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32) 6:54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인자이신 예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말은 예수의 운명과 하나가 된다는 뜻이다. 초기부터 기독교는 예수의 운명과 하나 되는 종교의식인 성찬식을 예배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받아들였다. 성찬식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는 예수의 몸과 피다. 기독교인들은 빵을 먹고 포도주를 마심으로써 예수와 하나 된다고 생각했다. 오늘날도 이걸 모르는 기독교인은 없다. 문제는 예수와의 일치가 실감 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일반적으로는 예수를 믿는 것이 예수와의 일치라고 생각한다. 열정적으로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예배에 참석한다. 진정성 있게 신앙생활을 하더라도 실제로 예수와의 일치를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기독교 신앙과 실제 일상과의 사이에 메우기 어려운 간격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철저하게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산다.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자본의 지배를 받는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불안하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에 자신의 운명을 걸 수밖에 없다. 실제의 삶은 연예와 오락으로 채워진다. 스마트 폰이 현대인의 가장 확실한 실재(reality). 예수의 가르침과 행위는 현대인들에게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보인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으로 들어가려고 애쓰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신앙이 공허하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다른 길이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그 자리에 머물거나 자극적인 예배와 설교를 몰입하거나, 기독교 신앙을 떠난다. 예수와 하나 된다는 게 쉽지 않다는 말이다. 평생 걸쳐서 붙들어야 할 거룩한 화두가 아니겠는가.

예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얻을 것이며, 마지막 날에 예수가 그를 다시 살릴 것이라고 위 구절은 말한다. 여기서 마지막 날은 이미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이기도 하다. 지금과 마지막은 하나님의 통치 안에서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이 관념으로 들릴 수 있긴 하다. 내가 숨 쉬고 있는 이 순간에 내 죽음이 이미 들어와 있다는 말이 관념으로 들리는 것과 같다. 영혼의 눈이 밝은 사람에게는 관념이 아니라 실체로 들릴 것이다. 어렸던 시절과 지금이 동시적이라는 사실이 분명하다면 미래 또한 지금과 동시적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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