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52) 4:10(2)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또 네게 물 좀 달라 하는 이가 누구인줄 알았더라면 네가 그에게 구하였을 것이요 그가 생수를 네게 주었으리라.”(2)

 

지금 먼 길을 걸어서 목이 갈한 예수에게 필요한 물은 우물에서 퍼 올리면 얻을 수 있다. 물리적 현상으로서의 물도 우리의 삶에서 절대적이다. 물을 신비롭게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 것도 부러울 것이 없을 것이다. 지구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엄청난 사건이 아닌가. 어린 시절에는 만물을 신비롭게 느낀다. 산과 들을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황홀했다. 칡을 캐먹으면서 즐거웠고, 냇가에서 발견한 예쁜 돌 하나로 행복해했다. 가난한 시절이었으나 모든 것이 풍요로웠다. 오늘 우리는 왜 사물의 신비를 놓치는가.

사마리아 여자가 나그네인 예수에게 줄 수 있는 물과 예수가 그녀에게 줄 수 있는 물은 다르다. 이 여자의 물은 육체의 갈증을 풀어주겠지만 예수의 물은 영혼의 갈증을 풀어준다. 그것이 생수, 즉 생명의 물이다. 예수가 생수를 준다는 말은 이 여자로 대표되는 인간들이 영혼의 갈증을 느낀다는 뜻이다. 요한복음 공동체는 그렇게 보았고, 기독교 전통도 그렇게 본다. 세상이 제공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는 인간 생명의 깊이가 영혼이다. 여기 목회에 크게 성공한 목사가 있다고 하자. 신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어서 대형교회를 일궜다. 기독교 신문과 방송에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인격적으로도 훌륭하고 신학적인 깊이가 있는 목사였다. 많은 이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그것으로 그 목사의 영혼이 만족스러운 게 아니다. 어거스틴이나 루터나 바르트처럼 위대한 신학자로서 많은 학문적인 업적을 남겼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요한복음 기자는 예수가 바로 우리 영혼의 생수라는 사실을 말한다. 이 구절만이 아니라 요한복음 전체가 그것을 말한다. “그가 생수를 네게 주었으리라.” 그가 준다는 생수를 실질적으로 깨닫고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대충 아는 것 같으면서도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의 삶은 그 생수의 맛을 실질적으로 느껴가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커피나 포도주 맛을 아는데도 어느 정도 숙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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