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137) 6:61

이 말이 너희에게 걸림이 되느냐

 

예수의 말을 들은 제자들은 예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범주를 벗어난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알아듣지 못한다. 중고등 학생들은 아무리 영특해도 to haveto be의 차이를 모른다. 단어를 모르는 게 아니라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개념을 모른다. 유럽 중세기 철학의 한 논점이었던 유명론과 실재론에 관한 설명을 들어도 느낌이 오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 신앙도 그런 범주가 있다. 율법의 범주와 복음의 범주는 다르다. 율법의 범주에 갇힌 사람은 복음에 관한 설명을 단지 문자로만 알지 그 깊이를 알지 못한다. 하나님을 실체(substance)로만 아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 통치다.”라는 문장을 낯설게 바라볼 것이다. “하나님이 지옥을 만들었으나 지옥을 비워두실 것이다.”라는 문장도 말장난처럼 듣는다.

예수의 말을 어렵다고 투덜거리는 제자들에게 예수는 이 말이 너희에게 걸림이 되느냐.”라고 말했다. 걸림이 된다는 헬라어는 스칸달리조. 그 단어는 죄를 일으키거나, 믿음을 포기하게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 스캔들의 어원이 바로 이것이다. 초기 기독교에서 예수는, 특히 예수 십자가 사건은 사람들이 걸려서 넘어지는 스캔들이었다. 메시야, 즉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처형당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사실은 예수가 그리스도가 아니든지, 또는 자신들이 알고 있던 그리스도상이 잘못되었다는 의미이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렸다는 사실을 전혀 새롭게 받아들였다.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써 구원의 능력이 발생했다고 말이다. 하나님의 능력은 무능력한 방식으로 실현된다고 말이다. 이런 기독교 신앙이 당시 유대교와 로마 정치에 걸림돌이었다. 오늘 21세기에도 이런 신앙은 유효하다. 만약 기독교가 세상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못한다면 복음의 본질을 잃어버린 것이다. 맛을 잃은 소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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