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925, 창조절 4

 

1) 거지 나사로- 이번 설교 본문에 나오는 한 부자와 거지 나사로는 두 종류의 인간상을 대표합니다. 거지 나사로는 한평생 고달프게 살다가 죽어서 아브라함 품에 안겼다고 합니다. 저는 죽음 이후에 관한 성경 이야기는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근원적 사태에 관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나사로는 죽음 이후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이미 아브라함 품에 안긴 겁니다. 이게 믿기 어렵겠지요. 겉으로 드러난 그의 삶은 지옥과 같았으니까요. 그는 그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길이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저주받은 삶이었습니다. 설교 마지막 대목에서 말씀드렸듯이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토로한 말씀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가 나사로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나사로는 절체절명의 운명에 떨어졌기에 하나님의 도움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경험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일어납니다. 거꾸로 다른 데서 위로받을 수 있는 사람은 하나님을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이걸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왜 그런지는 여러분이 더 생각해보십시오. 다만 가난과 고통을 미화하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전제합니다.

 

2) 신학 공부- 오후 2시에 신학공부 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런 공부 때마다 느끼는데, 신학 대가들의 책은 읽을수록 더 깊은 맛을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정 목사도 나름으로 신학을 평생 공부한 사람인데도 훨씬 내공이 깊은 신학자들의 책에서 늘 배웁니다. 그래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45쪽부터 52쪽까지 읽으면서 제가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읽은 대목은 칼 라너의 책 기도의 절실함과 그 축복에 대하여2도움을 주시는 영에 포함된 글입니다. 라너는 계몽주의 이후 현대과학이 인간 마음의 심층을 어떻게 연구하고 분석했는지 설명하면서 그런 연구로 인간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짚었습니다. 인간 마음의 심층, 그리고 더 깊은 심층은 거의 끝없이 이어집니다. 심리학에서는 그 심층을 무의식이라 말합니다. 인간 마음의 의식보다도 무의식이 더 깊고 넓고 강력합니다. 거기에 악한 영이 자리하고 인간을 지배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악한 영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 심층 심리 연구를 통해서 다 드러낼 수 없는 힘을 가리켜서 성령의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51쪽을 이미지 파일로 올려놓겠습니다. 문장이 만연체라서 꼼꼼하게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0925.JPG

 

3) 10월 예배 준비- 10월 예배 담당 운영위원은 청소년부장 신*자 집사입니다. 5주가 있어서 수고가 더 많겠습니다. 대신 날씨는 시원합니다. 아래는 다른 봉사자들 명단입니다. 개인 사정이 있으면 서로 미리 의논하여 순서를 바꾸십시오.

10

예배 준비

사회자

반주자

봉독자

설교 본문

2

신상국 신광혜 이상흥

진명희 권정속

방성수

문혜숙

허재훈

딤후1:1~11

9

이찬수 현승용 이상배

신명선 고향선

방성수

문혜숙

황주언

17:11~19

16

양숙희 김진섭 박용준

김종숙 신은자

박정연

이은혜

신은자

18:1~8

23

정우진 김종일 은종희

마진혁 박영혜

박정연

이은혜

여승욱

2:23~32

30

허재훈 김혜숙 이일녀

유로미

박정연

이은혜

정지은

살후1:1~4, 11~12

 

4) *- 넷째 주일인 오늘은 중고등부 대면 모임이 있는 주일이었습니다. 모두 빠진 줄 알았더니 약간 늦게 백*희 학생이 참석했네요. 오늘은 일대일로 공부했겠군요. 부장 신*자 집사가 예희가 견신(堅信)을 받고 싶다고 합니다.”라고 하네요. 지난봄에 올해 안에 견신 예식을 치르자고 약속한 게 기억났습니다. 예희 학생은 지금 고2입니다. 대구샘터교회 유아세례 1번입니다. 이제 교회 정회원이 되는 견신을 받게 되었다는 게 집례자인 저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제 기억으로 예희 아버지가 시골 교회 담임 목사로 가기 전에 제가 집례하는 유아세례를 받게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 아이가 이제 다 컸습니다. 오는 성탄절에 견신 예식을 집행하겠습니다. 당일에는 가능한 한 부모와 가족 모두 이 예식이 참여하세요. 정 목사가 대구 샘터교회에서 집례하는 마지막 예식이 되겠군요. 예희는 지금 플루트를 전공합니다. 앞으로 대학에서도 계속해서 전공할지 아닐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번 추수감사절인 1120일에 플루트 특별 연주를 부탁했습니다. 연습 잘해서 하나님께 귀한 영광을 돌리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5) 일본어- 혹시 일본어를 배우고 싶은 분이 있으면 엄*희 집사에게 연락해보십시오. 엄 집사의 지난날은 드라마틱합니다. 20대와 30대에 일본에서 살았습니다. 코로나19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기적으로 일본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 젊은 시절의 낭만이 그리워서 그렇겠지요. 삼십 대 중반에 귀국하고, 예장 합동 계열의 신대원을 졸업하여 전도사 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박사과정도 밟았고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학위 취득은 못 했습니다. 여차여차한 일로 전임 전도사 활동을 그만두고 신학대학교 교수가 담임하는 교회에서 권사로 활동하다가 지난 5월에 우리 교회로 이적했습니다. 현재는 앞산 밑 언저리에서 LP 레코드판을 취급하는 올드레코드사를 운영하면서 일본어 개인 지도를 겸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 박 아무개 집사가 얼마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지도받고 있습니다. 일본은 우리에게 정말 가까운 나라인데 정서적으로는 멀게 느껴집니다. 젊은 시절 그곳에서 오래 살았던 엄 집사에게서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 문화에 대한 생생한 경험도 듣는다면 일석이조겠지요.

