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과 서커스

조회 수 3249 추천 수 4 2010.03.03 23:12:35
 

피겨스케이팅과 서커스


그대도 역시 김연아 선수가 지난 2월26일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독보적인 점수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티브이로 보았을 거요. 실황으로 못 봤다면 그날은 티브이가 김연아에 대한 뉴스로 도배하다시피 했으니 나중에라도 보았을 거요. 결과로만 본다면 너무 싱거웠소. 김연아 선수와 라이벌이었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 사이에 점수 차이가 엄청났소. 김연아 선수의 점수는 올림픽 역사상 최고점이라니, 그 결과는 당연한 거 아니겠소. 그래도 비슷한 점수로 등수가 갈려야 승리의 맛이 더 강렬한 법인데, 시시하게 끝나게 말았소.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넉넉하게 이겼으니 기분이 더 좋을 수도 있긴 하오만.

이번 피겨스케이팅 시합을 보면서 두 가지를 생각했소. 하나는 사람이 저렇게까지 애를 쓰고 살아야 하나, 하는 물음이었소. 스케이트 날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온간 종류의 기술을 펼치기 위해서 선수들이 어느 정도의 강도로 훈련을 했을지 긴 말을 할 필요도 없소. 김연아 선수로 인해서 한국이라는 이름에 세계에 알려지고,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 즐거웠던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리고 많은 이들이 김연아 선수에게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주긴 했지만, 내 눈에는 김연아 선수가 애처로워 보였소.

다른 하나는 얼음판 위에서 온갖 기술을 선보이는 피겨스케이팅 시합이 마치 서커스 같아 보였다는 거요. 트리플 엑셀을 선보이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공중 세 바퀴 돌아 건너편 그네로 날아가는 서커스 단원이 비슷해 보였소. 양쪽 모두 신기에 가까운 기술을 보여준 거요. 양쪽 모두 인간 승리 아니겠소?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양쪽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오. 김연아 선수 못지않은 그네타기 실력을 갖춘 서커스 단원은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할 정도로 살아가오. 그런 단원들이 아마 북한 곡예단에도 많을 거요.

동계올림픽을 독점 중계한 SBS 티브이는 이번에 김연아 선수로 인해서 광고 수입을 백억 이상 올렸다는 말이 있소. 결국 모든 게 자본의 원리라는 말이 되는 거요. 피겨스케이팅은 자본주의의 꽃, 또는 그 열매인지 모르겠소. 모든 걸 돈의 가치로 평가받지 않는 그런 사회가 언제쯤 올 것 같소?(2010년 3월3일, 가는 햇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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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토토

2010.03.04 00:16:36

작년 쯤이었던가요?

전 김연아보다 아사다마오를 더 좋아한다고 했던 저의 댓글에

그게 뭐냐고 하셨던 .......... ㅋㅋㅋㅋ

[레벨:9]김용남형제

2010.03.04 11:00:42

피겨(figure)

1. (특히 공식적인 자료로 제시되는) 수치
2. 숫자
3. 산수, 계산


여러모로 볼 때 단순히 기뻐해야 할 신기록 사건이라기보다는

뭔가 현대사회를 상징적으로, 혹은 예언적으로 해설해주는 코드로서의 씁쓸한 무언가인 것 같네요.

많은 이들이 터무니없다고 몰아붙이겠지만, 목사님의 의미심장한 통찰이 참 뜻깊습니다.


차가운 얼음장 위에서 신화적인 ‘피겨’를 만들려는 단 한 가지 목적을 위하여 온 에너지를 쏟아붓는 선수들,

그 차가움을 감정적인 열광으로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시종일관 쉴틈이 없는 관중들,

하나님의 따뜻한 현존을 외면하고 열광주의에 빠져드는 한국교회 전반과도 매칭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레벨:10]차성훈

2010.03.04 12:38:58

동계 올림픽의 '꽃'이 피겨 스케이팅, 그것도 '여자 싱글' 종목이라고 하지요.

