 성큼 다가온 여름의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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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1]새하늘

2010.05.05 08:54:44

정목사님, 이러다가 우리 사이트 폐쇄당할것 같습니다.

요즈음 말한디만 이상하게 하면 좌파, 빨갱이로 몰리는데 이렇게 위험한 내용을 올리시다니  ^^!

진실은 언제가는 밝혀지겠죠.

그런데 이상한 것은 선거때만 되면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되는 것이 이상합니다.

그리고 선거일 며칠전에  천안함에 대한 조사 발표가 나오겠죠.

그러나 삽질정부는 기사회생한다는 시나리오가 펼쳐 집니다.

 

초여름 같은 어린이날입니다.

오전까지만 아이들과 보내다가, 일하러 오후에 출근 합니다.

열심히 놀고 일을 해야 겠네요.

[레벨:22]머리를비우고

2010.05.05 16:28:24

예수님을 향해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으니이까? 옳지 아니하니이까?(막12:14)라는

함정질문을 던진 사람들 처럼 이 정권은 지금 온 국민을 상대로 질문 놀이를 하는 것이지요.

 

"북한이 했다고 생각 하십니까?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애초에 접근법이 잘못된 것 같은데요.

 

" 천안함이 왜 침몰했을까?"로 부터 접근해야 하는데...

언제든지 끌어다 쓸 쉬운 보기(북한)가 있으니... 거기다가 손댄 것이지요.

 

그리고 김정일의 일거수 일투족을 이상하리 만치

생중계 하듯 언론에 노출 시키는 것도 참...

거시기(?)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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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4]이성희

2010.05.05 23:08:29

국방부나 정부나 말바꾸기를 계속하여 MB의 불신을  점점 키워가고 있는중인것 같아요.

언젠가는 키운 불신이 빵 하고 터지는 그 날이 곧 오리라 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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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떡진머리

2010.05.06 19:59:19

추위도 다 가시지 않은 봄날 꽃 같은 젊은이들이 스러져 갔다.

무척이나 많은 의문들은 이제 근거없는 설들로 무력화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는 가리워진 선체의 그물을 들춰 본 이들에 의하여 그 죽음의 원인이 강요되고 있다.

그들의 입을 통하여 북한, 잠수함, 어뢰 이런 단어들이 슬며시 튀어나오고 있다.

우리들 역시도 감춰진 선체의 모습만을 궁궁해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진짜로 감추어진 것은 천안함의 선체가 아니라 의문과 주장속에 가리워진 것들로 이명박 정부가 더러운 굿판을 통하여 불러낸 대립, 대결, 강경같은 공동묘지의 유령들일 것이다. 

이 더러운 굿판에 치성을 드리는 것들이 있다.

방산업체, 무기상인, 보수언론...

평화비용이 대립비용보다 적게 들어간 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알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굿판에 홀린 것일 수도 있다.

군사비밀이란 핑계를 통하여 가리워진 것은 안보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인듯 하다.

독점을 통하여 여론을 장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근거를 독점하였다 하여 그것이 큰 무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증거보다도 더욱 중요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건의 원인이 여러가지 의문들의 근원에 도사린 이명박 정부의 정책때문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엿보고 있기에 더욱 무력화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현 정부가 은근히 흘리듯 북한의 어뢰는 대립이라는 하나의 원인이 일으킨 수 많은 형태의 한 가지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천안함 사건과 같은 젊은 이들의 죽음은 대립과 대결을 강요하는 권력이 있는 한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것들이다.

꼭 통일을 바라지는 않지만 남한과 북한이 평화체제를 유지함으로 또 다시 이러한 슬픈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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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틴의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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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기쁨, 4월19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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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영이시다, 요한복음 묵상(3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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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 말씀은 이렇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영을 가리키는 헬라어 프뉴마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 말씀에 의해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프뉴마를 모르면 하나님을 모른다. 프뉴마에 대한 이해의 깊이에 따라서 하나님에 대한 이해의 깊이도 달라진다. 하나님이 영이라는 말은 옳지만 영이 곧 하나님이라는 말은 옳지 않다. 영은 성령도 있고, 악령도 있고, 또 인간의 영적 작용도 있다. 성령은 하나님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하나님 자체는 아니다. 성령은 곧 하나님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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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여애반다라 [7]

