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74) 4:50

 

가라 네 아들이 살아있다.

 

아들이 죽을병에 걸린 아버지는 자기 아이가 죽기 전에 가버나움으로 가자고 예수를 채근했다. 아비의 심정이 어땠을지 상상이 간다. 예수는 예상하지 못한 발언을 한다. “가라. 네 아들이 살아있다.” 이 사람은 예수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가버나움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가 살아 있다는 말을 마중 나온 종들에게서 전해 들었다고 한다. 아이가 낫기 시작한 때를 확인해보니 예수가 발언한 시간 대였다. 그 집 식구들은 이런 놀라운 일을 보고 예수를 믿게 되었다고 한다. 복음서 기자는 이것이 예수가 갈릴리로 와서 두 번째로 행한 표적이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복음서 기자는 표적 신앙을 비판하면서도 예수에게 표적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믿음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표적이 필요하다는 의미인지 모르겠다. 첫 번째 표적은 물로 포도주를 만든 사건으로 보인다.

요한복음 기자의 관심은 예수를 통해서 생명을 얻는다는 사실이다. “네 아들이 살아있다.”는 발언도 그걸 가리킨다. 오늘도 우리는 그 사실을 실제로 믿는다. 예수는 우리에게 생명을 공급한다. 그를 믿는 사람은 생명을 얻는다. 문제는 생명을 얻는다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질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살아있는것이 첫 대답이다. 우리는 모두 세상에 보내졌다. 여기서 우리는 살아있다. 숨을 쉬고 마시고 먹고 배설하면서 생명을 이어간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살아있는 생명현상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생명현상을 표준화하지 않는 게 좋다. 100점의 생명이 있고, 50점의 생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늘 건강하고 잘 생겨야만 살아있는 게 아니다. 상대적으로 약할 수도 있고, 못생길 수도 있지만 모든 생명 현상은 똑같이 소중하다. 살아있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살아있다.’는 예수의 발언은 단지 죽을병이 치료되었다거나 죽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 놓여 있든지 예수 안에 들어온 자는 살아있는 자다. 지독히 가난해도, 크게 병이 들었어도, 심지어 죽었어도 예수를 믿는 자는 살아있는 자다. 이런 말이 관념적인 것으로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069 덕담 한 마디, 1월1일(화) [5] 2013-01-01 3225
6068 예수 어록(374) 요 16:24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 [3] 2020-07-15 3221
6067 예수 어록(338) 요 15:13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2020-05-23 3221
6066 부음 광고 [6] 2010-09-24 3220
6065 7월1일 엘리야와 모세 [3] 2008-06-30 3219
6064 미래에 대한 불안 2013-08-29 3216
6063 김사인 시(6)- 치욕의 기억 [3] 2014-02-06 3216
6062 file [2] 2011-06-14 3215
6061 삶 경험 [4] 2013-10-23 3213
6060 부활이 믿어지나요? [1] 2010-04-03 3211
6059 성육신(요 1:14), 요한복음 묵상(8) [1] 2013-04-28 3208
6058 책읽기(8), 2월6일(수) [4] 2013-02-06 3208
6057 주간일지 1월31일 주현절후 4주 [7] 2021-02-01 3207
6056 예수 부활의 증언자들 2014-01-18 3204
6055 8월5일 키리에 엘레이송! [7] 2008-08-04 3202
6054 주기도(6) [2] 2010-07-25 3200
6053 와서 보라!, 요한복음 묵상(38) [2] 2013-06-15 3198
6052 거듭남에 대해, 요한복음 묵상(23) [4] 2013-05-21 3197
6051 '장난기 가득한 눈' [7] 2013-05-09 3197
6050 진리의 예배, 요한복음 묵상(36) [1] 2013-06-10 3196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