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31) 3:7

 

내가 네게 거듭나야 하겠다 하는 말을 놀랍게 여기지 말라

 

예수는 니고데모에게 계속해서 말한다. ‘ ... 내 말에 놀라지 말라.’ 공동번역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고, 루터는 내가 당신에게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한 것을 놀라워하지 마시오.’라고 번역했다. 다 비슷한 의미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익숙하던 것과 다른 것을 만나면 당연히 놀란다. 그 다른 것이 글이나 말, 또는 사상이나 인물일 수도 있다. 삶에서도 일종의 관성의 법칙이 작동되는 것이다.

니고데모는 바리새인이면서 산헤드린 공회원이었다. 당시 최고 엘리트에 속한 사람이다. 자신의 삶이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그런 인정을 받았다. 사회적으로 이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다른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기존의 것에 길들여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니고데모처럼 이미 더 이상 보충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갖춘 사람에게 새로워져야 한다.’는 말은 가당치가 않다. 거칠게 표현해서 사회로부터 인정받은 인생은 오히려 불행할 수 있다. 목사의 삶도 마찬가지다. 한국교회가 요구하는 성공적인 목회자로 자리매김한 목사는 목회를 근본에서부터 새롭게 시작하라는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삶과 세상을 놀라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경험하는 것은 우리가 성숙해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여기서 놀라워한다는 것은 기존에 쌓인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새로운 것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향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모든 예술 행위는 바로 이 놀라움을 기본으로 한다. 놀라움에 대한 경험이 없으면 시를 쓸 수 없고, 그림을 그릴 수 없으며, 작곡할 수 없다. 하나님에 대한 경험은 놀라움의 절정이다. 이런 궁극적인 놀라움에 대한 경험이 아무 때나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에서도 마음의 눈만 열면 그런 경험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느 날 밥 한 숟가락을 뜨면서 삶의 신비를,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대한 놀라움을 경험할 수 있다. 예배를 드리는 중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죄와 죽음에서 해방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레벨:21]주안

2019.01.16 00:37:06

나는 행복 대신 놀람을 기도했다.
그리고 당신은 그것들을 나에게 주셨다.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9.01.16 21:39:47

헤셀의 저 경구를 저도 외워둬야겠습니다.

멋지고 두번 다시 없는 2019년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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