김연아의 경기(전 '작품'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를 보면서 느낀 점이라고 한다면 한마디로,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 경기 자체도, 그 경기를 위해 준비했던 그 아가씨의 지난 삶도, 마지막 흘린 눈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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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7]paul

2010.03.04 13:20:17

목사님 글의 의도는 그런 뜻이 아니겠지만 일단 서커스와 올림픽은 잘못된 비유라고 봅니다. 물론 근원이야 서커스나 스포츠 모두 고대 원형 극장에서 관중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행위 였지만 현대의 서커스는 단지 관중을 즐겁게 하기 위함이고 -- 서커스 선수가 몰래 줄을 매달고 한다든지 반칙을 하면 안된다는 규정은 없겠지요 -- 순수한 의미의 스포츠란 - 물론 말씀대로 의미가 자본에 의해 변질되었지만 -- 정해진 률 내에서 자신의 기량을 겨루어서 평가하기 위함이라 하겠죠.


김연아 선수가 프리 끝나고 나서 마오가 시작하기도 전에 환희의 미소를 띄는 것을 보고 김연아 선수가 이겼구나 했습니다. 이미 쇼트에서 마오 역시 완벽하게 과제를 수행했었고 또한 프리에서 아직 마오 선수가 연기하기 전이었으므로 김연아 선수가 승리의 미소를 띄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스포츠 선수로서 자신과의 겨룸에서 최선을 다했고 거기에 기쁜 것이었다고 믿고 싶네요. 아마 마오가 점수가 더 높게 나와도 김연아 선수는 열심히 했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기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오 선수는 김연아 선수의 완벽한 프리를 보고 순간 안색이 돌변했죠. 즉 마오는 김연아와의 경기에서 진 것이고 김연아는 자신과의 경기에서 이긴것이라고 봅니다. 


"사람이 왜 저렇게 까지 살아야 하나요?"


그 질문은 하나님께 한 질문입니까? 기독교인은 사후 하나님 세계를 믿고 동경하며 삽니다. 그것이 결쿄 기독교인은 현세를 소홀히 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사람은 왜 저렇게 까지 살아야 하나요? 바로 하나님께서 그렇게 창조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 대로 열심히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삶. 하나님이 바라시는 삶이 아닐까요? 그것이 반듯이 전도를 한다던지 구제 활동을 할때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목수는 목수대로 나무로 좋은 작품을 만들고 농부는 농부대로 열심히 정직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밭을 일구고 선지자는 선지자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삶. 바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이 아닐까요?


목사님 의도는 자본을 추구하는 삶을 살지 말고 하나님 안에서 의미있는 삶이 어떤건지 생각해 보라는 말씀인것 같습니다. 제가 주제 넘게 댓글을 단것은 기독교인으로써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한번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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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토토

2010.03.05 11:59:27

저도 그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우리는 어디까지 노력해야 할까요?

얼마만큼 행복해 져야 할까요?

어느 광고에서 아가씨가, 좋은 것도 더 좋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듯이

좋고 선한 것이라면 끝없이 추구해야 하는 걸까요?

사랑, 사랑같은건 얼마든지 많이 할수록 좋은 걸까요?

절제와 만족은 이런데는 안어울리는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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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4]프시케

2010.03.04 13:22:20

목사님의 시각에 깊이 공감합니다.

댓글 중 '하나님의 따뜻한 현존'이라는 표현에 또한번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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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8]정성훈

2010.03.04 13:35:05

우리가 보통 아는 금메달 순위..금메달6개로 5위...------국내용

 

http://sports.media.daum.net/vancouver2010/medals/index.html

 

 

동계올림픽 공식홈페이지 메달순위 7위 (금 은 동 차별없이 메달수 14개)

http://www.vancouver2010.com/olympic-medals/

 

 

전세계인들은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할까요?!..

 

김연아는 비행기 1등석 타고 , 나머지는 일반석타고 귀국하고.,

 

기자회견시 금메달 선수만 앉아있고 나머지 선수는 서 있고요

 

 

우리는 1등만 기억하는 시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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