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불구덩이

조회 수 3197 추천 수 0 2013.09.30 23:05:18

9월30일(월)

 

지옥 불구덩이

 

어제 설교 본문은 눅 16:19-31로

소위 부자와 거지 나사로 이야기다.

설교하는 순간에는 한 주제에만 집중하기에

본문과 연관된 다른 것들을 설명할 수 없다.

그게 설교자의 고민이다.

본문을 어느 정도의 깊이와 넓이로 끌고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게 쉽지 않다.

욕심을 내서 너무 길게 끌고 가면 설교가 처지고

모든 걸 생략하다보다 비약되기 쉽다.

어제 설교 본문에서 생략한 부분을 오늘 잠시 짚겠다.

 

거지 나사로는 죽어 아브라함의 품에 안겼고,

부자는 음부의 불구덩이에 떨어졌다.

사실 아브라함의 품에 안긴다는 것도 이상하긴 하다.

어른인 나사로를 아브라함이 품에 안을 수는 없다.

나사로가 천국에 갔다는 의미다.

그건 그렇고 부자가 떨어진 음부의 불구덩이는 무엇인가?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이 그걸 두려워한다.

어떤 목사는 그것을 노골적이고 선정적으로 묘사한다.

신자들에게 공포심을 자아낸다.

목회적인 차원에서 효율성이 있을 것이다.

 

길게 말하지 않겠다.

그런 걱정은 마시라.

죽으면 우리의 육체는 고통을 모르는 상태가 된다.

사고를 당해서 다리나 팔이 절단되었다고 하자.

그게 불에 떨어져도 우리는 실제로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이 사실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래서 본문이 말하는 불구덩이의 고통은

육체의 고통이 아니라 영혼의 고통을 가리킨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건 옳은 말이다.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지옥에 떨어진다면

우리 영혼은 고통을 당할 것이다.

그 고통이 실제로 어떤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육체로 불속에서 느끼는 그런 고통과는

분명히 질적으로 다르다.

그것을 불구덩이의 고통과 비슷한 것으로 설명하면

마치 어린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를 설명하는 거와 같다.

 

본문은 왜 음부의 불구덩이를 말하나?

그것은 구약의 지옥 표상과 얼마나 비슷한가?

불구덩이의 영원한 고통이

모든 세계와 시간을 창조하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에게 어울리는가?

이런 일련의 설명을 여기서 다 따라가기 힘들다.

이것만 말하자.

불구덩이의 고통, 물 한 방울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목마름 등등,

이런 고통은 이미 오늘 우리의 실존이다.

지옥은 이미 우리 안에서 시작되었다.

아브라함의 품도 이미 여기서 시작되었다.

지금의 삶과 죽음 이후의 삶은

우리가 확증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하나로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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