  • 201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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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如哀反多羅* 1 이성복 추억의 생매장이 있었겠구나 저 나무가 저리도 푸르른 것은, 지금 저 나무의 푸른 잎이 게거품처럼 흘러내리는 것은 추억의 아가리도 울컬울컥 게워 올릴 때가 있다는 것! 아, 푸르게 살아 돌아왔구나, 허옇게 삭은 새끼줄 목에 감고 버팀대에 기대 선 저 나무는 제 뱃속이 온통 콘크리트 굳은 반죽 덩어리라는 것도 모르고 來如哀反多羅 2 바람의 어떤 딸들은 밤의 숯불 위에서 춤추고 오늘 밤 나의 숙제는 바람이 온 길을 돌아가는 것 돌아가면 볼 수 있을까, 바람의 어떤 딸들이 신음하는 어미의 자궁을 열고 피...

원당일기(14) file

  • 2011-06-18
  • 조회 수 5495

원당 농가의 흙이 나무나 채소를 키우기에는 형편없다는 것은 내가 누누이 말해서 그대도 알고 있을 거요. 그 흙만으로는 잡초 외에는 자랄 식물이 별로 없소. 그래서 내 체력이 닿는 대로 바로 옆의 숲에서 흙을 퍼 나르고 있소. 그 숲의 흙은 영양가 만점이오. 양쪽 언덕에서 떨어지는 낙엽이 모두 그 숲으로 모이오. 몇 년 씩 쌓인 낙엽이 썩으면서 자연적으로 부식토가 된 거요. 그런 흙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거요. 낙엽도 낙엽이지만 양쪽 언덕에서 질 좋은 흙이 낮은 그 숲으로 내려와서 쌓이고 있소. 나무나 채소에 좋은 ...

요단강 (2) 4월5일 [3]

  • 2006-04-05
  • 조회 수 5476

2006년 4월5일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아가 자기 죄를 자복하고 요단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라. (막 1:5) 요단강 (2) 오늘 본문은 많은 사람들이 요한에게 와서 세례를 받았다고 설명하지만, 원래 유대인들에게는 세례가 필요 없습니다. 그들은 아이가 태어날 때 남자 아이의 경우에 할례와 정결의식만 행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들에게 부분적으로 이런 세례를 행했습니다. 요한은 개종한 이방인들에게 행하던 세례를 유대인 전체를 대상으로 시행한 최초의 인물인 것 같습니다. 세례의 의미를 ...

목사공부(5) [4]

  • 2014-04-16
  • 조회 수 5376

물론 하나님으로부터의 소명을 직접 받은 이들의 이야기가 성경에 나온다. 그냥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자주 나온다. 모든 선지자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소명을 받은 사람들이다. 대선지자 중의 하나인 이사야는 성전에서 신비한 현상을 경험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대답한다. 사 6:8절은 그걸 이렇게 전한다.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였더니...(사 6:8). 이 뒤로 여호와 ...

빨래 말리기 file [3]

  • 2013-06-29
  • 조회 수 5334

우리집에서 빨래 널기는 내 차지다. 별 거 아닌데도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나는 빨래 널기를 여러번 강조했다. 아파트에서는 좁은 베란다에 있는 빨래 걸대에 너느라 이러저리 몸을 비틀면서 좀 힘들었다. 아마 빨래들도 답답했을 것이다. 이제 빨래 걸대가 데커 위에 있어서 아무런 방해 없이 빨래를 널 수 있다. 아마 빨래들도 기분이 좋으리라. 햇살을 직접 받을 뿐만 아니라 바람을 받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겠는가. 거기에 나비나 벌들도 옆에서 지나간다. 특히 이불빨래를 널기가 좋다. 데커 난간대가 안성맞춤이다. 이불 빨래를 ...

존 머쿼리의 <인간이 되신 하나님>, 3월26일(화) [25] [7]

  • 20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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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머쿼리의 책 <인간이 되신 하나님>(조만 역, 대한기독교서회, 현대신서 108)은 본격적인 신학책은 아니다. 머쿼리가 옥스퍼드 주교로 활동하면서 행한 강연을 정리한 책이다. 일종의 신학적 에세이다. 문고판보다 조금 길쭉한 판형으로 162쪽에 불과한 소책자는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내용이 충실하다. 나는 이번 고난 주간을 이 책의 4장 ‘고난을 받으신 하나님’을 읽으면서 보내고 있다. 다비안들도 기회가 되면 일독을 권한다. 그 내용 중의 한 대목만 전달하겠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이 예루살렘 들어가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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