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85) 8:39

너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면 아브라함이 행한 일들을 할 것이거늘

 

아브라함이 행한 일들은 무엇인가? 예수가 아브라함의 어느 한 행동만을 가리키는 건 아니었을 것이다. 핵심은 아브라함이 율법을 행함으로써 하나님에게서 의롭다 하심을 얻은 게 아니라 믿음으로서 의롭다 하심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아브라함 시절에는 아직 모세의 율법이 없었다. 유대인들이 참된 의미에서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면 아브라함처럼 믿음에 의존해서 살아야만 했다.

이 문제를 가장 명료하게 신학적으로 정리한 인물은 바울이다. 4:1-3절이다. “그런즉 육신으로 우리 조상인 아브라함이 무엇을 얻었다 하리요 만일 아브라함이 행위로서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면 자랑할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는 없느니라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냐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진 바 되었느니라.” 바울의 입장을 율법 폐기론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율법 자체로만 보면 인간의 삶에서 필수다. 무인도에서 혼자 살지 않는 한 누구나 율법을 지켜야 한다. 율법이 바르게 지켜질수록 그 사회는 좋은 의미에서 질서가 잡힌다. 유대인들에게 문제는 율법의 절대화였다. 여기에 긴장이 있다. 이미 율법 중심으로 작동하는 사회에서 율법의 절대화를 피할 길이 있을까? 쉽지 않다. 어쨌든지 바울은 아브라함을 예로 들어 율법이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니라 믿음이 사람을 살린다고 주장한 것이다. 나는 그가 옳다고 생각한다.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는 말을 단순한 교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 실질적인 의미를 따라가는 게 필요하다. 행위만으로는, 그것이 가치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사람이 만족할 수 없다. 기도 시간이 길다거나 전도를 많이 했거나 성경을 오래 읽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연봉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거와 같다. 사람은 자연스럽게 더 많은 행위를 통해서 어떤 보상을 기대한다. 생명의 근원인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서만 만족할 수 있다.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말로 바꾸면,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존재의 깊이에서 절감할 때만 만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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