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8), 2월6일(수)

조회 수 3209 추천 수 0 2013.02.06 23:39:23

 

     어제의 묵상으로 책읽기 시리즈를 끝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어서 한 번 더 이야기하겠다. 책읽기가 만능이라는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책이 우리의 직관력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소위 말하는 ‘먹물’의 한계가 그거다. 먹물은 책을 가까이 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그들은 책상머리에서만 이야기하기 때문에 현실을 보는 눈이 관념적일 수가 있다.

     어쩌면 책보다는 오늘의 현실을 직시하는 훈련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그것이 화두를 붙드는 일일 수도 있고, 역사에 참여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일상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것일 수도 있다.

     간혹 나의 설교관이나 목회관이 먹물들에게 보듯이 비현실적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신자들은 매일 숨 가쁘게 살아간다. 사업이 망하냐 아니냐 하는 기로에서 힘들어한다. 부부들도 계속 사냐 마냐 하며 싸운다. 어떻게 해서라도 복을 받고 싶어 한다. 자식들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영혼이라도 팔 각오를 한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통치와 부활의 신비와 종말론적 메시아 공동체에 대해서 설교한다는 것은 곧 현학(玄學)에 불과한 거 아닐는지. 나는 책읽기를 멈추고 시장에 나가서 사람들과 부대껴야 할지 모르겠다.

     이야기가 좀 옆으로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읽어야 한다. 특히 성서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기독교인이라고 한다면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해석을 다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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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굶주린 늑대 

2013.02.07 16:31:14

현실(?)이라는 상황과 환경속에서 양심적 상식을 따라살다보면
많은 벽과 한계를 만나고는 합니다.

보통 언행일치를 많이 강조하지만 개인적으로 지행일치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는 합니다.
말에는 실수도 있고 거짓도 있기에 말한 것을 지킨다고 좋은 열매를 맺기는 어려웠습니다.
물론 아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닐수도 있지만,
아는 것을 행함으로 배운 것과 현실의 차이는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 묶이지 말자로 시작한 책읽기 묵상이 책을 읽자로 귀결되는 것이
헤겔의 변증법을 통해 두괄식으로 표현하신 것처럼 보입니다.

책을 읽지 않아 독단에 빠진 것과 특정 정보에 국한된 고정관념에 빠진 것.
양쪽 모두 잘못된 것이지만 양비론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양쪽의 단점을 모두 벗어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한국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는 사람과 지구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는 사람은
삶 자체가 전혀 다른 방향이겠죠!

결국 책을 읽으며 새로운 관점을 배우고
또 배운 것을 생활속에서 확인하여
새로운 방법을 스스로 체득해야하는데 ...

아는만큼 보고 있는지는 몰라도
아는만큼 살고있는지 누가 물어보면 대답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P.S. 첫번째 책읽기 묵상을 읽으며 기억난 문구가 마지막 묵상을 보며 다시 생각납니다.

책 속에서 진리를 구하지 말고, 법정에서 정의를 구하지 말자.
(*정정합니다. 지혜가 아니고 진리입니다.)

서른살 사내의 자화상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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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3.02.07 20:51:34

ㅎㅎp.s.에 언급된 경구가 재밌습니다.
참된 지혜와 정의는 세상에 있다는 말이 옳지만
그래도 책을 가까이 하는 게 좋겠지요?
결국 세상과 책은 일치하니까요.
일치되는 세상을 위하여!!!

[레벨:5]존재

2013.02.07 23:31:37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자꾸만 위의 포크 숟가락님의 글이 신경이 쓰여서 몇자 적어 봅니다.
먼저 이건 순전히 제 개인적인 느낌이라서 혹시 기분이 상할수도 있겠지만, 이 글을 쓰지 않으면 제가 힘들어서 좀 이기적이지만 적는다는 것을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꾸벅

포크 숟가락님의 글을 보면서 그냥 좀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왜일까요?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글로 적은 것이 아니라
글 속에 자신을 숨기는 느낌이 계속 드네요.
아님 어떠한 글귀 속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듯한 느낌
정확히 뭐라고 꼬집어 말할 만한 언변은 가지지 못한지라 그냥 제가 받은 느낌을 적어봅니다.

제가 무례했다면 용서하시고, 제 말이 혹시 댓글로서 부적당하다면 지워 주셔도 됩니다.
그냥 제 느낌을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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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굶주린 늑대 

2013.02.08 11:59:31

확실하게 긍정이나 부정을 하지 못하는 것을 양해구합니다.

저에게 글 속에 숨을 재주는 없다고 생각되니
글귀속에 자신을 끼워 맞춘다 ... 라는 것에 대해 고민해보겠습니다.

지행일치를 못하고 있으니 존재님의 느낌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혹 제 글에서 계속 같은 느낌을 받으신다면
다음에도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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