 

6) 이모저모- *, *연 집사의 장남 남*우 군의 결혼식이 2022103일 낮 1230분에 서울 강남에 있는 더채플앳청담’ 3층 커티지홀에서 열립니다. *우 군은 서울에서 사는데, 대구에 내려올 때마다 우리 교회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복된 결혼식이 되기를 바라고, 앞으로 귀한 가정을 이루기를 기도합니다./ 합천 김 장로, 김 집사 부부가 채소 꾸러미를 한 아름 가져오셨네요. 텃밭을 거의 작파할 계절이 되었는데도 저렇게 풍성한 작품을 거두다니, 놀랍습니다. 종류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미리 눈여겨본 교우들이 필요한 대로 조금씩 가져갔습니다. 우리 집에는 담임 목사라서 그런지 큰 꾸러미로 왔습니다. 거기에는 자연산 송이도 몇 뿌리 담겼습니다. 요즘 김 장로가 동네 이장 역할을 맡았다고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1층 돈가스 영업점 내부 수리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상당히 고급스럽게 꾸미나 봅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고급 인테리어를 갖춘 식당에서 먹으면 돈가스 맛도 더 좋게 느껴지겠지요. 은근히 기대됩니다./ 예배 후에 각자 형편에 따라서 밖에 나가 점심을 먹기도 하고, 1층 카페에서 빵과 커피로 요기한 분들이 계십니다. 교회 공동식사는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요즘 목성이 가장 크게 보이는 계절이라고 합니다. 들리는 말로는 26일 밤이 40~50년 만에 가장 크게 보이는 날이라고 합니다. 벼르고 있었는데, 공교롭게 오늘 구름이 잔뜩 끼었네요. 어쨌든지 요즘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두 올해 가을을 마지막 가을이라 여기고 만끽하십시오.

 

7) 헌금- 925: 2,850,000(온라인 1,910,000, 현장 940,000)/ 

    통장: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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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2년 10월9일, 창조절 6주 1) 카봇- ‘영광’이라는 단어는 성경에 자주 나옵니다. 아마 손가락에 꼽을 정도일 겁니다. 신학 용어로도 중요합니다. 자주 듣기는 하나 그 개념이 또렷하게 잡히지는 않습니다. 무심코 ‘저에게 영광입니다.’라거나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설교 시간에 말씀드린 대로 영광은 히브리어로 ‘카봇’이라 하고, 헬라어로 ‘독사’라고 합니다. 온 세상에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하다는 표현(사 6:3, 민 14:21, 시 8:1)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 영광은 고정된 형태가 아닙니...

물(物) 158- 발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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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에렉투스(직립인) 전통을 이어받아 지난 70년 동안 내 몸 가장 아랫부분에서 지구의 중력을 버텨내면서 내 몸을 잘도 받쳐준 발이다. 인간의 발뼈는 세밀하게 발달했다고 한다. 발등에선 붉은 피가 푸른 핏줄을 타고 쉴새 없이 흐른다. 수고했고, 고맙구나. 앞으로 언제까지일지 모르겠으나 잘 부탁한다.

물(物) 157- 덩굴손 file

  • 2022-10-07
  • 조회 수 567

오이 덩굴손이다. 저런 간절함이 생명의 능력 아니겠는가.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이 어찌 들어주시지 않겠는가. 문제는 흉내만 낼 뿐 자기의 전 존재를 거는 간절함이 우리에게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에 있겠지.

물(物) 156- 목화솜 file [1]

  • 2022-10-06
  • 조회 수 455

목화꽃이 피더니 얼마 후에 저런 모양의 목화솜이 총 세 개 달렸다. 저 안에 씨앗이 각각 열두 개씩 들어있다. 마음이 딱딱해질 때 솜을 손에 쥐면 풀린다. 믿거나 말거나!

물(物) 155- 밤알 삼 형제 file [2]

  • 2022-10-05
  • 조회 수 628

10월 2일 주보 표지 사진이다. 마을 뒷산에 가서 밤을 줍다가 가슴 뭉클한 장면을 사진기에 담았다. 밤이 여물면 각자 흩어져서 떨어지든지 밤송이째 떨어진다. 한 톨이 떨어지면 외롭게 주인을 기다리고 송이째 떨어지면 다정한 모습으로 기다린다. 밤나무 아래 몇 년째 쌓인 낙엽은 공중으로 자기 몸을 던지는 밤알들을 부드럽게 안아준다. 저 숲에서도 그들끼리의 사랑이 깊어간다.

물(物) 154- 냄비꼬지우동 file [2]

  • 2022-10-04
  • 조회 수 559

매월 첫째 주일 동대구역 식당가 분식집에서 국수를 사 먹는다.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가락국수, 두 번째는 냄비계란우동, 이번에는 냄비꼬지우동이다. 한 단계씩 업그레드되었다. 꼬지가 들어가니 새로운 맛이다. 동행과 담소하느라 다 비우지 못했으나 서울역에 도착할 때까지 배는 든든했다. 다음 달에는 무얼 먹을지 지금부터 입이 근질거린다. 간사한 입!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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